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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에너지 패권 경쟁 가속화
송고일 : 2025-12-23
미중에너지패권 경쟁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둘러싼 미·중 양국의 행보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중국이 차세대 청정 연료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녹색 혁명’의 다음 단계로 진입한 반면, 미국은 국가 안보와 경제성을 이유로 해상 풍력 등 주요 재생 에너지 사업에 전격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 및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풍력과 태양광 등 저렴한 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녹색 암모니아와 메탄올을 생산하는 등 전 세계 청정 기술 공급망을 장악하기 위한 토대를 닦고 있다. 중국의 에너지 기업 엔비전(Envision)은 최근 내몽골 츠펑시 공장에 약 11억 달러를 투입해 연간 32만 톤 규모의 녹색 암모니아 생산 시설을 가동했다. 이는 비료와 화학 제품은 물론 선박용 연료 시장까지 겨냥한 포석으로, 향후 10년 내 생산량을 500만 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중국의 진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비영리 단체 미션 파시블 파트너십(Mission Possible Partnership)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운영 중이거나 자금이 조달된 상업 규모의 청정 산업 프로젝트는 총 54개로, 이는 미국의 3배에 달한다. 에너지 전환 가속화 기구(ITA)의 파우스틴 델라살레 집행 이사는 “중국은 녹색 분자와 연료가 ‘새로운 석유’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차세대 청정 기술 상업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상 풍력 프로젝트를 “비싸고 신뢰할 수 없으며 과도한 보조금을 받는 사업”으로 규정하고 모든 대형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임대 계약을 즉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가 에너지 정책에 상식을 되찾아오고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두는 결정임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중단 조치는 육군성이 기밀 보고서를 통해 지적한 ‘국가 안보 위험’과 터빈으로 인한 레이더 간섭 문제 등에 근거하고 있다. 중단 대상에는 도미니언 에너지의 113억 달러 규모 ‘버지니아 해안 해상 풍력(CVOW)’ 프로젝트 등 총 5개의 대형 발전소가 포함되었으며 , 발표 직후 세계 최대 개발사인 오스테드(Ørsted)의 주가는 14% 이상 폭락하는 등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양국의 상반된 정책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엔비전 측은 서구 국가들의 탈탄소 정책 불확실성이 비즈니스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한 반면 , 미국 내에서는 이번 조치가 에너지 요금을 올리고 좋은 일자리를 없애며 전력망을 위험에 빠뜨리는 퇴보적 단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결국 ‘그린 연료’를 앞세워 미래 시장을 장악하려는 중국과 ‘안보와 경제성’을 명분으로 속도 조절에 나선 미국의 전략 차이가 향후 글로벌 에너지 패권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