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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AX, 알고리즘보다 ‘현장 데이터’가 경쟁력 좌우”

에너지신문
2026-08-28

[에너지신문] 제조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이 성과를 내려면 최신 알고리즘 도입보다 현장에 흩어진 데이터와 작업자의 경험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AI 기술이 빠르게 보편화하면서 기업 간 경쟁력의 차이는 기술 자체보다 산업·공정에 대한 이해에서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지난 26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전남 AI+ 주력산업 리부트 프로젝트’ 세미나에서 제조기업의 AX 전략을 주제로 초청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오 대표는 제조업 AX의 핵심 요소로 도메인 지식과 인공지능, 인사이트, 상상력을 제시했다. 범용 AI 모델의 성능 차이가 줄어들수록 생산설비와 공정, 품질관리 과정에서 장기간 축적된 기업 고유의 지식이 차별화 수단이 된다는 설명이다.

산업 현장의 경쟁 기준도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서 ‘어떤 문제를 왜 해결해야 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조업에서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역량만큼 생산성과 안전, 에너지비용 등 실제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골라내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초청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초청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데이터 자산화부터 자율운영까지 단계적 접근

제조기업이 AX를 추진하는 방법으로는 4단계 고도화 절차가 제시됐다.

첫 단계는 설비와 공정, 기존 솔루션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자산화하는 과정이다. 부서와 설비별로 분리된 데이터 사일로를 해소하고 데이터 형식을 표준화해야 이후 AI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정비·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비 상태를 진단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지능형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 세 번째 단계는 분석 결과를 활용해 생산공정과 설비 가동조건을 최적화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개별 설비와 솔루션이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일정 범위 안에서 스스로 판단·운영하는 자율형 생태계로 발전시킨다. 처음부터 전면적인 자율공장 구축을 추진하기보다 데이터 기반을 먼저 정비한 뒤 진단과 최적화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식이다.

현장 작업자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설비 이상 징후와 운전조건, 품질 판단기준 등 ‘암묵지’를 데이터로 전환하는 작업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문서화되지 않은 작업자의 경험을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구조화하지 않으면 범용 데이터 분석에 머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제조설비 AI, 완전자율보다 안전장치 우선

제조업과 에너지산업은 AI의 판단이 실제 설비 제어로 이어질 수 있어 일반적인 사무 자동화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오 대표는 AI가 내린 판단을 사람이 확인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체계와 설비 운전범위를 제한하는 안전 임계값 기반의 가이드레일을 함께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모델이 비정상적인 제어값을 제시하거나 학습하지 못한 상황을 만났을 때 사람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온도와 압력, 출력 등 주요 설비값이 안전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별도의 통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제조업 AX의 목표가 사람을 완전히 배제한 자동화가 아니라 안전이 확보된 범위에서 사람의 판단을 지원하고 반복업무를 줄이는 데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력데이터 분석·집합자원 운영으로 적용 확대

오재철 대표는 제조·에너지 분야 AX 사례로 전력 분석 플랫폼 ‘파워사이트(PowerSight·xVPP)’를 소개했다.

이 플랫폼은 기업의 전력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사용을 탐지하고 부하 프로파일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요금 절감 가능성과 분산에너지 자원의 사업성도 모의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약 3일간 수행하던 분석업무를 3분 안에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한전과 전력시장과 계통 상황에 따라 집합자원의 운영방식을 조정하는 ‘적응형 집합자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해 80MW 이상의 수요자원을 묶어 운영하는 실증과제도 추진 중이다.

다수 사업장의 전력수요를 하나의 자원처럼 관리할 수 있다면 전력피크를 낮추고 계통 운영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려면 현장별 데이터 품질과 통신 안정성, 자원 제어 정확도, 전력시장 참여기준 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오재철 대표는 “소재·부품·장비와 에너지 기업은 수십년간 현장의 임계치를 축적한 도메인 지식 전문가”라며 “현장 노하우를 AI 솔루션에 얼마나 정확하게 결합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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