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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 기획] 에너지 고속도로·차세대 전력망·SMR 중점 투자

    송고일 : 2026-01-01

    한국전력의 빛가람 에너지밸리 마이크로그리드 실증 사이트./한전 제공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의 2026년 예산·기금의 총지출 규모는 2025년 본예산(17조 4351억 원) 대비 9.9%(1조 7311억 원) 증가한 19조 1662억 원이다.

    정부조직법 개정(2025년 10월 1일)에 따라 에너지에 관한 사무가 산업통상부 소관에서 기후부 소관으로 변경됨에 따라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산업통상부 소관 일반회계 19개 사업, 에너지 및 자원사업특별회계 32개 사업,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6개 사업,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14개 사업 및 전력산업기반기금 61개 사업 등 총 132개 사업(4조 909억 1800만 원)이 기후부로 이관되었다.

    이 중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올해 2조 6890억 원으로 2025년 대비 33.9% 증가했다. 반면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은 1858억 원으로 2025년 대비 6.6% 감소했다. 전력·원자력 분야 올해 예산을 주요 사업 위주로 분석했다. /편집자주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기후부의 올해 전력·원자력 중점 투자 분야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체계 대전환’을 위한 에너지 고속도로와 차세대 전력망, 소형모듈원자로(SMR)이다.

    국내는 핵심 국가 기간망(345kV 이상) 부족으로 전력의 적기적소 공급에 한계가 많다.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 건설 지연, 호남-충청-수도권 간 연계 송전선로 부족 등으로 발전력의 소비지 송전이 제한되는 것이다. 호남과 다른 지역 북상 연결 송전선로는 2개(345kV 신옥천-세종, 345kV 청양-신탕정)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 신규 투자 시설에 대한 전력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전력망 건설 초기 단계부터 지연이 발생하고, 지자체 간 갈등(수혜지↔경과지, 경과지 간)도 확대되어 한전이 단독으로 대응하기 힘들다.

    또한 계통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발전-소비 입지로 지역별 계통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발전원(특히 재생에너지) 지역 편중으로 일부 지역은 계통 불안정이 만연하다. 지난 2023년 기준 호남에만 원전(한빛#1~6호) 5.9GW, 태양광 8.8GW(전국의 42%)가 있다. 수도권에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가 집중되어 있지만 공급이 곤란한 이유다.

    전력망 선점 후 사용하지 않는(이용계약 체결 후 미착공) ‘전력망 알박기’는 계통 활용성이 낮아 데이터센터 등 실수요자의 피해로 이어진다.

    기존 계통 운영 체계로는 새로운 리스크에 대응하는 것도 힘들다. 재생에너지 확대로 전력계통 운영이 유연성 하락, 회복력 저하 등의 문제에 직면한 것이다. 경부하기에 일부 지역(제주)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상시화하고 있다. 육지(호남)도 최초 발생(2023년, 태양광 2회) 후 출력제어가 확대될 전망이다.

    전력시장 참여자와 급전지시를 받지 않는 발전기가 증가하면서 운영 복잡성 도 증대되었다. 발전사는 2001년 13개 사에서 2022년 5409개 사(한전 PPA 포함 시 약 12만 개)로 대폭 증가했다. 설비용량 20MW 미만으로 급전지시를 받지 않는 비중앙급전발전 설비 비중은 2001년 0.6%에서 2022년 20.4%로 높아졌다.

    아울러 그간 전력계통은 전력부족 대응 중심으로 운영되어 전력과잉 대응에 한계가 있었고, 단기 현안 위주의 계절별(동·하계) 운영 방안만 직전(5월 31일, 11월 15일)에 수립했다. 급전지시를 받지 않는 자원이 많고, 유연성 자원에 대한 투자 유인이 부족한 전력시장 구조는 계통 안정화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2023년 12월 4일 ‘제30차 에너지위원회’에서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 평균 13년(345kV 기준)에서 9.3년으로 30% 단축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출력조절이 가능한 유연화 전원의 비중을 2036년까지 62%로 2배 확대 △기존계획 대비 송전선로 건설 규모 10% 절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전력계통 혁신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때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 추진이 언급되었다. 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기존 한전의 단독 전력망 건설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를 도입해 국가 핵심 전력망을 신속하게 건설(약 3~4년 단축)하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5년 2월 27일 국회를 통과한 이 법은 그해 3월 1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후 9월 26일에 시행되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025년 10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국무총리실 제공

    이에 따라 올해부터 새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전국의 산업단지 등 주요 전력 수요 지역과 재생에너지 등 발전원이 밀집된 지역을 국가기간 전력망으로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력 인프라를 말하며, 송·변전 설비 건설, 초고압 직류 송전(HVDC) 구축, 차세대 분산 전력망 구축 등으로 구성된다.

