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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반월동 열병합발전소 계획 철회… ‘기피시설’ 낙인에 도시 인프라 공백 우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경기 화성정) 의원이 국회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있다. /전용기 의원실
[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초등학교에서 불과 50여미터 떨어진 부지에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려던 경기 화성 반월동 화성진안 공공주택지구 내 시설 계획이 공식 철회됐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화성정)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계획 철회 및 부지 이전을 공식 확인했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또한 대체 부지 검토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전 의원은 “반월동 부지에 예정됐던 열병합발전소 건립 계획 철회와 부지 이전을 공식 확인했다”며 “주민들과 끝까지 목소리를 내고 정부와 관계기관을 설득한 결과, 마침내 건립 계획이 최종 철회됐다”고 설명했다.
이 계획은 당초 2021년 국토부가 발표한 ‘공공주도 3080+’ 일환으로, 화성시 진안·반정·반월·기산·병점동 일원 약 453만㎡에 달하는 3기 신도시 개발계획 내 도시형 에너지 공급시설로 포함됐다.
그러나 반월초등학교와 51m 거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는 격렬하게 반발했다. 화성시와 시의회는 물론, 학부모·교육계·지자체·정치권이 한목소리로 부지 이전을 요구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이번 열병합발전시설 부지 철회는 시와 시민이 함께 이끌어낸 소중한 성과”라고 평가했으며 김인숙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교육장 또한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위협할 수 있어서 우려가 컸던 만큼, 이번 발전소 철회 결정이 반갑다”고 밝혔다.
LH는 철회 방침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초안 설명회 등 후속 절차를 조속히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전용기 의원(오른쪽)이 김윤덕 장관을 만나 반월동 열병합발전소 건립 계획 철회를 확인한 후 전 의원과 김 장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용기 의원실
“열병합은 기피시설인가, 도시 필수 인프라인가” 하지만 이번 철회 결정이 지역 주민의 승리라는 평가 속에서도 국가 에너지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열병합발전소(CHP)는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 에너지 공급 시스템으로, 도시 내 집단에너지 공급을 책임지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유럽, 미국 등 탄소중립 선도국에서는 소각장·하수처리장 등과 함께 도시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시설’로 인정받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지자체가 주민과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우리 집 앞은 안 된다”는 님비(NIMBY) 정서와 미흡한 보상체계가 맞물리며 인천 송도, 서울 마곡, 세종시 등 전국 각지에서 열병합발전소가 ‘기피시설’로 반복 낙인찍혀왔다.
이에 대해 한 에너지 전문가는 “단 한 곳도 조용히 건설된 열병합발전소가 없다”며 “정부가 빠지고 지자체와 사업자만 내세우는 방식으론 주민 설득이 불가능하다. 제대로 된 보상체계와 공식 소통 구조를 정부가 나서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화성특례시의회가 지난 5월8일 진안 공동주택지구 ‘열병합발전소 건립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화성특례시의회
철회는 끝 아닌 시작...제도적 공백 메워야 전용기 의원은 지난 7월 24일 LH와의 면담에서도 “주민과 지자체 동의 없이 위험시설을 설치하는 건 민주주의 원칙에 반한다”며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후 “주민 동의 없는 일방적인 추진은 이제 설 자리가 없다. 끝까지 주민과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열병합과 같은 도시 인프라가 철회될 경우, 대규모 주택단지의 난방·온수 공급 불안정과 같은 후속 문제가 필연적으로 뒤따른다며 “단순 철회가 끝이 아닌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전문가는 “정주 여건을 고려한 지역 맞춤형 보상·이익 공유 모델, 환경정보 공개, 교육자료 제공 등이 병행돼야 설득이 가능하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열병합발전소의 필요성을 공통된 목소리로 설명하고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열병합발전소 논란은 특정 지역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기후 위기 시대를 준비하는 도시가 풀어야 할 공통 과제”라며 “정책의 일관성 없이 설계하고, 반발이 나오면 철회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국가 에너지 계획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