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AI·반도체 전력수요 급증…가스 역할도 달라진다

에너지신문
2026-10-01

[에너지신문]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전력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천연가스의 역할과 수급계획도 달라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전력망 확충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가스발전과 온사이트 전원을 활용해 전력 공급의 시차에 대응하고, 천연가스 수급계획 역시 하나의 수요 전망치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요 변동과 공급 차질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제10회 KOGAS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제10회 KOGAS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는 1일 로얄호텔 서울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0회 KOGAS 포럼’을 열고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천연가스의 역할’을 주제로 전력수요 변화와 전력공급계획,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의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발표자들이 AI·반도체 등 대규모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력의 양뿐 아니라 공급 시점과 지역, 전력품질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또 전력망과 무탄소 전원의 확충 과정에서 천연가스가 전력계통의 변동성과 공급 공백에 대응하는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AI와 첨단산업 시대, 전력의 적기 공급과 가스산업의 역할

주성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AI와 반도체 시대의 전력수요를 단순한 사용량 증가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수요처가 원하는 시점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 또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주 교수는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의 투자 과정에서 ‘언제 전기를 쓸 수 있는가’가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비교적 짧은 시간이 걸리는 반면 송전선로와 변전소 건설에는 수년이 소요될 수 있어 산업투자와 전력망 확충 사이에 시간 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요 재전망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나타난다. 2040년 기준 전력소비량은 847.3TWh, 최대전력은 158.4GW로 전망됐으며, 기존 전망보다 전력소비량은 189.7TWh, 최대전력은 26.6GW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의 증가폭이 컸다. 반도체 부문의 2040년 전력소비 증가분은 141.2TWh, 최대전력 증가분은 20.6GW로 전망됐고 데이터센터는 각각 58.4TWh와 7.9GW로 제시됐다. 두 분야의 최대전력 증가분을 합치면 28.5GW에 달한다.

주 교수는 이처럼 짧은 기간에 대규모 수요가 발생할 경우 전력망 확충만으로 적기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온사이트 전원과 브리지 전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력망 여유가 있는 지역에 신규 수요를 유도하거나, 수요처 인근에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계통접속 전까지 이동형 가스터빈과 BESS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가스발전의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주 교수는 가스발전을 단순히 발전량을 생산하는 설비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이나 대규모 수요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스터빈이 비교적 장시간의 공급을 담당하고 BESS가 초단기 변동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다는 설명이다.

LNG 발전 비중이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역할은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LNG 발전 비중은 2030년 25.1%에서 2038년 10.6%로 낮아지는 것으로 전망됐지만, 주 교수는 발전 비중과 별개로 전력계통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스발전의 역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NG 수급 역시 연간 도입량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필요한 순간 발전소와 온사이트 전원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도록 저장·기화·송출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주성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주성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전력공급계획 수립 시 고려사항과 에너지정책 방향

박우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전환정책연구본부장은 대규모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발전설비의 규모뿐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40년 전력소비량은 기준 시나리오에서 847.3TWh, 상향 시나리오에서 885.1TWh로 전망됐으며 최대전력은 각각 158.4GW와 165.0GW로 제시됐다. 기존 전망과 비교하면 기준 시나리오의 전력소비량은 189.7TWh, 최대전력은 26.6GW 증가한 수준이다.

박 본부장은 특히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메가 프로젝트가 이 같은 수요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기준 시나리오에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의 추가 전력수요는 약 255TWh, 최대전력은 약 36GW로 추산됐다. 여기에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에 따른 전기화 수요도 112.0~118.8TWh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발전설비를 늘리는 것만으로 이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박 본부장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집중되는 지역과 신규 대규모 수요가 발생하는 지역 사이에 공간적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는 호남과 제주 등에 집중되는 반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수요는 수도권과 주요 산업거점에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력망 확충 지연도 변수로 꼽았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54개 송전·변전 사업 가운데 30개가 지연됐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박 본부장은 발전설비와 송전망을 별도로 계획하기보다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산업입지를 결정할 때 전력공급 가능성을 주요 조건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무탄소 전원 역시 한 가지 방식에 집중하기보다는 태양광·풍력, 원전, SMR, BESS, 양수발전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NG는 이 과정에서 전력망과 무탄소 전원이 충분히 확보되기 전까지 가교 역할을 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전력시장 제도와 관련해서는 실시간 가격과 보조서비스, 계시별 요금 등 운영 신호와 신규 설비 투자를 유도하는 투자 신호가 함께 작동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기화가 모든 에너지원을 전기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열·수소·가스 등 에너지원별 역할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박우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전환정책연구 본부장이 주제발표하고 있다.
▲ 박우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전환정책연구 본부장이 주제발표하고 있다.

