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해설] 전력망 혁신대책, 유연성 확대·진성 사업 우대 ‘방점’
한국남동발전이 전남 해남군 염해 간척지에 착공한 400MW 규모 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사업 조감도 /한국남동발전 제공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9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전력망 혁신대책’은 새로 전력망을 건설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지금 있는 전력망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기화, 첨단산업 확대로 전력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발전력을 수요지로 수송할 전력망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전력수요와 발전설비의 지역 편중으로 인한 지역 간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해 대규모 송전망 보강을 추진 중이다. 2038년까지 현재 송전망 길이의 70% 수준 신규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건설 기간이 통상 9년 이상 걸린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을 위해 주력 전원이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원믹스 변화와 설비용량 증가에 따라 계통수용량 증대가 필요하다. 그러나 화석연료에 적합하게 맞춰진 전력계통은 한계에 직면했다.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율은 일정 수준 관리 중이나 특정 지역(호남, 제주) 일부 사업자는 특정 시기(봄·가을) 제어가 과다할 가능성이 있다. 계통 부족으로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허가가 제한된 지역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ESS,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계통접속 대기가 확대되고,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본격화되는 상황이다. IEA는 전력망 병목의 해결책으로 망 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존 전력망 수용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병행 전략을 제시했다.
기후부가 이번에 전력망 혁신대책을 마련한 이유다.
유연한 전력망 운영
그간 배전단 재생에너지 접속 시 과거 전통 전원 방식으로 계통 검토를 수행했다. 정격용량까지 발전하는 연료기반 전통 전원과 달리 태양광 최대 이용률은 80% 내외이다. 배전선 접속용량을 단계적으로 상향했으나 여전히 배전선 열적용량 한도 내에서 접속을 허용, 변압기는 미상향하여 실질적 확대 효과가 제한적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접속 대기 중인 재생에너지 설비에 정식 접속 시까지 유연접속을 허용키로 했다. 배전선로(일반선로 기준) 최대 접속용량을 14MW에서 16MW로 상향하고, 변압기의 경우 한전 ADMS 시스템이 안정화된 만큼 우선접속 외에도 최대 접속용량을 50MW에서 60MW 일괄 상향한다.
또한 태양광 전용 배전선로의 낮은 이용률(약 15%)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추가 접속을 위해서는 배전선로 신설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상한출력을 기준(정격용량과 무관)으로 재생에너지 접속을 허용한 이유다. 접속용량을 초과해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되 실제 계통에 공급되는 발전력은 ESS 등을 활용해 일정 접속용량 기준 이내로 관리한다는 설명이다. 민간 주도 ESS 설치를 유도해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ESS 활용 재생에너지 수용력 제고
대부분의 태양광이 배전단에 접속(약 90%)되고 있으나, 태양광 여건이 좋은 일부 지역은 배전망·변압기 포화로 추가 접속이 제한적이다. 배전선·변압기 포화선로에 ESS를 설치, 태양광을 추가 접속하기로 한 배경이다.
또 정격용량 접속으로 인해 포화된 변전소에 ESS를 설치, 태양광 추가 접속을 허용한다. 물리적 변전소 확보보다 단기간 내 가능하다.
송전선로는 계통고장에 대비 평상시 여유용량을 두고 있으나, 계통고장 대비 ESS를 설치해 평시 여유용량을 추가 활용토록 한다.
기후부는 호남권 내 포화 변전소(41개소)를 중심으로 변전소별 ESS(약 40MW)를 설치할 계획이다. 신옥천, 청양 등 융통량이 부족한 지역 내 송전망 보강용 ESS(2.6GW)도 설치할 계획이다.
허수·지연사업 재정비
기후부는 그간 허수사업 점검을 통해 전력망 접속권을 회수해 왔다. 다만 실질적인 회수는 망 이용개시일 도래 시점에 가능해 지연이 예상되는 사업도 이용개시일 시점까지 방치할 수밖에 없다. 한전과 망 이용계약 미체결 사업자는 한전에서 점검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장기 지연 사업 시기를 조정하고 이용계약 미체결사업을 일제 정비한다. 사업진척도별 점검기준을 촘촘히 마련해 지연 여부를 판정해 조정한다. 미체결 사업에 대해선 현실적 진입 시기를 고려해 이용계약 체결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특성상 각종 인허가 지연 등으로 사업 지연·취소가 빈번하다. 그러나 사업의 100% 이행을 전제로 망을 할당해 허수 물량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은 일시적으로 뒤 단에서 망을 크게 점유함에 따라 단기간 내 계통 여유가 있어도 신규 접속을 제한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계통 검토 시 불확실성이 높은 물량은 이행률을 고려해 검토한다. 단기간 내 진입 물량(2030년 이전)과 달리 일정 기간 이후 진입 물량(2031년 이후)에 대해서는 발전사업 이행률을 고려해 계통을 배분한다는 것이다. 2031년 이후 물량은 재생에너지 이행률(67.2%)을 반영하고, 신규 재생에너지 검토 시 연도별 계통 여유 한도를 추가 수용한다.
재생에너지 맞춤형 접속제도
신규 발전기 접속 검토는 이미 허가를 받은 발전기 DB 기반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간 재생에너지 접속 여부 판정 시 재생에너지보다 급전 순위가 낮은 기존 전통 전원(석탄, LNG)이 신규 재생에너지보다 우선 발전하는 것으로 검토했다. 실제 계통 운영상 재생에너지가 선순위이나, 실제 운영과 다르게 접속을 검토해 온 것이다.
실제 계통 운영과 같이 재생에너지가 일반 화석 전원보다 우선 급전으로 운전하도록 검토해 접속 가부를 판정하기로 한 배경이다. 계통 검토 시 발전기 운전 순서를 Must-Run 발전기(원전, 석탄, LNG 등), 기존 재생에너지, 신규 재생에너지, 일반 석탄-LNG 순으로 한다는 것이다.
또한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 초기 단계에 선착순으로 망 접속권을 부여함에 따라 허수·지연 사업이 전력망을 선점하고 진성 사업은 대기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호남권은 대규모 해상풍력이 망을 선점해 단기 진입이 가능한 태양광은 망 부족으로 접속 대기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기후부는 RPS 제도 개편에 맞춰 재생에너지 사업별 경제성·공익성·계통여건 등을 통합 평가해 낙찰사업에 고정가 계약과 계통 접속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 접속비용 경감
재생에너지 접속을 위한 공용배전망 보강 시 초기 사업자(원인 유발자)에 비용이 부과되고 있다. 후발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보강된 공용배전망을 무상 활용한다. 공용망 보강 필요시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 진입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기후부는 대부분의 태양광 사업자가 배전망에 접속함을 고려할 때 공용배전망 보강 비용에 대한 합리적인 원칙을 마련하기로 했다. 사업자 간 형평성, 전기요금 인상요인, 해외사례 등을 종합 고려해 일부 사업자의 과도한 초기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개선(안)을 도출한다는 것이다. 영국 모델을 참고해 한전이 선투자 후 사업자의 용량 비율로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