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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 기획] 2026년 석유화학 산업 기상도 ‘흐림’ 전망

    송고일 : 2025-12-31

    HD현대케미칼 생산 시설/HD현대케미칼 제공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여수·대산·울산 등 3개 석유화학 산단 16개 석유화학기업이 모두 정부에 사업 재편 계획서를 제출했다. NCC와 PDH를 운영 중인 이들 기업들은 당초 정부가 제시한 사업 재편 계획서 제출 마감 시한을 앞둔 지난 2025년 12월 19일 연속으로 이를 제출했다. 그럼에도 2026년 올해 석유화학 산업 기상도는 '흐림'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원인을 진단해본다./편집자 주

    2025년 연말 대한상공회의소가 '2026년 산업 기상도 조사'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석유화학은 철강, 건설, 기계 분야와 함께 '흐림'으로 전망됐다. 석유화학 업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저유가에 따른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올해 대비 6.1%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사업 구조 개편에 따른 가동률 회복세 전환과 글로벌 석유화학 설비 폐쇄 움직임으로 공급 과잉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석유화학 기업들이 사업 구조 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정부 역시 지원과 규제 개혁 등에 속도를 내지 않을 경우 '2026년 기상도'는 더욱 악화할 수 있다.

    다행히 석유화학 기업들은 2025년 연말 정부가 제시한 기한 내에 사업 재편안을 제출했다. 이를 충실히 이행할 경우 업계 자율 설비 감축 목표인 270~370만톤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2026년부터는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속도감 있게 구조 개편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최종 사업 재편 계획서 역시 조속히 수립해 달라”고 당부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NCC가 가동하고 있다./롯데케미칼 제공

    정부는 앞으로 기업들이 최종 사업 재편 계획서를 제출하면 승인 여부를 심의할 계획이다. 사업 재편 승인 시 금융·세제·R&D·규제완화 등 지원 패키지를 동시에 발표해 사업 재편 이행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고부가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화학산업 혁신 얼라이언스'도 출범했다.

    앞서 2025년 8월 여천NCC 부도 위기 사태가 기폭제로 작용해 석유화학 기업들은 NCC 270~370만톤 규모를 감축하겠다는 내용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사업 개편 계획'을 설정했다. 이날 정부도 석유화학 업계에 대한 과잉 설비 감축 및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고용 영향 최소화 등 ‘구조 개편 3대 방향’을 발표했다.

    여수국가산업단지 야경/출처 한화솔루션

    또한 3개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구조 개편 동시 추진, 충분한 자구 노력 및 타당성 있는 사업 개편 계획 마련, 정부의 종합 지원 패키지 마련 등 ‘정부 지원 3대 원칙’도 확정했다. 특히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先 자구노력-後 정부 지원'을 강조하며 “무임승차 기업은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경한 어조로 압박했다.

    그 후 산업통상부는 2025년 11월 말 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이 사업 개편 계획 승인 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 사업을 분할 후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HD현대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한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정유-석유화학 수직계열화를 통한 효율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110만톤 규모 에틸렌 생산용 NCC 가동을 중단하게 됐다.

    ‘최종 사업 재편 계획서’ 수립 관문 남아

    ‘화학산업 혁신 얼라이언스’ 출범

    이러한 상황에서 석유화학 업계에 희소식이 들렸다. 2025년 12월 중순 무렵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여천NCC 장기 원료 공급 계약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여천NCC는 안정적 궤도에 진입했다. DL케미칼은 12일 여천NCC 이사회에서 장기 원료 공급 계약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그간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에틸렌을 각각 140만 톤, 73만 5000톤을 공급 중 공동 대주주인 양측이 가격에 대한 이견 차이로 갈등이 격화돼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에 원료 공급 계약안이 의결돼 여천NCC 사태는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번 공급계약 대상은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NCC 주요 원료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2월 31일까지며 가격 조건은 국제 시장지표와 원가 기반 포뮬라 적용이다.

