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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 부족해 공급 차질…가스업계 초비상
수도권의 한 고압가스플랜트에서 산업가스를 출하하고 있다.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불활성가스라는 특성으로 인해 산업 전반에 걸쳐 매우 광범위하게 쓰이는 질소가 부족해도 너무 부족해 국내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사업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최근 수도권의 반도체공장 인근에 있는 산업용가스플랜트에 이상이 생겨 가동 중단되면서 질소의 공급부족 현상이 도미노처럼 퍼져 9월 들어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중소기업들의 산업현장이 마비될 지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반도체공장들의 가동률은 꾸준하게 올라 질소의 사용량이 더욱 늘어남에 따라 반도체공장에 온사이트 형태로 들어선 산업용가스플랜트에서 고압가스시장으로 유통되던 액화질소의 공급이 뚝 끊기게 된 것이다.
질소를 탱크로리 또는 고압가스용기를 통해 판매하는 고압가스 충전업체들은 요즘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를 거는 등 산업용가스메이커를 대상으로 질소를 구하고 있으나 매번 허탕을 치기 일쑤라고 한다.
다행히 질소를 받는다고 해도 10톤 규모의 저장탱크에 2~3톤 가량 받는 데 그쳐 고압가스충전소에도 항상 부족한 상황이다. 탱크로리를 운행하는 기사들은 가스사용업체를 대상으로 한꺼번에 충분한 양의 질소를 공급해주고 싶으나 여러 곳에 나눠줘야 하므로 더욱 바빠졌고, 사업자들은 운반비의 비중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경기남부지역 고압가스충전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여름에는 탄산과 산소가 모자라 홍역을 치렀는데 이번에는 질소까지 부족해 매일매일 살얼음을 걷는 심정”이라면서 “반도체를 제조하는 것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나 중소기업들의 사업장에 가보면 요즘 질소가 모자라 조업 일정을 조정하는 등 머지않아 생산라인을 멈춰 세워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반도체 제조 공정 중 산화 방지와 불순물 차단을 위한 퍼지, 장비 냉각, 클린룸 환경 유지 등에 대량으로 사용하는 질소는 반도체공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가스다.
문제는 이 질소가 반도체 제조 공정에 가장 많이 쓰이는데 반도체공장에서는 ‘안전재고’라 하여 저장탱크에 일정량을 상시 저장하도록 산업가스메이커들과 계약돼 있어 당장 쓰지 않아도 될 물량이 묶여 있는 것에 대해 고압가스충전업계에서는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도권의 고압가스충전사업자는 “산업가스메이커로부터 액화질소를 공급받아 고압용기에 충전, 판매하는 국내 산업가스 충전 및 판매사업자들은 탄산, 산소, 질소 등의 가스가 부족할 때마다 공급에 차질을 빚는 사태를 우려해 입이 바싹바싹 마른다”면서 “질소 공급에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거나 비협조적인 경우 조만간 해당 산업가스제조업체를 항의 방문하거나 이조차 어려운 경우 집회신고를 해 공장 앞에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액화산소도 올여름부터 충북 충주의 한 2차전지 양극재공장에서 한 달에 무려 1000톤을 사용해 일시적으로 부족했으며, 최근 충남 당진의 한 산업가스플랜트 내 배관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다행히 경미한 사고여서 공급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았다.
산소, 질소 등의 산업가스는 대규모 ASU(공기분리장치)를 통해 제조하므로 평소에는 원활한 공급이 이어진다. 그러나 산업가스플랜트 한 곳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시장에 영향을 주므로 액화가스를 제조하는 별도의 플랜트를 건설할 수 없느냐는 주장도 있으나 투자에 따른 회수를 보장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도 산업가스업계는 수급 불균형에서 탈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