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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S 기술, AI·유럽 주도로 '반전의 이정표' 세운다
전 세계 가동 플랜트 77개로 급증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막대한 비용과 환경 논란으로 퇴출 위기에 몰렸던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와 유럽발 대형 프로젝트의 가동에 힘입어 기후 위기의 새로운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 화석 연료의 수명을 연장한다는 비판 속에서도, 현실적인 탄소 감축 대안을 찾는 정부와 기업들이 앞다투어 투자에 나서며 기술적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3월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한때 '돈 먹는 하마'로 치부되던 CCS 기술이 최근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기후 전략의 핵심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BNEF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830억 달러가 투입됐음에도 전 세계 배출량의 0.1%만을 처리하는 데 그쳤던 이 기술은, 최근 1년 사이 가동 플랜트 수가 50개(2024년)에서 77개로 급증하며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이 이끄는 CCS 상업화
과거 미국 주도의 CCS가 단순히 석유 회수 증진(EOR)을 목적으로 했던 것과 달리, 최근 유럽은 강력한 탄소 가격 규제를 바탕으로 순수 감축 목적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있다.
지난해 6월 노르웨이에서는 세계 최초로 시멘트 산업용 대규모 CCS 플랜트가 가동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선박으로 운송되어 북해 지하에 영구 저장된다. 영국 또한 BP와 에퀴노르(Equinor)가 손잡고 세계 최대 규모의 CCS 기반 가스 화력 발전소 건설에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리는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결승선을 향해 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CCS 키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빅테크 기업들의 참전이다. 구글(Google)은 지난해 10월 일리노이주 탄소 포집 가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하기로 하는 첫 CCS 계약을 발표했다.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확보하면서도 탄소 중립 의무를 다해야 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CCS 기술의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한 것이다.
금융권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HSBC는 최근 수익금을 전액 CCS 프로젝트에 사용하는 기업 채권을 최초로 발행하여 로테르담 항만의 탄소 운송 인프라 구축을 지원했다.
세액 공제 폐지와 규제 지연은 여전한 숙제
하지만 CCS의 앞날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기후 예산 삭감으로 인해 대규모 보조금이 취소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영국에서도 규제 지연과 저장 부지 부족 문제로 인해 2023년 이후 27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보류되거나 취소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데이터 분석 기관 사이트라인 클라이밋(Sightline Climate)은 현재 발표된 가스 발전 CCS 프로젝트 중 2030년까지 실제 가동될 물량은 약 37%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CCS 기술이 과거의 논란을 뒤로하고 상업적 가동 단계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다가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