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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공정위, LG화학 등 '담합 의혹' 조사 배경 · 동향
송고일 : 2026-05-20
PVC 등을 생산하는 LG화학 여수 공장/출처 LG화학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LG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4사를 대상으로 '가격 담합 의혹' 현장 조사에 착수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공정위가 정유4사에 대한 '가격 담합 혐의' 조사 후 검찰이 강제수사에 돌입해 석유화학4사도 동일하게 검찰 조사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만약 '가격 담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LG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4사는 대국민 신뢰를 비롯해 기업 이미지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 유력하다. 이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최근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에틸렌 스프레드가 개선되고 그 결과 올해 1분기 실적이 반등한 상황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부가 석유화학사에 '나프타 수입 비용 지원 사업'을 시행해 업계는 실적 반등이 극대화됐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동 전쟁 발발 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나프타 가격이 오르자 에틸렌 스프레드는 55달러까지 급락했다.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나프타 수급이 막혀 생산량이 감소하며 에틸렌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중동 전쟁 발발 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도입한 나프타 재고로 에틸렌을 생산 후 이를 고가에 수출해 수익성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시 정부가 '나프타 수입 비용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4월부터 6월 간 체결한 나프타 도입 계약 물량에 대해 중동 전쟁 이전 가격과 실제 수입 가격 간 차액 50%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공정위 조사가 '가격 담합'으로 결론날 경우 이들 석유화학4사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월 28일 중동 전쟁 발발 후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정부는 '전쟁 특수에 편승한 폭리와 담합' 등을 강하게 비난하고 경고까지 했다.
에틸렌 스프레드 개선 '1분기 실적' 반등 · 정부, 나프타 수입 비용 지원
공정위 제조 카르텔 조사과 "확인 불가" 원론적 답변 반복
앞서 공정위는 지난 14일 LG화학·한화솔루션·애경케미칼·OCI 등을 대상으로 PVC와 가소제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중동 전쟁 이후 원가 상승과 공급 불안을 이유로 가격 인상 시기 및 인상 수준을 사전에 협의했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아 이들 업체의 위법 여부가 확정된 것도 아니다. 현재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본지가 20일 공정위 제조 카르텔 조사과에 문의한 결과 담당자는 "확인 불가"라는 원론적 답변만 반복했다.
베트남 가소제 생산법인 VPCHEM 외경/애경케미칼 제공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는 과거에도 발생했다. 2007년 공정위는 SK·LG화학·대한유화 등 10개 석유화학사가 PP·HDPE 가격을 장기간 담합했다며 총 1,05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사장단·영업 임원·팀장급 회의 등을 통해 가격과 판매 전략을 공동으로 조율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일부 업체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담합 자체는 인정한다"고 결론냈다. 다만 일부 사건에서 과징금 산정 방식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공정위 조사의 핵심은 단순 가격 인상이 아니라 '기업 간 정보 교환이 이루어졌는지'와 '가격 결정 과정의 독립성이 유지됐느냐'다. 과거 사례처럼 실제 담합 입증까지 이어질 경우 대규모 과징금과 검찰 고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국제 원가 급등에 따른 정상적 가격 조정이라는 점이 인정될 경우 업계는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는 반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적 불황과 중동 전쟁발 공급 충격, 정부의 물가 통제 기조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공정위 조사 결과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사태는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PVC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가소제 수요 역시 향후10년 간 연평균 2.6%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용어 설명
PVC(Polyvinyl Chloride) = 폴리염화비닐로 석유를 원료로 만드는 대표적인 플라스틱 소재다. 단단하고 질긴 성질이 강해 배관 파이프, 창틀, 전선 피복 등에 많이 사용된다.
가소제 = PVC를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화학 첨가물
에틸렌 =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핵심 기초 원료. NCC에서 생산된 에틸렌을 중합해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에틸렌을 만든다.
에틸렌 스프레드(Ethylene Spread) = 에틸렌을 생산·판매 후 남는 기본 마진으로 수익성 지표의 핵심 기준. 에틸렌 가격이 오르면 스프레드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 스프레드 축소로 수익성이 악화된다.
나프타(Naphtha) = 원유를 증류할 때 휘발유와 등유 사이에서 추출되는 혼합물로 에틸렌·프로필렌 등 화학제품을 만드는 석유화학 산업의 가장 기초적인 원료
PP(Polypropylene) = 폴리프로필렌으로 프로필렌을 원료로 만든 범용 플라스틱이다다. 가볍고 내열성과 내화학성이 우수해 식품용기, 자동차 부품, 섬유, 가전제품 등에 사용된다.
HDPE(High Density Polyethylene) = 고밀도 폴리에틸렌으로 에틸렌을 원료로 만든 고강도 플라스틱이다. 강도와 내구성이 뛰어나 배관, 세제통, 우유병, 산업용 용기, 비닐 등에 사용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