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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민훈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

투데이에너지
2026-02-06
[인터뷰] 백민훈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

백민훈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이 인터뷰를 마친 후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종수 기자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백민훈 한국원자력연구원 후행원자력기술연구소 소장이 지난 1월 1일 제12대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백민훈 회장은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원자력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며 방사성폐기물 처분연구부장, 후행원자력기술연구소장을 역임하는 등 방사성폐기물 관리 분야의 연구와 정책·기술 발전에 기여해 왔다.

백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원자력 발전소 내 방사성폐기물 저장시설 건설과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부지 선정이 원자력계의 가장 큰 현안이므로 학회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편집자주

최근 전 세계적으로 원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견해는.

먼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 원전을 건설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이제 화석에너지의 시대는 가고 전기에너지의 시대가 왔다. 이동 수단(자동차·열차 등), 냉난방, 가전, 통신, AI 등의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전기에너지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전기에너지는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이 가능한 데, 국내는 원자력(30%)과 신재생에너지(11%)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원자력에너지는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다. 다만 원자력 딜레마인 ‘위험성’은 인식과 심리적 비중이 크다고 본다. 원전을 제대로 이해하면 원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사라질 것이다.

지금 탈원전을 했던 나라들이 다시 원자력으로 유턴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더 원자력을 원하고 있다. 벨기에, 덴마크,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주요국들이 그렇다. 미국과 일본은 가동 정지한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다.

미래에 정말 지금 사용하고 있는 원자력발전 방식(핵분열)보다 더 좋은 발전 방법이 실용화(4세대 원전 + 핵융합발전)되기 전까지는 현재의 원자력발전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주목을 받는 SMR(4세대 선진원자로 등)은 향상된 안전성, 원전 배치(도심·극한 지역), 전력공급(그리드 유연성) 측면에서 효과적인 발전원이다.

그간의 국내 방사성폐기물 정책과 기술 개발에 대한 평가와 함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난 1986년부터 2004년까지 중저준위 방폐물과 중간 저장시설을 위한 부지 선정 작업이 9차례 있었지만 무려 20여 년 만에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장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2004년 ‘제253차 원자력위원회’에서 방사성폐기물 관리 대책이 중저준위 방폐장과 중간 저장시설로 분리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2005년에는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지역 특별법’을 제정해 유치를 공모한 결과 경주, 군산, 영덕, 포항이 도전했는데, 경주가 89.5%로 최종 선정됐다. 2008년에는 방사성폐기물관리법이 제정되고, 2009년에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설립되었다. 2015년 경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운영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 바로 국민적 공감대와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3년에 공론화위원회가 설립된 배경이다. 국민적 신뢰가 약하면 법·제도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2016년에 기본계획이 수립된 이유이다.

이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이 시행되고,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가 출범해 고준위 방폐물 관리를 위한 법·제도적 준비가 되었지만, 정책적으로나 사업의 실행 측면에서 보면 아직 준비하고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방폐물 사업은 국민의 공감대와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이다. 지속적인 정책 시행을 통해 정보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성을 회복하고, 투명한 사업 추진과 정보 공개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국민의 참여 방안과 지원 체계 확립도 필요하다.

기술 개발 측면에서 보면 원자력계의 다른 분야도 비슷하지만, 방폐물 관리시설의 인허가를 위한 기술 개발에 치중하다 보니 우리나라 고유의 실증시설과 자료가 미흡하다. 대형 연구시설, 특히 사용후핵연료를 다룰 수 있는 대형 다목적 핫셀이 없다.

기술 개발 및 사업 인력, 장비·시설 등의 인프라도 여전히 부족하다. 국가 차원(범부처)의 통합적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다.

