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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HVDC 뜬다…후발주자 韓, 핵심기술 확보 시급

투데이에너지
2025-12-01
[기획] HVDC 뜬다…후발주자 韓, 핵심기술 확보 시급

LS전선 직원이 세계 최대 송전 용량인 500kV급 HVDC 케이블이 투입되는 ‘동해안-신가평’ 시공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LS전선 제공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전 세계적으로 초고압 직류 송전(HVDC) 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HVDC는 교류(HVAC) 대비 송전손실이 적고 장거리 대용량 전송에 유리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최대 규모이자 세계 최대 용량의 사업이 본격화됐다. 정부는 핵심기술 국산화와 수출산업화를 위한 HVDC 산업육성 전략을 발표하고 지원에 나섰다. HVDC가 부상한 배경과 국내 움직임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분야 최우선 국정과제는 ‘경제성장 동맥’으로 표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하는 것이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전국의 산업단지 등 주요 전력수요 지역과 재생에너지 등 발전원이 밀집된 지역을 국가기간 전력망으로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력 인프라를 말한다. 송·변전 설비 건설, 초고압 직류 송전(HVDC), 차세대 분산 전력망 구축 등 복합적 레이아웃(Lay-Out)을 가진 전력망으로 고도화하는 프로젝트다.

2030년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2040년대에 U자형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시행한 데 이어 10월 1일에는 ‘제1차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위원회’을 열고 전력망 특별법에 따른 국가기간 전력망으로 총 99개의 송전선로·변전소 구축 사업을 지정한 동시에 ‘HVDC 산업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HVDC 확대 추세

HVDC는 반도체 소자를 이용해 초고압 교류를 직류로 변환, 높은 전압으로 먼 거리까지 효율적으로 송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1880~1890년대 토머스 에디슨(직류, Direct Current)과 니콜라 테슬라(교류, Alternating Current) 간 송전방식 경쟁을 의미하는 ‘전류 전쟁’ 시 전력 시스템에서 교류(AC)가 변압기로 전압 조절이 쉬워 우위를 선점했으나 여건 변화로 140여 년 만에 직류(DC) 기반 전력계통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HVDC 산업육성에 나선 이유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분야의 대규모 전력수요 전망에 따라 장거리·대용량 송전망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교류(AC) 방식의 송전망은 지중화 한계거리(현재 765kV 불가, 345kV 약 30km)가 있어 육상 지중화와 해저 부설에 어려움이 많아서다. 교류 특성상 전류 방향이 계속 바뀌면서 에너지가 소모되어 송전 효율이 떨어진다.

HVDC는 교류(AC) 송전 대비 송전탑 규모(765kV 대비 약 75%)가 작다. 지중화 한계 거리가 없어 장거리 육상과 해저의 지중 선로가 가능하다. 전력 흐름 제어 및 교류 계통 고장 시 파급 방지(고장구간 분할)가 가능하고, 같은 전압에서 교류 대비 송전손실이 적다.

HVDC 기술은 전류형 HVDC(사이리스터 반도체)와 전압형 HVDC(IGBT 반도체)로 구분된다. 전류형 HVDC는 단방향 송전방식으로, 기술 완성 단계에 있고 상업 운전 사례가 많다. 대규모 고정 전원(화력·원전 등)의 장거리 송전에 유리하다.

전압형 HVDC는 양방향 전송이 가능하고 시장형성 단계에 있다. 송전 시 빠른 양방향 전환이 가능해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에 유리하다. 전류형보다 설치비용이 약 20% 높다.

전 세계적으로도 HVDC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HVDC 기술을 수출 산업화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기존 교류 방식의 송전망을 직류 방식으로 전환하거나 신규 HVDC 구축 프로젝트가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Verified Market Research(VMR)의 보고서(2025년) 등에 따르면 글로벌 HVDC 시장 규모는 연평균 약 8.1% 성장해 2024년 기준 약 14조6000억 원에서 2033년 28조 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HVDC Newsletter, RTE international (2025) 등에 따르면 유럽·중국·북남미 등 세계적으로 약 194개소 이상이 운영 중이다. 2040년까지 약 164개소 추가 건설을 계획 중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전력의 ‘제11차 송·변전설비계획’에 서해안 HVDC(호남~수도권)를 포함한 총 9개 HVDC 사업을 반영해 추진 중이다.

