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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기업들, "패널만 팔아선 답 없다"
태양광 거물들, ESS·수소로 '에너지 패권' 조준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3월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Bloomberg)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성숙도가 정점에 달하면서 주요 제조업체들이 단순 패널 제조에서 벗어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는 태양광 발전이 기술적 대세로 자리 잡으며 제품이 범용화(Commoditization)되고 수익성이 낮아진 데 따른 전략적 선택이다.
"태양광 언급 줄고 저장장치 늘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의 투자자 브리핑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업계 6위인 캐나디안 솔라(Canadian Solar)의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저장장치(Storage)'는 62번 언급된 반면, '태양광'은 33번에 그쳤다. 징코솔라(JinkoSolar) 역시 저장장치 언급 횟수가 태양광의 두 배를 넘어섰다.
세계 최대 패널 업체인 론지 그린에너지(Longi)는 이미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장치 분야 글로벌 5대 생산자로 부상했으며, 최근 캐나다 ESS 업체 포티스엣지(PotisEdge)를 인수하며 배터리 사업을 강화했다. 징코솔라의 찰리 차오 CFO는 "내년부터 우리의 비즈니스는 순수 모듈 사업에서 '모듈 플러스 ESS' 사업으로 완전히 전환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마이너스 전력가'의 역설
기업들이 이토록 ESS에 매달리는 이유는 태양광 발전의 폭발적 보급이 가져온 역설적인 상황 때문이다.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하며 전력 가격이 0원 이하로 떨어지는 '마이너스 가격' 현상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경우 낮 시간대의 88% 동안 도매 전력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배터리 비용이 지난 1년 새 26% 하락하면서 '태양광 플러스 저장장치' 시스템은 화석 연료 발전기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낮에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가격이 비싼 아침·저녁 피크 시간대에 판매함으로써 프로젝트 개발업체들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태양광 허싱'은 후퇴 아닌 진화
전문가들은 태양광 업체들이 모듈 사업 비중 축소를 표방하는 '태양광 허싱(Sunhushing)'을 에너지 전환에서의 후퇴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과거 IBM이 PC 사업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계산기에서 반도체 전문 기업으로 진화하며 시가총액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데이비드 피클링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흙값만큼 저렴해진 범용 패널은 미래 전력망의 기본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빠르게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지 못하는 기업은 노키아나 블랙베리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재생에너지는 연료 공급 중단 우려가 없는 만큼, 배터리와 수소를 결합한 태양광 솔루션은 향후 에너지 패권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