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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에너지 전환 시대, 산업안전을 완성하는 비파괴검사

    송고일 : 2026-04-09

    김광수 한국폴리텍 대학 순천캠퍼스 교수

    [투데이에너지] 에너지 산업의 방향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수요 증가 속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핵심 설비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설비의 증가 속도에 비해, 이를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한 준비는 충분히 따라오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기술 부족이 아니다. 오히려 기술은 이미 현장에 들어와 있다.문제는 그 기술을 실제 위험 관리로 연결하는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ESS 화재 사례들은 이 간극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원인을 배터리 결함이나 운영 미숙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반복성이 크다. 사고는 우연이 아니라, 관리 체계의 빈틈이 축적된 결과에 가깝다. 특히 에너지 저장 설비는 특성상 작은 이상이 빠르게 확대되는 구조를 가진다. 이 때문에 사고 이후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결국 중요한 것은 사고를 막는 능력, 즉 이상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는 체계다.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기술이 비파괴검사다.

    비파괴검사는 설비를 분해하지 않고 내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동안 플랜트 설비 유지관리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현재 운영 방식은 여전히 ‘정해진 시점에 점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데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문제가 언제 발생할지를 예측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에너지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이 한계는 더 크게 드러난다. ESS뿐 아니라 수소 저장 설비, 연료전지 시스템 등은 내부 상태 변화가 곧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 결과는 대부분 기록으로 남을 뿐, 운영 판단에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즉, 데이터는 존재하지만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는 더 이상 특정 산업단지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조적 과제다. 석유화학, 제철, 발전 산업에 더해 ESS와 수소 인프라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고위험 설비가 전국적으로 분산·확장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ESS·수소 인프라 확산 속 ‘사전 진단’ 중심 안전관리로의 전환 필요

    여기에 향후 에너지저장 설비와 수소 관련 인프라까지 확대될 경우, 개별 설비 문제가 지역 전체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는 설비 단위의 관리에서 벗어나, 지역과 산업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러한 변화가 시작되었다.비파괴검사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분석하여 설비의 상태와 위험도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관리 체계를 전환하고 있다. 검사의 목적도 달라지고 있다.단순 점검이 아니라, 설비의 미래 상태를 판단하기 위한 정보 생산 과정으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국내 역시 더 이상 기존 방식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에너지 인프라가 확대되는 속도에 맞춰 안전관리 체계 역시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세 가지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첫째, 에너지 설비 특성을 반영한 검사 기준의 정립이다.기존 플랜트 중심의 기준으로는 ESS와 같은 새로운 설비의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둘째, 검사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의 변화다.데이터를 단순 저장하는 수준을 넘어, 실시간 분석과 의사결정에 연결해야 한다.

    셋째, 현장을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 양성이다.에너지 설비, 안전 관리, 데이터 기술을 함께 이해하는 인력이 있어야만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다.

    결국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은 설비의 규모가 아니라 그 설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요소들이 있다. 데이터, 기준, 운영 체계, 그리고 사람이다.

    에너지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속도를 따라잡는 기술이 아니라, 그 속도를 지탱할 수 있는 안전의 구조다.

    보이지 않는 기반을 얼마나 단단히 준비하느냐에 따라 산업의 미래 역시 달라질 것이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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