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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미중 희토류 전쟁, 가상자산 27조원 청산

투데이에너지
2025-10-14
[분석] 미중 희토류 전쟁, 가상자산 27조원 청산

[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미중 무역 갈등이 희토류를 둘러싼 전면전으로 비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와 미국의 100% 보복관세 예고가 맞물리며, 가상자산 시장에서만 하루 27조원 규모의 강제청산이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 '희토류 카드' 꺼내들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희토류 함량 0.1% 이상 제품에 대한 전면적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12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이 조치는 중국산 희토류나 중국 기술을 사용한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배터리 원자재 수출통제도 다음달 8일부터 적용된다.

희토류는 반도체, 이차전지, 전투기 등 첨단산업과 방산산업의 핵심광물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24만 톤으로 전 세계 생산의 68%를 차지한다. 2위 미국(4만3000톤)보다 약 6배 많은 수치다. 미국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70%에 달하며, 특히 LED 조명이나 방사선 치료제에 쓰이는 이트륨 의존도는 93%로 절대적이다.

중국이 디스프로슘, 이트륨, 스칸듐, 루테튬, 가돌리늄 등 희토류 7종 및 관련 산화물, 합금 등 총 59개 품목을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전기차·풍력발전·방산·우주항공·원전 등 핵심 전략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트럼프, 즉각 100% 관세로 반격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매우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시행 시점은 다음달 1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총서기와의 회담을 거부할 이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는 미중 정상급 대화 채널마저 단절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금융시장, 공포에 휩싸이다

중국의 희토류 카드와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맞물리면서 지난 10일 가상자산 시장이 초유의 붕괴 사태를 겪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전체 거래소에서 약 19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는 지난 2월 폭락의 9배, 2022년 FTX 붕괴 당시의 19배에 달하는 규모다.

비트코인은 당일 최고가 12만2574달러에서 10만4782달러까지 14% 넘게 급락했다. 이더리움도 최고점 대비 12.2% 하락한 343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4254달러로 급반등했다. 알트코인 시장은 더 큰 타격을 받았다. HYPE는 고점 대비 54%, DOGE는 62%, AVAX는 70% 폭락하는 등 극단적 변동성을 보였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 여파는 미국 증시에도 즉각 반영됐다. 지난 10일 S&P 500 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3% 하락했다. 첨단 칩 제조에 희토류를 사용하는 엔비디아는 6% 급락하며 AI 섹터 전반에 충격파가 확산됐다.

밀켄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리는 "주식시장의 모든 성장이 사실상 AI 거래에 달려 있고, 희토류가 핵심 연결고리"라고 설명했다. JP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S&P 500 지수 수익률과 성장의 대부분이 AI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2010년 센카쿠 사태의 재현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처음이 아니다. 2010년 9월 일본과 중국의 해상 경계선 센카쿠 열도에서 일본 순시선이 중국 어선을 나포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중국은 어부 석방을 요구하며 희토류 일본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선언했고, 희토류 공급이 제한되자 일본은 3일 만에 중국인 어부와 어선을 풀어줬다.

중국은 이후 전략 자원의 공급망 우위를 적극 무기화했다. 2022년 '희토류 및 기타 광물 산업 외국인 투자 금지 조치'를 시행했으며, 2023년에는 흑연, 갈륨, 게르마늄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광물의 수출 제한 통제에 나섰다.

타이밍의 전략, 미국 정부 셧다운 노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시점을 노려 선제공격을 감행했다고 분석한다. 현재 약 75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직 상태이며, 200만 명의 민간인과 130만 명의 군인도 오는 15일 급여를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미국 기반 사업가 마이크 선은 "중국 공산당은 미국이 자체 희토류 공급망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직 카드가 통할 때 최대 효과를 내려고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전 전망, 공급망 재편 관건

전문가들은 양측의 '에이스 카드'가 결국 효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의 희토류와 미국의 AI 칩은 각국이 자급자족 체제를 구축하면서 점차 무기력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악관은 최근 국내 희토류 기업에 최저가격 보장, 구매 계약, 수익 보장까지 제공하며 지원을 강화했다. 미국 국방부도 지난해 국가 방위 산업전략을 통해 2027년까지 국방에 필요한 자원을 공급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미국 홀로 또는 미국과 동맹국만으로는 안정적 광물 공급망을 확보하기엔 비용 및 협력관계 상황이 쉽지 않다. 동맹국 간 공급망을 구축하려면 10~15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중국의 딜레마, 경제난 속 강경책

중국의 강경 대응 이면에는 심각한 경제난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4월 미중 관세 대치 이후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내수는 여전히 "매우 약하며" 소매판매, 민간투자, 부동산 시장이 모두 부진한 상태다.

윌리엄 리는 "경제 조치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절박해진 시기"라며 "매우 강한 외교 정책 노선을 보여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침체한 부동산 시장과 막대한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내수만으로는 수출 사업을 위한 과잉 생산을 흡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공산당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2026~2030년 차기 5개년 계획을 정한다. 마이크 선은 "베이징이 경제 침체와 긴장된 국제 지정학 환경에서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어 새 5개년 계획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냉전 구도 형성 우려

전문가들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가 역설적으로 중국의 국제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마이크 선은 "세계가 1950년대 냉전 시기처럼 다시 두 개의 대립 진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다만 이번에는 러시아가 중국의 하급 파트너"라고 말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서방 국가들이 베이징의 값싼 제품 범람을 막으려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는 갈수록 고립되는 추세다.

유화 제스처 속 불확실성 지속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트루스소셜에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돕고 싶다"고 유화적 메시지를 남겼다. 이는 강경 대응 속에서도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베이징의 희토류 카드와 워싱턴의 관세 무기가 충돌하면서, 글로벌 경제는 또 다른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양측 모두 고통을 감내해야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재편과 진영 논리가 세계 경제 질서를 재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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