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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트] ‘기후에너지환경 7개 법’ 제도적 대개편 예고
국회의사당 전경. /대한민국 국회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주필]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급증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대전환의 법적 기틀이 마련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7개 주요 법 개정안을 통해 제도적 대개편을 예고했다.
기후부가 밝힌 이번 국회 통과안은 전기사업법·재생에너지법 등 7개 법률 개정·제정으로, 공익적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의 전력계통 우선 접속 허용,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 개편, 전력망 확충을 위한 민간 참여 근거 마련, 석탄화력 폐지에 따른 노동자·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 폐자원(폐기물) 수입 유효기간 연장 및 수출 제한 근거 마련 등 재생에너지 보급과 전력망 확충, 자원안보·지역전환 지원을 동시에 담고 있다.
이번 법안 통과의 정책적 의미는 국가 차원의 재생에너지 확산 의지를 법제도로 뒷받침한 점이 핵심이다. 동시에 전력수급 계획에 환경영향을 포함시키는 등 계획 수립의 기준을 녹색전환 쪽으로 명확히 전환했다.
공익형 재생에너지, 전력망 우선 접속
그동안 일부 지역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지어도 전력계통(송배전망)이 부족해 연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앞으로는 국가기간 전력망 주변지역 등에서 추진하는 1MW 이하 소규모 주민참여형 공익 사업의 경우, 다른 전기사업보다 전력망에 우선 접속할 수 있는 예외 근거가 마련됐다. 이로써 지역 주민들이 소득을 올리는 공익형 재생에너지 사업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다만 우선 접속 허용으로 접속 수요가 급증할 경우 계통 안전·주파수 관리·전력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계통운영 규정 정비, 유연성 자원(ESS·수요관리 등) 보강, 계통운영자의 실시간 운영능력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
15년 만의 RPS 개편… '정부 경쟁입찰 계약시장' 도입
2012년부터 이어져 온 기존의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대형 발전사들에게 의무를 지우던 기존 방식은 발전단가 하락이나 국내 산업 육성에 한계가 있었. 이에 따라 정부는 주요 선진국들이 도입한 ‘정부 경쟁입찰 계약시장 제도’로 전면 개편한다.
내년부터 신규 설비에는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발급하지 않으며, 경쟁입찰을 통해 낙찰된 설비는 한국전력공사와 장기 고정가격 계약을 맺게 된다. 이는 사업자의 금융 비용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효과를 낸다. 기존 사업자의 신뢰 보호를 위해 REC 현물시장은 법 시행 후 3년간 유예 기간을 거쳐 2029년 말 완전히 폐지된다.
전력망 부족 해소 위해 ‘민간 대기업’도 전력망 건설 참여
최근 해상풍력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증가로 전력망 건설 물량이 급증했으나, 기존 송전사업자인 한국전력공사의 인력과 재원만으로는 적기 건설이 불가능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 개정을 통해 한전 외의 민간사업자도 국가기간 전력망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다만,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완공된 설비는 즉시 한전에 양도해야 하며, 민간 참여 근거 조항은 2029년 12월까지만 유효한 한시법으로 운영된다. 또한 여러 발전설비를 공동 연결하는 ‘공동접속설비’ 제도를 신설해 국토 난개발을 방지한다.
민간의 송전망 개발 참여는 속도 면에서 유리하지만, 개발완료 후 즉시 한전에 양도하는 등 공공성 확보 조치가 필요하다. 민간사업자 인센티브 설계와 사업 이행·안전 기준, 분쟁해결 메커니즘을 명확히 해야 한다.
정의로운 전환과 자원안보 강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지에 따라 고용 불안을 겪는 노동자의 전직 지원 및 대체산업 육성을 골자로 하는 특별법이 제정됐다. 충남, 경남, 강원 등 폐지 지역의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종합 지원 기반이다. 석탄화력 폐지지역 특별법은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지만, 실제 고용 전환·대체산업 육성은 재정·기술·인력 투입이 요구된다. 맞춤형 직업훈련·산업유치 인센티브·기반시설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
이와 함께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을 추출할 수 있는 유용 폐자원의 수급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폐기물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하여 국가 자원안보를 강화했다. 폐기물 수입 유효기간 연장과 수출 제한 근거는 핵심광물 공급망 보강에 기여하나, 재활용 인프라 확충·환경안전 기준 강화·국내 재처리 역량 강화를 위한 R&D·설비투자가 필요하다.
하위법령 정비, 담당 조직의 역량 강화와 예산 확보 필수적
개정·제정 법안이 현장에 신속히 적용되려면 하위법령 정비, 전산시스템 구축, 담당 조직의 역량 강화와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다. 특히 신고제·허가제 전환에 따른 운영 매뉴얼과 디지털 플랫폼 안정화가 우선 과제다.
이번 7개 법안의 국회 통과는 재생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제도적 토대를 크게 확충한 의미 있는 전진이다. 법적 기반이 마련된 지금이야말로 현장 이행력과 실행 계획을 촘촘히 설계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