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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정유사, 국제유가 '시차 반영' 무시... 국내 기름값 급등 초래 의혹
송고일 : 2026-03-09
서울 시내 셀프 주유소에 설치된 유가 안내판에 9일 현재 기름값이 표시돼 있다./신영균 기자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유가 상승분에 대한 반영 시차를 무시한 채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을 기습 인상해 국내 기름값이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먼저 국제유가를 살펴보면 두바이(Dubai)유는 단기간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현재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항행 차질로 국제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전인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두바이유는 배럴당 70.53달러로 마감했다. 이후 27일에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고조되자 전일 대비 0.71달러 상승한 배럴당 71.24달러를 나타냈다.
현지시각으로 미국-이스라엘이 대규모로 이란을 공습한 2월 28일 오전 이후로는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달 2일 배럴당 80.79달러로 오른 후 지속 상승세를 보이며 6일에는 배럴당 100.42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Brent)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 WTI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브렌트유, WTI는 6일 기준으로 각각 배럴당 92.69달러와 90.90달러로 마감했다.
두바이유, 단기간 배럴당 100달러 돌파
중동 정세 장기화 조짐 · 국제유가 상승세 지속 전망
이러한 상황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선적 예인선 '무사파 2호'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사일 공격으로 격침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투입하는 작전을 논의·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며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여 국제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8일 기준으로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일 대비 5.92원 오른 리터당 1895.32원으로 마감했다. 전국 경유 평균 가격은 더 큰 상승세를 나타내며 이날 전일 대비 7.18원 오른 리터당 1917.73원을 나타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각각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한 주유소들이 다수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리터당 2300원에서 2400원대인 주유소도 꽤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차·택배 기사들은 "기름값이 이렇듯 단기간에 급등하는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행히 정부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최고 가격 지정제' 도입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자 하루에 리터당 100원 넘게 오르던 상승세는 둔화됐다.
운전자가 차량에 셀프 주유하고 있다./출처 KTV 국민방송
이 과정에서 주유소들은 언론과 차량 운전자 등에게 ‘폭리’를 취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한국주유소협회는 정유사가 공급 가격을 하루만에 휘발유 100원 이상, 경유 200원 이상 인상한 것이 1차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유사가 휘발유는 약 1900원, 경유 약 2200원, 등유는 약 2500원 수준으로 공지해 주유소들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특히 석유제품 가격은 유류세가 약 50~60% 차지하며 이를 포함한 정유사 공급 가격이 주유소가 판매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물류 비용 등 복합적 요인이 공급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최근 중동 정세 악화로 유조선 운임과 전쟁 위험 보험료가 동시에 상승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과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분이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가 통상 약 2주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1~2주 후 싱가포르 휘발유·경유 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아울러 주유소 재고 소진, 기존 계약 가격, 경쟁사 주유소 가격 반영 등 요인으로 정유사가 공급 가격을 조정해도 주유소 판매 가격에는 추가로 시차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국내 정유사들은 이러한 시차 없이 국제유가 상승분을 바로 공급 가격에 반영해 휘발유와 경유 가격 급등 현상을 초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를 향해 "평소 국제유가는 2주 정도 시차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 반영되는데 최근 며칠 사이 급등했다”며 “국민들은 석유제품 가격이 오를 땐 빨리 오르고 내릴 땐 천천히 내린다고 생각한다”며 정유사 행태를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기름값에 상한선을 두고 가격을 통제하는 '최고 가격 지정제' 도입 준비를 거의 마쳤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바로 시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