◆ 전기본을 넘어선 천연가스 수급계획 세워야

최용옥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수치를 그대로 천연가스 수요 전망에 적용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향후 전력정책의 방향과 계획을 보여주는 자료인 만큼, 실제 발전설비와 송전망이 계획대로 건설·가동되는지와 메가 프로젝트의 전력수요가 언제 발생하는지를 별도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발전소 진입 시점과 이용률, 송전망 제약, 기상과 재생에너지 발전량, 메가 프로젝트 투자 일정 등을 함께 고려해 발전용 가스수요를 검증하고 과거 전망과 실제 수요의 차이를 다음 전망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가 제시한 ‘수요예측에서 위험관리로의 전환’은 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의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은 2026~2038년을 대상으로 기준수요와 수급관리수요를 구분했다. 기준수요는 2026년 4,591만톤에서 2038년 4,100만톤으로 연평균 0.94%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수급관리수요는 2038년 4,767만톤으로 제시됐다.

발전용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2038년 발전용 기준수요는 1,284만톤인 반면 수급관리수요는 1,951만톤으로 전망돼 667만톤의 차이가 발생한다. 최 교수는 이를 근거로 평균적인 수요 전망과 실제 수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확보해야 할 공급능력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 전망이 실제와 달라질 가능성까지 고려해 장기계약의 유연성을 높이고 스왑, 제3국 판매, 저장시설 활용 등을 통해 잉여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했다. 가스공사의 트레이딩 역시 단기 수익보다 장기계약에서 발생하는 수급 불일치 위험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온사이트 LNG 발전도 같은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전력망 확충이 늦어지는 지역에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철강 등 대규모 수요처에 우선 전력을 공급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 교수는 온사이트 가스발전이 탄소감축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되며, 무탄소 전원과 전력망이 확보될 때까지의 조건부·전환기적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수요 증가보다 불확실성 대응이 중요

이번 포럼에서는 발표자들이 AI·반도체 등 대규모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의 양뿐 아니라 공급 시점과 지역, 전력망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주성관 교수는 2040년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의 최대전력 증가분이 28.5GW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박우영 본부장은 송전·변전 사업의 지연 가능성을, 최용옥 교수는 발전용 LNG의 기준수요와 수급관리수요 사이에 667만톤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을 각각 근거로 제시했다.

이 같은 논의와 관련해 발표자들은 천연가스의 역할을 연간 발전량이나 도입물량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전력수요가 예상보다 빨리 늘거나 전력망 확충이 지연되는 상황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이에 따라 LNG 저장·기화·송출능력과 장기계약의 유연성, 잉여물량 처리능력 등을 포함한 수급 대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가스공사의 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역시 2038년까지 저장능력을 최대 887만톤으로 확대하고 주배관망을 5,910km까지 확충하는 한편, 겨울철 피크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기화·송출능력을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이번 포럼에서는 AI·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력수요 구조가 달라지는 상황에서 천연가스 수급계획도 단일 전망치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수요와 공급 상황을 전제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LNG 발전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발전 비중 자체의 증감뿐 아니라 전력망과 무탄소 전원의 확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급 공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스발전과 LNG 인프라를 어느 수준까지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가 개최한 ‘제10회 KOGAS 포럼’의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가 개최한 ‘제10회 KOGAS 포럼’의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제10회 KOGAS 포럼’에는 15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 ‘제10회 KOGAS 포럼’에는 15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원격관리 간편결제 A/S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