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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안정성 강화-공급망 다각화 현실적 청사진
LNG 터미널과 천연가스 발전시설 전경. 국제 천연가스 가격 조정과 전력 수요 구조 변화 속에서 천연가스가 석탄발전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사진=ChatGPT AI 이미지 생성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정부가 27일 발표한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은 향후 13년(2026~2038)을 대상으로 저장능력·배관·기화·송출 설비의 전략적 확충을 통해 에너지 공급안보와 수급 탄력성 제고를 목표로 한다.
계획은 수요전망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수급관리수요’ 개념을 도입하고, 저장·배관망·기화설비의 단계적 증설을 통해 비상상황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외부 충격에 대비한 ‘안정성 강화’ 전략
정부는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와 에너지가격 변동성 확대를 배경으로 수급 불안정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계획의 기본 방향은 변동성에 대비한 수급관리수요 전망, 자원 위기 대응체계 고도화, 공급인프라 확충 및 효율적 이용이다. 이같은 전략은 해외 공급 차질이나 가격급등에 대비해 국내 공급망의 레질리언스를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준수요와 수급관리수요의 병행 제시
장기 수요전망은 도시가스 수요(주택·일반·산업용)와 발전용 수요를 구분해 제시했다. 기준수요와는 별도로 전력부문 변동성을 반영한 ‘수급관리수요’를 산출해 인프라 확충 및 장기 도입계약의 근거로 삼도록 설계했다. 연도별 숫자상으로는 기준수요 기준 2026년 합계 약 4591만톤에서 2038년 약 4100만톤으로, 수급관리수요 기준은 2026년 약 4762만톤에서 2038년 약 4767만톤 수준으로 제시됐다. 모형은 총에너지패널 등 기존 장기계획에서 사용한 방식과 정합성을 유지하면서 보조모형으로 타당성을 검증한다.
저장능력 확충- 비상비축과 지역 분산의 결합
계획은 저장설비 확대를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정부와 사업자는 당진기지 증설과 민간기지 저장탱크 확충을 통해 목표 저장능력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방침을 밝혔다. 저장능력은 장기 목표로 최대 887만톤 수준까지 검토되고 있으며, 이는 단기 공급충격에 대한 대응능력 강화뿐만 아니라 계약·물류 전략의 여지를 넓히는 조치다.
배관망·환상망 확충- 우회·재난 대응 능력 보완
공급망의 물리적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주배관을 대규모로 확장하고 환상망을 구축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2038년까지 주배관을 약 564km 추가해 전국 주배관망을 확대하는 한편, 환상망·압력보강·발전소 전용배관 등으로 재난·사고 시의 우회경로와 지역별 공급안정성을 제고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수도권 등 수요밀집지역의 압력보강은 전력·열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다.
기화·송출 설비 증설- 동절기 피크 대응력 제고
동절기 최대 피크 수요에 대비해 기화·송출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또 다른 핵심이다. 계획에는 2028년까지 시간당 2만1800톤의 기화·송출 용량 확보와, 가스공사의 당진기지 등에서 1620t/h 규모의 기화·송출 설비 신·증설 추진 방안이 포함돼 있다. 이는 기후·해수온도·운송 차질 등 복합 리스크 상황에서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상시적 대비책이다.
정책적·산업적 함의-에너지 안보 강화
저장·환상망·기화설비 증강은 단기·중기적 충격에 대한 탄력성을 높여 국가적 에너지 안보를 강화한다. 다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운영비·환경영향·지역수용성 문제는 병행 대응 과제로 남는다.
직수입 확대와 장기계약 재편은 국내 도매·소매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치며, 중소 직수입업자의 참여 확대와 거래 관행 변화가 예상된다. 인프라 건설·유지관리, EPC, 계측·안전기술, 디지털 운영(원격모니터링·디지털트윈) 등 분야에서 중소·중견기업의 참여 여지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저장기지·배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영향과 주민 수용성 문제는 사업 지연·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선제적 영향평가와 지역약속이 필수적이다.
재원조달 방안 설계해야 할 필요
대규모 인프라 확충은 막대한 초기 투자와 운영비를 수반한다. 공공재정·민자유치·요금정책의 조합을 통해 재원조달 방안을 설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AI 데이터센터·반도체 메가프로젝트 등 신규 수요가 수시로 반영돼 수요변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전력기본계획과의 정합성 유지를 위한 지속적 조정이 필요하다. 지역수용성·환경 규제: 저장·배관 건설의 환경영향평가, 안전관리계획, 지역경제 기여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
분석가들은 장기계약에 의존하되 직수입·스팟·교역형태를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가격·물량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역 일자리·보상·안전계획을 명확히 하고, 주민 대상 정보공개와 협의체 운영으로 갈등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EPC·디지털운영·안전분야 중소기업의 해외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공 발주 연계와 금융·기술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유출감지·차단 시스템 등 안전기술 투자와 비상대응 매뉴얼 정비로 규제·신뢰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
결론 제16차 계획은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에 국내 천연가스 수급의 회복력과 대응능력을 높이려는 실무적 청사진이다. 수요전망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수급관리수요 개념 도입과 저장·배관·기화 설비의 체계적 확충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비용·환경·지역수용성 문제 해결과 민간·지역의 수용을 이끌어내는 거버넌스 설계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 용어 설명
ㆍ환상망(Loop network)= 주요 공급배관을 환상(원형) 형태로 연결해 특정 구간 장애 시 우회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배관망 구조.
ㆍ저장능력(탱크·지하저장 등)= LNG를 저장해 두었다가 수요 급증 시 방출하는 능력. 비상시의 공급 완충 역할을 한다.
ㆍ총에너지패널모형= 과거 장기계획에서 사용한 대표적인 에너지수요 예측모형으로, 다수의 보조모형과 함께 사용해 전망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확보한다.
ㆍ직수입(Direct import)=가스공사 등 중개 기관을 거치지 않고 민간 기업이 해외에서 직접 도입하는 방식으로, 최근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