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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에어컨 신냉매 ‘R-32’ 가연성 여부 해석, 어물쩍 넘어갈 것인가“가스안전공사 지역본부·지사 따라 다르게 판단”…냉매업체들 불만

가스신문
2026-08-26
[초점] 에어컨 신냉매 ‘R-32’ 가연성 여부 해석, 어물쩍 넘어갈 것인가“가스안전공사 지역본부·지사 따라 다르게 판단”…냉매업체들 불만

각종 냉매를 선보인 해외 냉매업체의 전시부스. 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에어컨 신냉매로 사용량이 급증하는 R-32에 대해 한국가스안전공사 지역본부 및 지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각각 가연성가스와 비가연가스로 다르게 판단, 기술검토함으로써 이에 따라 제조 허가를 받은 냉매공급업체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냉매공급업체들은 가스안전공사가 R-32라는 하나의 물질에 대해 가연성 여부를 놓고 달리 해석함으로써 시장에서의 불공평한 경쟁으로 말미암아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냉매업계 일각에서는 R-32는 GWP(지구온난화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아 신냉매로 부각되고 있다면서도 가연성가스와 비가연성가스의 경계선에 있어 사고의 위험성도 없지 않다. 하루속히 관련 규정을 바로잡지 않을 경우 폭발 사고 등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강하게 지적했다.

울산에 공장을 둔 냉매공급업체에 따르면 R-32 제조(충전)시설을 갖추기 위해 지난 2021년 경 가스안전공사 울산지역본부에 MSDS(물질안전보건자료) 등의 기술검토 서류를 제출한 바 안전공사 직원이 가연성가스로 판단해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라 방폭설비를 포함한 냉매충전 및 판매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경남 사천의 한 냉매공급업체도 R-32 제조(충전)시설을 갖추기 위해 가스안전공사 경남서부지사에 기술검토 서류를 제출했는데 안전공사 직원이 MSDS에 따라 비가연성가스로 판단, 방폭설비 등 없이 소규모 충전설비만 갖추고 재충전금지용기(일회용용기)에 충전해도 된다고 판단해 냉매업체들이 적지않은 혼란을 겪었다.

‘기울어진 운동장’ 방치하면 부작용

특히 가연성가스로 허가받은 업체는 재충전용기(다회용용기)까지 대량으로 구매하는 등 수십억 원의 투자를 해놓은 상태여서 비가연성가스로 허가받은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로 손해가 막대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스안전공사는 이중적인 법 적용에 따라 냉매시장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연성가스로 허가받은 업체는 비가연성가스로 허가받은 업체에 비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으므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가스안전공사가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재충전금지용기에 충전, 공급하는 비가연성가스 허가업체는 투자비도 적게 소요될 뿐만 아니라 가벼운 일회용용기를 통해 편리하게 취급할 수 있으므로 시장에서의 선호도 또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연성가스로 허가받은 업체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울산에 있는 한 냉매업체의 한 관계자는 “R-32와 관련해 우리 회사도 당초 비가연성가스로 허가받았으나 가스안전공사 울산지역본부의 한 직원이 다시 가연성가스로 해석함으로써 고압가스 충전허가기준에 따라 제조설비를 갖추고 재충전용기까지 준비하는 데에 수십억 원이 소요됐다”면서 “가스안전공사 검사원들은 아직도 허가받으려는 업체가 제출하는 MSDS만 보고 맹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내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가연성가스로 허가받은 업체는 손해

문제는 일부 냉매업체에 가짜 MSDS가 나돌고 있다는 본지 보도(제1552호 2022년 11월)에도 불구하고 가스안전공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이를 고려하지 않고 해당 업체가 제출하는 MSDS에 따를 것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 국내 냉매업계 관계자들 모두 매우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가스안전공사가 이처럼 하나의 물질에 대해 가연성 여부를 다르게 판단한 것은 냉매제조시설 기술검토 시 제출하도록 돼 있는 MSDS의 폭발한계 등에 따라 가연성가스 및 비가연성가스로 나뉜다. 이 기준은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제1호(정의)를 통해 ‘가연성가스’란 “공기 중에서 연소하는 가스로 폭발한계의 하한이 10% 이하인 것과 폭발한계의 상한과 하한의 차가 20% 이상인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경남 사천의 냉매공급업체는 R-32 제조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5년 전 한국가스안전공사에 MSDS를 제출한 바 폭발한계 상한이 29.9%, 하한이 13.8%로 표기돼 있어 그 차이가 16.1%이어서 비가연성가스로 허가받을 수 있었다.

하나의 물질은 한 가지로 판단해야

그러나 실제 국내에 수입된 R-32는 허가받을 때와 다른 외국회사의 제품을 들여왔고 이 MSDS에는 폭발한계 상한이 33.4%, 하한이 12.7%로 표기돼 있어 그 차이가 20.7%였다. 당연히 가연성가스에 해당되며, 가연성가스시설을 갖춰 제조, 공급해야 함에도 가스안전공사는 이에 대한 설명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스안전공사의 한 담당자는 “R-32의 경우 가연성가스와 비가연성가스의 경계선에 있어 기준을 적용하기 매우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하는 등 일정 부문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우리 공사는 앞으로도 해당업체가 제출하는 MSDS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점을 재차 밝혔다.

R-32는 기존 R-410A의 대체냉매로 GWP가 상대적으로 낮아 글로벌시장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사용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등 에어컨제조업체들은 타워형 에어컨, 벽걸이형 에어컨, 소형의 시스템에어컨 등을 중심으로 R-32를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와 함께 머지않아 에어컨의 수리, 냉매 누출에 따른 보충작업, 이사 등에 따라 R-32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와 가스안전공사는 R-32의 효율적인 관리, 그리고 냉매시장에서 경쟁업체 간 형평성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연성 여부를 한 가지로 해석하는 등 하루속히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하겠다.

출처 : 가스신문(https://www.ga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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