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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줄어드는데 추가 수요 발생한 질소·산소, 수급 불안 장기화 조짐

▲ 액체질소와 산소 생산은 줄어들고 있는데 수요는 늘어나고 있어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액메이커 플랜트 트러블·석화 정기보수 겹쳐 질소 부족 심화
이차전지·양어장 산소 수요 증대, 철강사 불황에 생산↓
높은 수준의 전기요금으로 인한 생산비 부담으로 액체질소 생산이 줄어든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수요 발생이 시중 액체질소 수급에 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액체산소 역시 생산은 제자리인데 계절적 요인과 함께 이차전지 수요가 추가 발생한데다 내년부터는 철강사에서의 산소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가스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수도권에 위치한 액메이커의 산업가스 플랜트가 이틀간 설비 이상으로 인해 갑자기 멈추면서 백업에 필요한 질소가 대규모로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8월말부터 9월초까지 충남 서산의 일부 석유화학 공장 정기보수가 진행되면서 유지보수 전 잔류 가스를 제거하는 퍼지(Purge)용 질소 수요가 늘어났다.
이로 인해 중부권 산업가스 충전·유통업계는 액체질소를 구하지 못해 대형 고객사에게 우선 공급하기도 버거 울 정도로 비상이 걸렸다. 특히 불활성 가스인 질소는 산화 방지, 불활성 분위기 조성, 냉각, 압력 유지 등 용도로 사용되며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철강, 자동차, 레이저 가공 등 다양한 산업에서 공장이 돌아가는 내내 지속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조달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액체질소 부족 현상은 이미 예전부터 예견돼 왔다. 국내 산업가스 액메이커들은 대형 ASU(공기분리장치)를 가동시켜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요한 기체질소를 생산해 파이프라인으로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를 액화시켜 시중에 유통하고 있다. 용인, 평택 등 중부권에는 반도체 공장이 밀집돼 있고 ASU도 인근에 구축돼 있어 이곳에서 생산되는 액체질소가 국내 수급을 좌우한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질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 업체가 램프업(Ramp up:생산능력 증가)에 필요한 질소 안전재고를 확보하느라 시중에 유통되는 액체질소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지난 2022~24년 산업용 전기요금이 75.8%나 올랐으나 공급 가격 인상분은 이에 못 미친데 있다. 안정적인 공급에 필요한 유지보수비, 물류비, 인건비 등도 지속 상승했음을 감안하면 액체질소를 생산할수록 손해인 구조가 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손해를 보면서 생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액메이커들은 액체질소 생산을 최적 수준으로 유지해야하다 보니 갑작스런 질소 수요가 발생하면 시중 액체질소 시장이 바로 공급부족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됐다. 이는 총 생산량과 수요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액체알곤 시장도 마찬가지여서 수급 불안이 빈번해지고 있다.
액체산소 시장 역시 주요 수요처이자 생산 업체인 철강사의 생산량 감소와 함께 여름 양어장 수요 증대, 이차전지 수요 증대로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포스코는 자사 재고관리의 일환으로 액체산소 출하량을 절반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9월2일 당진 현대제철 공장에서 산소탱크와 연결된 외부 배관이 파열되면서 폭발사고가 발생했으나 다른 제철소 주요 생산설비는 정상가동 됐고, 산소 출하는 일부에만 차질이 빚어졌다.
이처럼 산소 생산량은 줄었으나 충북에 위치한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업체인 재세능원이 액체산소를 월 1만톤이나 사용하면서 양어장 수요로 인해 여름에만 나타났던 산소 부족이 연중 내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일부 철강사들이 경기 불황 대응과 원가절감을 위해 자사 내 산소공장 가동을 합리화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액화산소 공급이 더욱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만성화되고 있는 액체질소·산소·알곤 등 산업가스 공급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액메이커와 산업가스 충전·유통업계, 수요업계가 함께 십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산업가스 가격이 수급 상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에 대해 공감하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가격 현실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