    DL케미칼은 이번 계약 체결이 외부 컨설팅 결과를 통해 이뤄졌으며 현실을 반영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변경된 계약에 맞춰 변화하는 공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운스트림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DL케미칼 관계자는 “여천NCC 주주로서 그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천NCC 제1사업장 에틸렌1공장/출처 여천NCC

    앞서 지난 8월 여천NCC는 원료 구매 대금, 임금 지급, 회사채 상환 등으로 단기적으로만 약 3100억원 이상의 운영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 몰렸으나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각각 1500억원씩 대여를 결정해 부도 위기를 모면했다.

    여천NCC는 2017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당시 업계 선두였으나 2021년 4분기 이후 석유화학 불황과 글로벌 공급 과잉, 원재료 가격 변동에 직면하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3년 누적 손실액은 7758억 6662만원에 달한다. 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식 자료를 통한 집계이나 일각에서는 약 8200억원을 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1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심각한 재무 구조 악화로 자금난에 시달렸다. 이에 올해 3월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 두 대주주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각각 1000억원씩 지원했으나 급격한 영업 부진 및 고부채로 인해 추가 자금 수혈이 불가피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화솔루션 여천NCC 공장/출처 한화그룹

    올해 8월에는 부도 위기로 몰리며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자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각각 1500억원에 대한 추가 증자·대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올해 들어 8개월 사이 자금 투입 규모는 최대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 양측 간에는 책임 공방이 고조됐다. 특히 국세청 추징금 1006억원에 대한 해석 차이로 갈등이 격화됐다.

    DL케미칼-한화솔루션, 여천NCC 원료 공급 계약 합의

    2025년 연말 무렵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업계 중 처음으로 사업 구조 개편 계획을 확정 후 정부에 제출했다. 이는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추진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견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장기 원료 공급 계약에 합의해 여천NCC를 중심으로 여수 지역에서도 사업 구조 개편이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석유화학 업계에서 '사업 재편 계획서' 제출 소식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이는 '석유화학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시행 세칙과 하위법령의 불확실성, 설비·환경 전환 비용에 대한 부담, 사업 개편 과정에서 이해관계 충돌로 인한 협상 지연 등이 주요인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 설비를 고도화하거나 친환경 공정으로 전환하려면 설비 투자와 환경·안전 규제 대응 비용이 발생한다. 석유화학 기업 입장에서는 지난 수년 간 악화된 경영 실적으로 이에 대한 재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국내외 수요 불확실성 속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와 석유화학 기업이 수평적 입장에서 소통하며 이러한 과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사업 구조 개편이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석유화학 기업들은 상호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합의 도출에 난항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정부의 구조조정 유인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석유화학 기업들의 자발적 사업 개편 계획이 무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다만 LG화학은 사업 개편 계획서 제출 마감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이를 제출했다.

    LG화학 여수 NCC 공장/출처 LG화학

    이어 여수·대산·울산 등 3개 석유화학 산단 16개 석유화학기업이 모두 정부에 사업 재편 계획서를 연속 제출했다. 구조 개편 1단계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상황에서 산업통상부는 '화학산업 혁신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개최하고 'K-화학 차세대 기술혁신 로드맵 2030'을 발표했다.

    이는 화학산업 차세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들의 설비 합리화 노력과 더불어 기존 범용 중심 소재를 고부가 스페셜티로 전환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는 인식에서 마련됐다. 특히 소재별로 분절화된 R&D가 아닌 원료-소재-응용-수요 등 화학산업 밸류체인을 반도체·미래차 등 수요 산업과 연계해 원 팀 체계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앞서 정부는 '석유화학업계 간담회'에서 밝힌 것처럼 R&D 지원 과정에서 사업 재편 참여 기업을 최우선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 화학산업 ‘2030년 4위 도약’ 추진 목표 수립

    2026년, 석유화학 업계 명운 걸린 분수령 될 듯

    이날 발표된 'K-화학 차세대 기술혁신 로드맵 2030'은 현재 글로벌 5위인 한국 화학산업을 2030년 4위로 도약시키기 위한 실행 전략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고부가 전환, 친환경 전환,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 강화라는 3대 축을 중심으로 R&D 및 인프라를 고도화해 핵심소재 및 공정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현재 고부가 순위는 중국 1위, 미국 2위, 일본 3위, 독일 4위, 한국이 5위다.

