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석유제품 최고 가격제' 시행 후 석유 대리점 피해 확대
박현동 한국석유유통협회 부회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신영균 기자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현행 '석유제품 최고 가격제'가 석유 대리점을 배제한 정책이라 대리점들이 주유소에 적자 상태로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원가 이하로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부분에 따른 손실분을 정부가 분기별로 '사후 정산' 보전해준다는 입장이나 석유 대리점은 이러한 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석유유통협회가 문제를 제기했다.
협회는 23일 서울 강남 협회 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석유제품 최고 가격제'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며 보완책을 건의했다. 이날 박현동 한국석유유통협회 부회장은 "석유 대리점이 자영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를 마진없이 공급 중이라 판매량이 많을수록 손실액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정유사에서 리터당 1724원에 공급받아 주유소에 마진없이 1724원에 판매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대리점 사업주들은 유류 저장비, 운송비, 인건비, 관리비 등 중간 유통 비용이 발생하니 이에 따른 리터당 40~50원 정도 손실액을 정유사 '사후 정산' 때 포함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특히 정유사 공급가격을 도매인 대리점과 소매인 주유소에 동일하게 적용하면 도매 시장 기능은 심각한 타격으로 물류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간 유통 비용을 반영해 석유 대리점에는 주유소에 공급하는 최고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현재 중동 정세와 국내 수급 상황이 장기화 시 정유사, 대리점, 주유소로 이어지는 석유 유통 구조가 붕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러한 문제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에서 기자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신영균 기자
한국석유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주유소 전체 판매량 3640만 ㎘ 중 57%인 2080만 ㎘를 정유4사가 공급하고 43%인 1550만 ㎘를 석유 대리점 550여개소가 담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석유 유통 구조 상 정유사가 전국 주유소 전체에 휘발유와 경유 등을 직접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대리점 공급망이 와해될 경우 주유소별 유류 판매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결국에는 국가 유통망이 붕괴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석유제품 공급 마비는 소비자인 국민 불편 가중으로 직결되기에 정부가 이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협회는 주유소 카드 수수료율에 대한 문제도 제기하며 이에 대한 탄력 적용을 건의했다. 현재 주유소 카드 수수료율은 40년 전과 동일한 매출액의 1.5%이나 정부에 귀속되는 유류세 몫에 대한 수수료를 포함하면 실제 부담은 3%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카드 수수료율이 ‘정률제’라 유가가 상승할 수록 카드사 수익은 지속 증가하는 반면 주유소는 부담만 늘어나는 실정이다.
이는 유가 상승 시 소비자인 국민과 정유사, 주유소 고통이 커지면 커질수록 카드사 수수료 수익은 늘어가는 구조다. 이에 협회는 유가 수준에 따른 카드 수수료율 탄력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선 고유가 기간만이라도 카드 수수료율을 한시적으로 인하할 경우 주유소는 부담이 줄어 유가 인상을 억제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이번 사태가 안정되면 주유소 경영 정상화를 위해 카드 수수료율을 1.5%에서 1.0% 인하하고 현금 결제 우대 허용 등 주유소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정부와 국회 등이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국회와 의원실, 산업통상부 등에 협회 입장을 지속 건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