산학연 공동 기술 개발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국내 산업적 생태계가 열악해 상용화·사업화가 지연되고 해외 기술 도입에 의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방사성폐기물 분야 발전을 위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와 이와 관련한 정책이나 기술 개발 등에 대해 제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먼저 특별법을 보완해야 한다. 현재 고준위 특별법에는 발전소 간 사용후핵연료의 이동 저장을 금지하고 있다. 국내 오래된 원전은 발전소 내 수조의 저장용량이 설계 수명인 30년에 맞추어져 작고, 신규 건설된 원전은 50년 정도 저장할 수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사용후핵연료 관리와 관리의 유연성 확보를 위해서는 발전소 간 사용후핵연료의 이동이 허용될 필요가 있다. 발전소 간의 사용후핵연료의 이동은 이미 상용으로 매우 안전한 기술로 입증되었다.

또한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과 규제 지침을 확립해야 한다. 원자력안전법에 의하면 폐기하기로 결정된(원자력진흥위원회 의결) 사용후핵연료를 고준위폐기물로 간주한다. 현재 국내에는 아직 폐기하기로 결정한 사용후핵연료는 없으므로 법적으로 고준위폐기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의하면 정책적으로는 사용후핵연료를 고준위폐기물로 간주해 심층 처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사용후핵연료의 직접 처분과 재활용(재처리)에 대한 명확한 관리 정책이 제시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이 제정되었기에 사용후핵연료의 관리 정책을 법적으로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에 수용할 수 없는 중준위급의 방사성폐기물(해체폐기물 등에서 발생 가능)은 결국 고준위폐기물과 함께 심층 처분해야 하는 데 이에 대한 관리 정책이 아직 제시되어 있지 않다. 2025년에 고리 1호기 해체가 승인되어 해체 작업이 본격 시행될 예정이므로 이에 대한 준비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 자료(Joint Fact Sheet) 합의 이후 농축·재처리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재처리가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규제적인 측면에서 준비가 미흡하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재처리(재활용)을 위한 법적 근거도 불명확한 상태이기에 이를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재처리(재활용) 기술은 원자력발전소에 연소하고 남은 핵연료(약 95% 이상의 우라늄이 남아 있음)를 처리해 재활용하고, 이를 통해 고준위폐기물의 양과 독성을 감소시키고, 결국엔 처분 부담(처분 면적 등)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원전을 30기 정도 운영하는 나라에서 온전한 핵연료 주기 기술을 확보한다는 에너지 안보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아울러 재처리 기술은 사용후핵연료 최종 관리(심층 처분)에 대한 유연성을 제공한다.

연구용 지하 연구시설(URL) 건설과 심층 처분 기술 실증사업 집중 지원을 위해 건설뿐만 아니라 기술 실증을 위한 충분한 R&D 예산 확보도 중요하다.

관리시설 부지 선정을 위한 지역 협력·지원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을 중심으로 지역 지원·협의체 구성 방안을 준비 중이다.

인력 양성과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통합적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

학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할 일도 많아질 것 같다. 학회의 운영과 주요 사업 계획을 말해달라.

현재 국내 원자력계의 가장 큰 현안은 원자력 발전소 내 저장시설 건설과 중간 저장시설 확보를 위한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부지 선정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와 원자력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현안이기에 우리 학회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제12대 학회장으로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 먼저 우리 학회의 영문학회지인 ‘JNFCWT’를 SCI 국제학술지로 등재하는 것이다. 학회의 학술적 위상을 제고하고 전문 학술단체로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산학연 협력을 통해 방폐물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하고 플랫폼으로 기능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이다.

미래세대 지원과 교육을 통해 방폐물 분야의 인력 양성과 미래세대와의 공감대 형성에도 노력할 것이다.

향후 우리 학회는 안전한 방폐물 관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원자력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방폐물 관리 사업 추진을 위한 지원과 견제 역할을 다해 그동안 원자력발전을 ‘화장실 없는 아파트’라는 오해를 받았는데, ‘화장실이 가장 좋은 아파트’가 되도록 ‘혁고창신’의 신념으로 노력하겠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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