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표준硏, 지진 후 원전 점검 우선순위 제시 AI 개발
▲ KRISS와 UNIST 연구진이 모형 구조물의 진동 데이터를 측정하며 딥러닝 모델 기반 진동응답 예측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이호성)이 지진 발생 직후 원전 내부의 진동 위험도를 빠르게 파악하고 점검 순서를 정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하며 원전 안전관리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일 전망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지진계 한 대의 신호만으로 원전 내부 139개 지점의 진동응답을 실시간 예측하고 위험 가능성을 정량화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가상센싱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지진 발생 이후 원전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구조물과 주요 설비의 진동 상태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원전 곳곳에 센서를 설치하는 것은 케이블 배선과 인허가, 방사선 구역 내 유지보수 등의 제약으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전산 해석을 활용해 센서가 없는 위치의 진동을 계산하는 방법도 있지만, 결과를 얻는 데 수 시간에서 수일이 걸릴 수 있어 지진 직후 신속한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 한 대의 지진계에서 측정한 지진파 신호를 AI가 분석해 센서가 설치되지 않은 원전 내부 139개 지점의 진동응답을 추론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모든 위치에 센서를 설치하지 않고도 지진 영향을 크게 받은 지점을 빠르게 선별할 수 있다.
특히 연구진은 각 위치의 진동응답이 사전에 설정한 위험 기준을 초과할 가능성을 0~100%로 정량화했다. 단순히 위험 여부를 이분법적으로 판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 가능성이 높은 지점부터 우선순위를 제시해 전문가가 지진 직후 점검 대상을 신속하게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지진 기록을 활용한 검증에서도 학습에 사용하지 않은 지진에 대해 우수한 예측 성능을 확인했다. AI 모델의 효율성도 높였다. 연구진은 구조물의 고유진동수를 기반으로 최적의 AI 구조를 도출하는 설계식을 개발해 여러 모델을 반복적으로 설계하고 비교하는 과정을 줄였다.
이를 통해 설계된 AI 모델은 파라미터 수가 200배 이상 많은 최신 딥러닝 모델과 동등한 수준의 정확도를 구현하면서도 계산 부담을 크게 낮췄다. 이에 따라 제한된 컴퓨팅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성을 높였으며 원전뿐 아니라 반도체 공장, 데이터센터, 플랜트 등 다양한 산업시설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범 KRISS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지진응답 예측 결과의 불확실성까지 정량화해 전문가가 우선 점검 대상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라며 “안전 분야 AI는 정확한 예측뿐 아니라 판단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불확실한 상황을 알려 사람의 추가 판단을 돕는 신뢰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사업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본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토목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Reliability Engineering & System Safety’를 비롯해 총 3편의 논문으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