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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냉매 배출만 7년째 '나 홀로 증가'

투데이에너지
2026-10-22
[포커스] 냉매 배출만 7년째 '나 홀로 증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에어컨과 냉장·냉동기기에 쓰이는 냉매 배출량만 7년 연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과 저온유통(콜드체인) 산업 성장이 냉매 사용을 끌어올렸지만, 새어 나간 냉매를 다시 거둬들인 양은 배출량의 3%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도 이번 배출량 발표에 담긴 감축 계획에서 냉매는 사실상 한 줄에 그쳤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2025년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에 따르면, 냉장·냉방기기에 주입되는 수소불화탄소(HFCs) 등 불소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 3628만톤(이산화탄소 환산)으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기준연도인 2018년(2310만톤)과 비교하면 7년 새 약 57% 증가했다. 2019년부터 매년 3.3~10.1%씩 한 해도 빠짐없이 늘었다. 같은 기간 전력(-21.5%), 건물(-13.6%), 산업(-11.6%), 농축수산(-8.0%), 폐기물(-6.7%), 수송(-4.3%) 등 나머지 부문은 모두 배출량이 줄었다.

덩치도 커졌다. 총배출량에서 냉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3.0%에서 지난해 5.3%로 높아졌다. 2021년에는 농축수산 부문을 추월했고, 지금은 폐기물 부문(1805만톤)의 두 배 규모다.

냉매 증가는 전체 감축 성과도 깎아 먹고 있다. 지난해 총배출량은 6억8571만톤으로 전년보다 610만톤 줄었는데, 같은 기간 냉매 배출량은 약 140만톤 늘었다. 줄인 양의 4분의 1가량을 냉매가 되돌린 셈이다.

새어 나가는 양에 비해 거둬들이는 양은 턱없이 적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기에서 회수된 냉매는 103만8023톤(이산화탄소 환산)이다. 같은 해 배출량과 견주면 2.9%에 불과하다.

더울수록 늘고, 오래 샌다

센터는 최근의 고온 이상기후와 콜드체인 산업 성장으로 냉매 소비량이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냉매는 기기에 주입된 뒤 상당 기간 사용되면서 조금씩 새어 나오는 특성이 있어, 과거에 쌓인 사용량이 현재 배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기후변화가 냉방 수요를 키우고, 늘어난 냉방이 다시 온실가스를 내뿜는 구조다. 지금 사용을 줄여도 이미 보급된 기기에서 배출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이미 기기 속에 쌓인 냉매를 얼마나 거둬들이느냐가 관건이다.

현장에서는 새는 설비를 제때 고치지 못하는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냉동공조업계 관계자는 "냉동창고 설비에서 냉매가 새면 수리를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안에 있는 제품을 전부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며 "옮길 데가 없으니 새는 걸 알면서도 냉매만 계속 채워 넣는다"고 말했다.

오존층 지키려다 생긴 '대체 수요'

규제의 역설도 있다. 정부는 오존층파괴물질(ODS) 규제에 따른 HFCs 대체 수요 증가를 또 다른 원인으로 들었다. 몬트리올 의정서로 프레온가스 등이 퇴출되자 그 자리를 HFCs가 채웠는데, HFCs는 오존층은 파괴하지 않지만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수백~수천 배에 이른다.

국제사회는 몬트리올 의정서 키갈리 개정으로 HFCs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센터는 이 영향 등으로 지난해 증가율(3.9%)이 전년(4.5%)보다 둔화됐다고 밝혔다. 다만 둔화일 뿐, 배출량 자체는 여전히 늘고 있다. 국제 규제로 새로 쓰는 냉매는 줄일 수 있어도, 이미 보급된 기기 속 냉매는 그대로 남는다.

감축계획엔 '한 줄'

이번 발표의 향후 계획에서 전기차 보급 예산(+32.8%), 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예산(+133.1%), 열에너지 전기화 예산(+447.1%) 등은 증가율과 함께 제시됐지만, 냉매는 "냉매의 전주기 관리 강화"라는 한 구절이 전부였다. 부문별 증감 요인을 정리한 붙임 자료에서도 다른 부문에는 생산량·등록대수 같은 활동 지표가 함께 실렸지만, 냉매 항목에는 배출량 수치만 있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후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저(低)지구온난화지수(GWP) 냉매기기 교체 지원사업 200억원을 새로 편성하고, 불소계 온실가스 저감 기술개발 예산도 올해 41억원에서 145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연말 확정된다. 냉매의 사용부터 폐기까지 전주기를 관리하는 냉매관리법(가칭)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새 예산은 기기 교체와 기술개발에 맞춰져 있어, 이미 보급된 기기에서 새는 냉매를 줄이는 데 곧바로 쓰이기는 어렵다.

현행 제도의 사각지대도 남아 있다. 냉방 수요의 중심인 가정용 에어컨은 법적 관리 대상에 들지 않아, 수리·이전·교체 과정에서 냉매가 새어도 막을 장치가 마땅치 않다. 공단은 "개개인까지 모두 법적으로 냉매 회수 의무 등을 규제하는 것은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에어컨 제조·판매·설치 업계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부문이 줄여 놓은 배출량을 냉매가 되돌리는 흐름을 꺾으려면, 새 기기 전환만큼이나 이미 깔린 기기의 냉매 회수에 정책의 무게가 실려야 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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