    특히 정부는 K-화학산업 내 M.AX 확산을 위해 소재 설계부터 제조 공정 전반에 AI를 활용한 기술개발 및 기반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소재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AI와 자동화 장비를 연계해 자율 실험 체계를 구축하고 원료 투입부터 중합·분리·후공정·가공에 이르는 공정 전 과정에 AI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최적의 공정 조건과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지능형 공정 제어 시스템을 구현하는 과제를 포함해 기획할 예정이다.

    로드맵 수립을 위해 국내 전문가 80여명이 6개월간 기술 도출 및 수준 분석에 참여했으며 석유화학 기업 연구 책임자들의 검토를 거쳐 실효성 있는 217개의 요소 기술을 마련했다, 이러한 기술들을 시장성과 기술 확보 수준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맞춤형 지원 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번 로드맵을 기반으로 얼라이언스를 통해 과제를 기획하고 2026년 1분기 중 대형 R&D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출범한 '화학산업 혁신 얼라이언스'는 원료-소재-응용-수요 등 전주기를 아우르는 협력모델로 향후 로드맵 이행의 ‘사령탑’과 ‘엔진’ 역할을 맡게 된다. 이와 관련 반도체·미래차 등 9개 분과별로 총 9개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수요 앵커 기업이 핵심소재의 구체적인 핵심 성능 요건을 제시하면 원료-소재-응용 단계에 있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생태계 전반의 핵심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당 성능을 충족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까지 연계하는 방식이다.

    2026년 석유화학 기업들이 최종 '사업 재편 계획서'를 조속히 수립하고 고부가 스페셜티 등으로 사업 구조를 강화 및 확대하며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경우 대한상공회의소가 '2026년 산업 기상도 조사'에서 '흐림'으로 전망한 석유화학은 '점차 갬'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그런 면에서 석유화학 업계에 2026년은 '위기'를 극복하는 한해가 될지 '침체'가 지속되는 시기가 될지 사업 명운이 걸린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용어 설명

    NCC(Naphtha Cracking Center) = 원유 정제 과정에서 얻은 '나프타'를 섭씨 800도 이상 고온에서 열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다양한 석유화학 기초 원료를 생산하는 대형 설비나 공정

    나프타(Naphtha) =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액체 연료로 석유화학 공장에서 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BTX 등을 만드는 대표적인 기초 원료

    에틸렌(Ethylene) =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기초 원료로 플라스틱·섬유·고무·화학제품 생산에 필수

    다운스트림 (Downstream) = 원유를 정제해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사업 단계. 원유를 채굴·운송하는 사업 단계는 업스트림(Upstream)이다.

    포뮬라(Formula) = 가격을 산정할 때 사용하는 공식·수식에 기반한 가격 결정 방식. 즉 고정 단가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서에 '가격 = 기준 지표 × 계수 + 원가 + 마진' 같은 수식인 Formula를 설정해두고 지표가 변동할 때마다 그 수식에 따라 가격이 자동 조정되도록 한 구조.

    PDH(Propane De-hydrogenation) = 플라스틱의 핵심 원료인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설비

    스페셜티(Specialty) =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일반 화학 제품에 사용되는 범용 화학 재료와 달리 특수한 용도나 기능을 위해 설계돼 복잡한 제조 공정을 거치며 첨단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앵커 기업(Anchor business) = 특정 산업이나 지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해당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앵커(Anchor)'는 닻, 정신적 지주를 의미하며 협력업체 등 동반 입주를 유도해 산업단지에 활력을 불어넣는 고용 및 투자 규모 면에서 경제적 파급력을 가진 기업을 지칭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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