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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세계 에너지효율 순위 10위…부문별 성과는 ‘극과 극’

에너지신문
2025-10-31

[에너지신문] 미국의 비영리단체 에너지효율경제위원회(ACEEE)가 전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83%를 차지하는 25개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에너지효율 정책과 성과를 평가한 결과, 대한민국은 총점 100점 만점에 60.75점을 획득, 2022년 11위에서 한 단계 상승한 10위를 기록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는 31일 미국 ACEEE의 ‘2025 국제 에너지효율 득점표’ 보고서를 분석했다. 대한민국은 총점 60.75점을 획득, 10위에 올랐다. 이는 2022년 53.0점에서 7.75점 상승한 결과로, 평가 대상국 중 상위권에 진입한 것이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부문별로는 극심한 불균형을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부문은 세계 7위 수준의 낮은 에너지원단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의 성과를 냈고, 건물 부문(9위)도 선전했다.

반면, 국가적 노력(12위)과 수송 부문(13위)은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수송 부문은 2022년보다 점수가 하락하며 한국의 종합 순위 상승에 발목을 잡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 ACEEE 2025 국제 에너지효율 득점표.
▲ ACEEE 2025 국제 에너지효율 득점표.

글로벌 에너지효율 상향…굳건한 ‘유럽’‧급상승 ‘중국’

2025년 평가에서 세계 에너지효율 정책과 성과의 상위권은 유럽 국가들이 굳건히 지켰다. 프랑스가 85.5점으로 2022년에 이어 1위 자리를 유지했으며, 독일(82.0점), 영국(79.5점), 이탈리아(77.5점)가 그 뒤를 이었다.

중국과 스페인은 72.5점으로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에너지효율 우선 원칙’과 같은 강력하고 구속력 있는 역내 정책은 개별 국가의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상위 10개국 중 6개국이 유럽연합(EU)의 현 회원국이거나 이전 회원국이다.

주목할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2022년 57.5점에서 15점이나 상승한 72.5점을 기록하며 순위를 9위에서 5위로 네 계단 끌어올려 ‘가장 개선된 국가’로 평가받았다. 이는 전기차 판매의 폭발적 증가, 대중교통 이용률, 산업 부문 효율 개선 정책의 성과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중국과 더불어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미국은 총점이 54.0점에서 57.0점으로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위는 10위에서 11위로 하락, 한국에 뒤처졌다. 다른 상위권 국가들이 더 큰 폭의 개선을 이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평가 대상 25개국의 평균 점수는 2022년 대비 4.5점 상승했다. 전세계적으로 에너지효율의 기준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따라서 현상 유지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으며, 한국이 10위권 내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프랑스, 독일과 같은 선도국을 기준으로 삼아 더욱 야심 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ACEEE 국제 에너지효율 득점표의 대한민국 관련 지표.
▲ ACEEE 국제 에너지효율 득점표의 대한민국 관련 지표.

韓, 두 얼굴 성적표…산업‧건물 ‘明’ 수송 부문 ‘暗’

대한민국의 이번 성과는 부문별 강점과 약점이 명확히 갈리는 ‘두 얼굴의 성적표’다. 산업과 건물 부문의 선전이 총점 상승을 이끌었지만, 수송과 국가적 노력 부문의 부진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한국이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부문은 산업 부문이다. 국가 제조업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산업 부문 에너지원단위’는 평가 대상국 중 7번째로 낮은 8.42kBtu/달러(약 8.89MJ/달러)를 기록하며 상당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또한 제조업체와의 자발적 협약 및 재정적 인센티브, 대규모 시설에 대한 에너지 감사 의무화 등 효율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건물 부문 역시 강력한 정책을 기반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주거용 및 상업용 신축 건물에 대한 에너지 기준이 의무화됐으며, 22개 품목에 달하는 가전기기 효율 등급 표시제를 시행하는 등 정책적 기반이 탄탄하다.

하지만 정책적 강점에도 불구하고, 실제 주거용 및 상업용 건물의 에너지원단위(단위 면적당 에너지 사용량)는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기존 건물의 효율을 개선하는 과제를 안았다.

반면, 수송 부문은 25점 만점 중에 8.5점을 기록하며 13위에 그쳐, 2022년보다 점수가 하락하며 유일하게 성과가 후퇴했다. 특히 ‘대형트럭 연비/배출가스 기준’이 부재한 점이 심각한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는 국가 핵심 산업인 자동차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다만, 도로 대비 철도 인프라 투자 비율(도로 1달러당 철도 0.88달러)은 세계 5위를 기록했고, 보행 및 자전거 이용 장려 정책을 보유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국가적 노력 부문 역시 총점 25점 중 14점에 불과, 12위를 기록하며 정책 목표와 실제 이행 간의 괴리가 확인됐다.

에너지 소비 및 원단위 감축 목표,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프로그램 등 목표 설정과 제도적 틀은 잘 갖췄고, 1인당 에너지효율 R&D 투자액(3.31달러)도 세계 7위 수준으로 높다.

다만 목표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투자와 성과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1인당 에너지효율 투자액’은 세계 최하위권이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8.4%에 불과해 전력 부문의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훈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위원(고려대학교 오정 리질리언스 연구원 연구교수)은 이번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한국 관련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보고서 초안에 대한 검토 의견을 제시하는 등 한국 전문가로서 유일하게 참여, 평가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박훈 연구위원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대한민국의 에너지효율 순위가 10위로 상승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대형트럭 연비 기준은 국제 비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평가했다.

재생에너지 비율 향상도 필요하다고 박훈 위원은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2023년 기준으로 OECD를 비롯한 주요국 중에 GDP 대비 R&D 지출액 비율(4.96%)이 2위(1위는 6.35%를 지출한 이스라엘)일 정도로 국가적으로 R&D 투자에 강점이 있지만, 국제에너지기구 통계의 2024년 전력 믹스 기준으로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10.5%)은 OECD(평균 35.8%)에서 여전히 꼴찌일 뿐 아니라 중국(34.3%)이나 인도(21.8%)에도 뒤쳐진다. 에너지효율 향상 투자도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2035년까지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포함하는 세 번째 국가결정기여 보고서(NDC 3.0)를 11월 10일부터 21일까지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제출할 예정인데, ACEEE의 정책 제안을 잘 반영해서 ‘탄소중립’이라는 국가 목표가 공허하게 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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