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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트] 신재생에너지, 지속 가능한 성장 위한 '진통'의 시간
풍력발전기 이미지 /픽사베이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주필] 2025년도가 벌써 3분기에 접어들었다. 현재 한국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가장 첨예한 이슈는 무엇일까. 2025년 9월 현재,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전례 없는 성장 기회와 더불어 녹록지 않은 난관에 직면해 있다.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1.7% 달성이라는 목표 아래 숨 가쁘게 달려온 우리나라는 지금, '생산'을 넘어 '안정적인 수용'과 '지속 가능한 확장'이라는 근본적인 과제에 부딪혔다.
특히 ▲전력 계통 안정성 확보 및 인프라 구축 문제, ▲해상풍력 발전의 변곡점과 과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의 실효성과 제도 안착이라는 세 가지 핵심 이슈는 한국 에너지 전환의 성패를 좌우할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늘어나는 발전량, 버티지 못하는 계통’… 전력 계통 안정화, 이제는 선택 아닌 필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생산된 전력을 안정적으로 수용하고 송전할 수 있는 전력 계통의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올른 것.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간헐성'은 전력망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바람이 불지 않거나 해가 지면 발전량이 급감하고, 반대로 생산량이 너무 많아도 송전선로 부족으로 인해 전력을 모두 받아들이지 못하는 '출력 제어' 사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5년에는 원자력 및 신재생 발전 증가에 따른 송전 선로 부족 문제가 언급될 만큼, 발전된 전기가 제때 소비자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병목현상은 경제적 손실은 물론, 에너지 전환의 회의론을 확산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 전력 시스템의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은 전체 전력망의 주파수와 전압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이는 국가 전체의 전력 공급 안정성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에너지 저장장치(ESS)의 대대적인 확충,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구축을 통한 전력망 효율화, 가스복합발전 등 '유연성 자원'의 확보, 그리고 장거리 대용량 송전에 유리한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도입 등이 다각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발전 인프라 확충만큼이나 송배전 인프라 고도화와 계통 유연성 확보에 대한 투자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가 됐다.
‘대규모 잠재력 뒤에 숨은 난관들’… 해상풍력, 한국형 성공모델 절실
한국의 해상풍력 산업은 2025년을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삼면이 바다인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대규모 발전이 가능하고 육상에 비해 주민 수용성 문제가 덜한 해상풍력은 한국의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서남해와 동해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해상풍력 단지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글로벌 주요 해상풍력 개발사들의 관심 또한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해상풍력의 전망 뒤에는 녹록지 않은 현실적인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첫째,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고난도의 해상 건설 기술은 사업의 경제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만든다. 둘째, 복잡하고 장기간 소요되는 인허가 절차는 사업 지연의 주된 원인이 된다. 해양환경영향평가, 어업권 협의, 항로 안전성 검토 등 다양한 부처와 이해관계자들의 조율 과정은 사업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업권 침해 논란을 비롯한 '주민 수용성' 확보 문제다. 해상풍력 단지 건설이 어민들의 조업 활동에 지장을 주거나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사업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된다. 효과적인 갈등 관리 메커니즘 구축과 지역 사회와의 상생 모델 개발 없이는 해상풍력의 대규모 확산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해상풍력 발전 설비의 국내 부품 및 기술 국산화율을 높여 국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 역시 시급한 과제다.
‘선언적 목표를 넘어 실질적 이행으로’… 정책 실효성 확보 및 제도 안착의 필요성
한국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1.7%로 확대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및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제도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보급 확대를 유도해 왔다 . 2025년 금융지원사업 공고를 통해 시설 및 생산 자금 지원 등 투자 유인책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
하지만 이러한 정책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가장 큰 문제는 '정책의 일관성 및 예측 가능성 부족'이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제도가 수시로 바뀌면서, 사업자들은 장기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안정적이고 일관된 정책 프레임워크가 부재하면 시장의 신뢰를 얻기 힘들며, 이는 결국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아직 화석연료 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 문제'는 정부 지원 없이는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게 만든다. 보조금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자생력을 갖추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점진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동시에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여 사업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 국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지역 사회와의 소통 강화, 투명한 정보 제공 또한 정책의 중요한 부분이 돼야 한다.
전환의 시대, 지혜로운 해법을 기대하며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고도화를 요구받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전력 계통 안정화, 해상풍력의 성공적 개발, 그리고 정책의 실효성 확보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과제이며,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이 세 가지 난제를 얼마나 현명하고 통합적으로 해결해 나가느냐에 따라, 한국이 진정한 에너지 전환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지가 판가름 날 것이다. 지혜로운 정책 결정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