    2025년 10월 1일 개최된 ‘제1차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위원회’에서 전력망 특별법에 따른 국가기간 전력망으로 총 99개의 송전선로·변전소 구축 사업이 지정된 동시에 서해안 HVDC에 사용될 변환소 건설과 HVDC 실증사업(새만금-서화성 HVDC 선로, 2GW 규모, 220km) 추진을 위한 SPC 설립(2026년) 협력 MOU가 체결되었다.

    특히 HVDC 실증사업은 대용량 전압형 변압기 개발(국책과제)과 밸브·제어기 개발(민간 자체)을 통합해 실제 전력망에 적용하기 위한 사업으로, 2030년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조기 구축을 위한 핵심이다. 총사업비는 약 2조 8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2026년 전력 분야 주요 사업

    기후부의 올해 예산 중 ‘500kV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 기술개발 사업’(120억 원, 신규)이 가장 큰 관심을 모은다. 이는 정부와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일진전기 등 4개 변압기 기업이 공동으로 오는 2027년까지 추진하는 사업으로, 총 560억 원(국비·민간 각 280억 원 분담)이 투입된다.

    전압형 HVDC 변압기는 HVDC 시스템의 핵심 기자재이지만 기술 난도(고전압·고효율 등)가 높아 국내 설계·제작 기술이 부재한 상황이다. 특히 해외 기술 도입 시 해외 제작사의 생산능력 및 일정 등에 따라 국내 HVDC 선로의 적기 준공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

    개발된 500kV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는 새만금-서화성 HVDC 선로에서 실증을 거치게 된다.

    또한 ‘전력계통 대전환을 위한 직류 송배전 감시해석 기술개발 사업’이 74억 원으로, 2025년 대비 64.6% 증액되었다. 이 사업은 1만Hz 이상 고해상도 시각 동기 파형 감시장치로 직류 송배전 기술이 적용된 전력계통에서 발생하는 고주파수 진동을 인지하고 재현하는 감시 기술을 확보하고, 전력계통 안정도 해석 기술을 고도화하는 게 목표다.

    ‘AI 기반 분산 전력망 산업육성 사업’(2171억 원, 신규)과 ‘K-그리드 인재·창업밸리 조성 사업’(245억 원, 신규), ‘분산에너지 활성화 지원 사업’(372억 원, 318% 증가)도 주목된다.

    당초 AI 기반 분산 전력망 산업육성 사업 예산안은 1196억 원이었으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커뮤니티 솔라(주민 참여형 태양광 사업 ‘햇빛소득마을’ 구축 시 ESS 설치 지원, 250개소) 사업(975억 원)이 반영되어 2171억 원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2025년 7월 ‘차세대 전력망 추진단’을 출범하고,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아울러 2023년 6월에 제정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2024년 6월 14일부터 시행됐다.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은 재생에너지, ESS 등 분산 에너지를 AI 기술로 제어해 전력 생산-저장-소비를 최적화하는 지능형 전력망(마이크로그리드)을 의미한다.

    정부는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으로 변동성 자원인 재생에너지에 적합한 전력 시스템을 갖추고, 지산지소를 통해 지역별 전력 수급의 균형을 도모하는 한편 전 세계적인 전력망 현대화 추세를 기회로 활용해 차세대 전력망 산업을 수출 산업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전력망 실증사업을 전남에서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에너지 스타트업이 한국에너지공대, 광주과학기술원, 전남대학교 등 에너지 기업, 대학과 협업하는 ‘K-그리드 인재·창업 밸리 조성 사업’과도 연계되어 있다.

