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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형 수주·英 국가 전력망 구축...대한전선 ‘종횡무진’
[에너지신문] 대한전선이 글로벌 초고압 전력망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대규모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턴키 방식으로 수주하고, 영국에서는 수도 런던의 핵심 전력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는 등 주요 선진국 시장에서 맹활약 중이다.
특히 케이블 공급은 물론 설계와 엔지니어링, 시공까지 포괄하는 사업 수행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노후 송전망 교체 등이 맞물리면서 초고압 케이블 기술과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갖춘 기업에 관심이 집중되는 추세다.
대한전선의 최근 행보는 이러한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국내 전선기업의 해외 진출이 제품 수출을 넘어 종합 전력망 구축 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대한전선이 미국에서 케이블 포설을 준비하는 모습.
美 초고압 전력망 턴키 수주, 현지 사업 수행 역량 강화
대한전선의 미국 법인 T.E.USA는 최근 미국 현지에서 대규모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턴키(Turn-key) 방식으로 수주했다. 이번 사업은 미국 법인이 현지 엔지니어링 및 시공 등 프로젝트 전반을 총괄하고, 대한전선 본사가 초고압 케이블과 접속재 등 주요 자재를 생산·공급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 본사와 미국 법인은 약 1200억원 규모의 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시공과 엔지니어링을 포함한 전체 프로젝트 수주 금액, 발주처 등 세부 사항은 비밀유지계약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사업은 턴키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대한전선은 앞서 지난 1월에도 미국에서 약 1000억원 규모의 초고압 턴키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회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주된 500kV 초고압교류송전(HVAC) 지중 전력망 프로젝트를 모두 수주했으며, 320kV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공급계약도 확보했다.
이같은 실적은 미국 시장에서 대한전선의 사업 범위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최근 AI 산업 성장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신규 송전망 구축과 기존 설비 교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장거리·대용량 송전에 필요한 초고압 케이블과 HVDC 기술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해 기존 초고압 케이블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HVDC와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주 영역을 넓힌다는 게 대한전선의 전략이다.
英 런던 전력망 핵심 사업 참여...국회 외통위 현장 찾아
미국에서 신규 수주가 이어지는 동안 영국에서는 대한전선이 수행 중인 대형 전력망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런던 LPT2(London Power Tunnels 2)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 사업 추진 현황을 살펴봤다. 이번 방문은 한국 기업의 해외 인프라 사업 수행 사례와 한·영 양국 간 경제협력 성과를 확인하기 위한 일정으로 진행됐다.
LPT2는 영국 전력망 운영사 내셔널그리드(National Grid)가 추진하는 핵심 전력 인프라 사업이다. 런던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도심 지하에 터널을 구축하고 초고압 전력 케이블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로, 수도권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대한전선은 해당 사업에서 400kV 초고압 케이블과 접속재 등 관련 자재 공급은 물론 케이블 시스템 설계와 엔지니어링 등을 일괄 담당하고 있다. 복잡한 도심 지하 공간에서 초고압 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프로젝트 관리 역량이 요구된다.
대한전선의 영국 사업은 LPT2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상반기에도 현지에서 총 4건의 사업을 수주, 약 1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한 바 있다. 영국 역시 노후 전력망 교체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방문을 통해 국회의원들은 대한전선이 해외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 경제에도 기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영국 LPT2 현장을 방문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
북미·유럽 동시 공략, 케이블 공급 넘어 종합 솔루션 경쟁
대한전선의 미국과 영국 사업의 공통점은 초고압케이블 제조·공급을 넘어 전력망 구축 과정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엔지니어링과 시공을 총괄하는 턴키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대형 도심 전력망 프로젝트에 필요한 케이블 시스템 설계와 엔지니어링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단순한 제품 가격이나 공급 능력뿐 아니라 복잡한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종합 역량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과도 맞닿아 있다.
미국과 영국은 전력망 투자의 배경에서도 공통점을 갖고 있다. 기존 전력 인프라 노후화, 신규 전력 수요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송전망 확충이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전선으로서는 양국에서 확보한 사업 경험이 향후 다른 해외 시장 진출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대한전선은 주요 해외 시장에서 확보한 사업 경험을 토대로 초고압 전력망 수주를 확대하고, 향후 고부가가치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도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가 국내 전선업계의 사업 구조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한전선의 해외사업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