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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연, 99.9% 정확도 ‘음향 일체형 디스플레이’ 개발
기계연 김동준 선임연구원이 80개의 보이스코일모터(VCM) 액추에이터가 설치된 시·청각 융합 디스플레이 후면을 설명하고 있다. / 기계연 제공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화면 속 인물의 대사나 물체의 움직임이 일어나는 바로 그 위치에서 소리가 뿜어져 나오는 차세대 시·청각 융합 디스플레이가 개발됐다. 기존의 외장형 스피커나 고정형 진동 패널이 지닌 구조적 한계를 넘어 영상과 음향의 물리적 방사 지점을 완벽하게 일치시키는 모듈형 음향 제어 기술이 구현됐다.
한국기계연구원 가상공학플랫폼연구본부 AX융합연구센터 김동준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디스플레이 뒷면에 부착한 다수의 진동 액추에이터를 정밀 제어해 원하는 화면 위치에서 소리를 방사하는 ‘모듈형 그리드’ 기반 시·청각 융합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별도의 스피커를 두지 않고 패널 표면 자체를 진동시켜 소리를 낸다. 패널 후면에 배치된 80개의 보이스코일모터(VCM)가 표면의 진동 분포인 ‘진동장’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패널의 진동 응답 특성을 분석한 뒤 역문제(inverse problem) 기법으로 각 액추에이터에 입력할 전압 신호를 계산해 원하는 구역만 선택적으로 울리도록 설계했다.
성능시험 결과, 목표한 화면 구역에서 소리를 재생하는 선택 정확도는 99.9%를 달성했다. 소리를 발생시키도록 설정한 구역과 그렇지 않은 구역 간 진동 크기 차이는 최대 35 dB에 달해 특정 위치에 소리와 진동을 정밀하게 집중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기존 대형 디스플레이는 스피커가 화면 외곽이나 하단 등 무관한 위치에 장착돼 영상의 위치와 소리의 방향이 어긋나는 한계가 있었다. 이전의 패널 진동형 기술 역시 소리 발생 위치와 패널 크기가 고정돼 음역 확장과 대형화에 제약이 따랐다.
연구팀은 ‘디스플레이의 스피커화’와 ‘모듈화’를 결합해 이 문제를 풀었다. 화면 크기에 맞춰 모듈을 결합하거나 분리할 수 있어 가정용 TV부터 전시용 디스플레이, 디지털 사이니지, 대형 전광판까지 유연하게 확장된다. 여러 모듈을 연동해 진동시키면 대형 우퍼와 맞먹는 저음 재생도 가능하다.
연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진동 전달 효과가 낮은 액추에이터를 계산에서 제외하는 ‘선별적 가진 알고리즘’을 독자 개발했으며, 연속된 음향 신호를 매끄럽게 잇는 기법으로 실시간 연산 과정의 잡음과 끊김 현상을 잡았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음원 분리 및 위치 추정 기술을 접목해 영상 속 음원의 크기와 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하고, 혼합된 음원에서 특정 소리만 분리해 해당 화면 위치에서 실시간 재생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투명 LED 디스플레이 필름과 알루미늄 패널을 결합한 약 100인치 크기의 시작품을 제작해 음향카메라 시험을 마쳤다. 이를 통해 영상 속 사물이 움직이는 궤적을 따라 소리의 방사 지점이 실시간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해당 기술은 ‘모듈형 음향 방사 시스템’으로 국내 특허 등록(2741448)을 마쳤으며 관련 연구는 SCI급 논문에 게재됐다.
김동준 선임연구원은 “모듈형 그리드 기술은 화면 속 음원의 위치와 실제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일치시켜 기존 디스플레이가 구현하지 못했던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며 “향후 모듈형 LED 타일 디스플레이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차세대 원천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