2030년까지 대용량 전압형 HVDC 기술 개발과 실증을 완료하고, 2030년대 수출산업화에 본격 돌입해 HVDC 분야 글로벌 Top3 국가로 거듭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HVDC 기술 국산화 시급

현재 GE(미국), 지멘스(독일), 히타치(일본) 등 3사가 글로벌 HVDC 변환설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국내는 대기업 위주의 교류 설비 중심으로, 직류 설비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GE가 국내 HVDC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HVDC 설비의 국산화가 시급한 이유다.

전류형 HVDC는 북당진-고덕 1·2단계 사업, 동해안-신가평, 동해안-동서울 사업 등 4개 사업(GE)을 통해 핵심기술을 국내로 이전 중이다. 설계·시공은 기술 이전 조건으로 한국전력과 GE가 설립한 합자회사(KAPES)를 통해 2024년까지 기술 이전이 92% 완료되었다.

제작·조립은 2024년까지 국내 중전기 제작사(LS일렉트릭)로 기술 이전이 90% 완료되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초고압 변압기 조립 현장./LS일렉트릭 제공

전압형 HVDC는 양주 BTB(BackTo-Back) 국책과제를 통해 200MW급 개발을 완료하면서 부품 국산화 82%를 달성했다. 효성중공업이 HVDC 변환설비를 제작했다. BTB는 중간에 송전선로 없이 1개 장소에 2개의 변환소를 묶는 방식을 말한다.

HVDC 케이블은 프리즈미안(이탈리아), 넥상스(프랑스), NKT(덴마크), 스미토모(일본)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국내 운용 중인 4개 HVDC(전류형 3개, 전압형 1개) 중 초기사업(1998년)인 해남-제주(#1)을 제외한 나머지 설비에는 국산 HVDC 케이블(LS전선)을 사용 중이다.

HVDC는 변환소(밸브·제어기, 변압기)와 전력망이 연동된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실제 운영을 통한 기술 검증이 필수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신뢰성 있는 운영 트렉 레코드(Track Record)가 중요하다. 국내 HVDC 변환설비 기술 수준은 GE 등 글로벌 3사(100%) 대비 70% 수준이다.

총사업비가 약 2조 8000억 원으로 예상되는 HVDC 실증사업이 추진되는 이유다. 대용량(500kV) 전압형 변압기 개발(국책과제)과 밸브·제어기 개발(민간 자체)을 통합해 실제 전력망에 적용하기 위한 사업이다. 한국전력공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일진전기가 실증선로인 ‘새만금-서화성 HVDC 선로’를 구축하기 위한 SPC 설립을 추진 중이다. 2026년 말까지 SPC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새만금-서화성 HVDC 선로(220km)는 2GW 규모의 서해안 해저 에너지 고속도로 1단계 선로로, 국내 에너지 고속도로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최대 HVDC 사업 본격화

‘제11차 송·변전설비계획’에 반영된 9개 HVDC 사업 중 국내 최대 규모이자 세계 최대 용량의 사업이 본격화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LS전선은 한국전력의 ‘동해안–신가평’ 송전망 구축 사업(용량 4GW, 전압 500kV, 선로 길이 230km)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500kV 90℃(고온형) HVDC 케이블을 적용해 지난 11월 공사에 착수했다.

동해안–신가평 구간(전류형)은 동해 발전 전력을 수도권으로 전송하는 ‘동해안–수도권’ 프로젝트의 1단계 사업으로, 국가 전력 수급 안정성을 강화하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LS전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저·지중 HVDC 사업 수행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진도, 제주–완도, 북당진–고덕 등 국내 모든 HVDC 케이블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이번 사업 역시 전 구간을 단독 공급한다.

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은 “HVDC 사업은 전력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용화 경험이 핵심”이라며 “서해안 HVDC 에너지고속도로, 동해안–수도권 2단계, 유럽 테네트(TenneT) 프로젝트 등 국내외 주요 사업 참여를 적극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유태현 한국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안이슈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는 이미 성숙단계에 접어든 전류형 HVDC 기술을 대규모 전력 전송에 본격 활용하고 있고, 주요 제조사들이 전력 시스템 역량을 활용해 전압형 HVDC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지역 연계 가능성과 더불어 해외 대부분의 권역에서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어 국산 HVDC 기술의 전략적 육성과 해외 진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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