    소형모듈원자로 집중 투자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체계 대전환을 추진하면서도 전원 믹스 구성에서는 원전·재생에너지·수소 등 무탄소 전원을 조화롭게 반영한다는 게 새 정부의 방침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12월 17일 업무보고에서 재생에너지 정책 방향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는 반면 원전 정책 방향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2035 NDC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상세 설계도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6~2040년) 수립 시 재생에너지 간헐성과 원전 경직성 문제 해결을 통한 탈탄소 에너지 믹스 계획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전 정부가 수립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상의 신규 원전 건설(2기) 여부는 대국민 토론회와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확정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고리 2호기의 계속 운전이 승인된 바 있다. 지난 12월 30일에는 새울 원전 3호기가 건설에 착수한 지 무려 9년 7개월 만에 운영 허가를 받아 올해 8월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새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보다 유연하고 현실적인 원전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력원자력 신고리 1, 2호기./한수원 제공

    올해 기후부 예산 중 원자력 분야는 ‘원전 생태계 고도화 사업’(80억 원, 신규) , ‘소형모듈원자로(SMR) 제작 지원센터 구축 사업’(102억 원, 87.8% 증가), 일반회계에 반영된 ‘SMR 혁신제조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81억 원, 신규)이 가장 주목된다.

    탈원전 정책 폐기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4년 2월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개최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그간의 원전 정상화 추진 성과를 발표한 후 원전 생태계 복원 완수(원전산업 질적 고도화)를 위해 일감·금융·투자·R&D 등의 지원을 확대했다.

    올해 기후부 예산에 신규로 반영된 ‘원전 생태계 고도화 사업’이 이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원전기업이 밀집한 경남도와 창원시를 글로벌 SMR 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 SMR 제작 지원센터 구축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2027년까지 창원시 성산구 남지동 창원국가산업단지 확장 구역에 SMR 제작 지원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센터는 SMR 제작에 필요한 첨단 제조 장비를 갖추고, 로봇을 활용해 SMR 제조 기간과 제작비용을 줄이는 핵심기술 개발, 실증·평가, 기업 지원을 하게 된다. 기후부의 올해 예산 중 이 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에 2025년 대비 87.8% 증가한 102억 원이 반영되었다.

    윤 정부는 향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한국형 소형모듈원전 ‘i-SMR’의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증액해 왔다.

    새 정부 들어 기후부도 한국형 SMR(i-SMR) 표준설계인가 획득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2023~2028년, 총 3992억 원)을 추진 중이며, 2026년부터 ‘SMR 혁신제조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2026~2031년, 총 2695억 원)도 착수하는 등 SMR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신규로 추진하는 ‘SMR 혁신제조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은 경남도가 기획한 것으로, 2025년 8월 국무회의와 국가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확정돼 최종 정부 사업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이 사업에서 △초대형 일체화 성형 장비(PM-HIP) 구축 △전자빔용접(EBW) 기술개발 △적층(3D 프린팅) 제조 기술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SMR 소재 제작 기간이 평균 14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들어 SMR 사업의 경제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력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큰 만큼, 올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예산에도 관심이 쏠린다. 원안위의 2026년 예산·기금 규모는 총 2927억 원으로, 2025년(2769억 원) 대비 5.7% 증가했다.

    원안위는 미래 규제 수요에 대비한 연구개발(R&D) 사업에 2025년 대비 174억 원이 늘어난 1191억 원을 지원한다. 특히 SMR에 225억 원을 투입해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의 설계부터 해체까지 전 주기에 걸친 규제 수요에 적기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모든 원전의 ‘설계-건설-가동-계속운전-해체’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안전성을 철저히 확인·점검하기 위한 예산 630억 원을 지원한다. 특히 신청이 임박한 i-SMR 표준설계인가 심사를 내실 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관련 비용 31억 원을 투입한다.

    또한 올해 한빛권 광역지휘센터(전북 부안군) 건설이 완료되면 현장지휘센터 5개, 광역지휘센터 3개 등 전국 총 8개소가 구축되어 대규모 방사능 재난 대비 방재 기반을 완성하게 된다.

    이밖에 공항을 통한 해외 직구 물품의 유입이 늘어남에 따라 인천공항에 방사선 감시기를 확대 설치·운영하기 위한 예산 3억 7000만 원을 투입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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