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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믹스, 그대로”...원전 예산 9000억 투입 속 李 대통령 ‘실용론’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100조원으로 발표된 국민성장펀드 규모를 150조원 이상으로 확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정부가 2026년도 국가 예산안에 소형모듈원자로(SMR) 제조기술 확보 예산 3000억원을 포함, 총 9000억원 규모의 원전 산업 육성 자금을 편성하며 원전 산업에 다시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에너지믹스 정책은 변한 게 없다”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실용적 접근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해 “‘탈원전 회귀’가 아니냐”는 질문에 “정책을 놓고 이념 전쟁을 하면 안 된다. 저도 안 그러겠지만, 상대도 안 그랬으면 좋겠다”고 잘라 말했다.
“원전, 있는 건 쓰되 대책은 재생에너지” 전날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신규 원전 건설과 관련해 국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발언하면서, 원전 신설 재검토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현실적인 방법은 원전이 아닌 재생에너지”라고 못 박았다.
이어 “인공지능을 적용하거나 데이터 센터를 설치하는 데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니까 원자력 발전소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럴듯하다”며 “근데 이건 기본적으로 맹점이 있다.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데 최하 15년이 걸린다. 지을 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데, 그 전력을 가장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시스템은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특히 풍력과 태양광이 “1~2년이면 설치 가능한 현실적 대안”임을 강조하며, 원전은 “있는 건 쓰고, 안전성이 담보되면 연장도 하되, 새로 지어 당장 쓸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원전을 지어서 당장 필요한 전력량을 충당하는 건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 발전량이 수십기가(G)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원전을 30개 넘게 지어야 하는데 어디에다 지을 거냐. 결국 재생에너지로 갈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9일 오후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환경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논란엔 “효율적 토론 구조 위한 조치” 한편, 에너지 관련 정책 주무부처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신설된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 정책 조율 혼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오히려 “에너지 차관과 환경 담당 차관이 한 부서 안에서 갑론을박해서 결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기후에너지부를 만들어서 환경부에 갖다 붙였다고 볼 수도 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아예 독립 부서가 돼서 서로 말도 안 하는 것보단 낫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환경부가 그간 전기차 보조금을 몇조원씩 썼는데, 실제 벌어진 일을 보면 중국 전기버스 업체가 혜택을 봤다”면서 “산업부가 국무회의에서 지적했어야 하지만 안 된 것. 차라리 한 부서 안에서 치열하게 토론했으면 이런 일이 안 벌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SMR 기술개발을 포함한 원전 산업 육성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우선 전략과 에너지믹스 유지를 동시에 언급한 건 기후 목표와 에너지 안보, 산업경쟁력이라는 세 축을 모두 고려한 실용주의적 균형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