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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재생에너지 확대 가로막는 다층적 제약 존재"
송고일 : 2026-04-12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2월 말 중동에서 촉발된 군사적 긴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석유·가스 공급 차질을 유발하며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12일 '‘중동 전쟁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보고서에서 이번 중동 위기가 곧바로 재생에너지 전환의 가속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진단하고 구조적 제약을 분석, 실천 과제를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중동 전쟁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을 재확인시키며 재생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며, 그러나 단기적 충격이 곧바로 재생에너지 전환의 가속으로 이어지기에는 여러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28일 이후 일부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은 주요 생산·수송 경로에 직접적 영향을 끼쳤고, 그 결과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각국의 에너지 안보 우려가 커졌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재생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전 세계적으로 부각시켰다고 평가하면서도, 단기적 충격만으로는 구조적 제약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출처 산업연구원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는 다층적 제약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화석연료 가격 상승은 재생에너지의 상대적 매력을 높이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재생 프로젝트의 자본비용을 올려 투자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 둘째, 재생에너지·전기화가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핵심광물(구리·리튬 등)의 공급병목은 단기간 해소가 어렵다. 신규 광산과 정제시설 확충은 수년에서 수십 년이 소요될 수 있으며, 정제·제련의 지역 집중도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심화시킨다. 셋째, 재생에너지는 단순 설비 추가만으로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전력망 확충·저장·백업 등 시스템 통합비용과 규제·인허가 개선 등 제도적 준비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또 한편으로 이번 위기가 화석연료의 단기 대체 수요를 촉발해 석탄·가스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을 경고했다. 즉, 에너지 공급을 우선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재생에너지로의 즉각적 전환을 지연시킬 수 있다. 아울러 AI·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 급증 요인도 전환 여건을 복잡하게 만든다.
산업연구원은 전환을 실효성 있게 앞당기기 위해 세 가지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재생에너지 투자의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차액결제계약(CfD)·장기 고정가격 계약 등 투자 안정화 수단과 정책금융을 통한 리스크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둘째, 지금까지의 재생에너지 확대가 주로 수요 증가에 따른 ‘에너지 추가’에 머문 점을 지적하면서, 실질적 전환을 위해선 수요 억제와 화석연료 사용 감축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 핵심광물의 조달·비축을 위한 자원 외교와 국제 공조,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하는 한편 전환 과정에서도 화석에너지의 공급 안정성은 관리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았다.
이번 보고서는 에너지 안보 위기가 재생에너지 전환에 대한 정치적·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전환 성과는 금융·공급망·전력 인프라·수요관리 등 다층적 준비의 수준에 달려 있다고 결론지었다 . 따라서 정부와 산업계는 단기적 시장 충격에 대응하는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 제도 정비와 인프라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에너지·환경 분야 전문가는 “지정학적 위기는 전환 의지를 자극하지만, 정책의 지속성과 국제협력 없이는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보고서가 권고한 차액결제계약 등은 투자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재정·금융 여건과 전력망 확충 계획이 동반돼야 실효를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동 사태는 재생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분명히 드러냈다. 다만 산업연구원은 이 기회를 실질적 전환으로 연결하려면 재정·금융제도 개편, 핵심광물 공급망의 구조적 대응, 전력 시스템 통합을 위한 인프라 투자와 수요관리 정책이 종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용어 설명
ㆍ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함께 화석연료 의존을 줄여 에너지 시스템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과정.
ㆍ에너지 추가(Energy Addition)=재생에너지가 기존 에너지 소비를 대체하지 않고 전체 수요 증가를 충당하기 위해 추가되는 현상으로, 진정한 전환과 구분되는 개념이다.
ㆍ차액결제계약(Contract for Difference, CfD)=발전사업자의 수익을 안정시키기 위해 시장가격과 사전에 정한 기준가격의 차액을 정산해 주는 제도로, 재생에너지 투자 안정화 수단으로 활용된다.
ㆍ장기 고정가격 계약(Long-term fixed-price contract)=발전량 또는 연료 구매에 대해 장기간 고정된 가격을 보장하는 계약으로 투자 리스크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ㆍ핵심광물(critical minerals) 병목=재생에너지·전기화에 필요한 구리·리튬 등 전략적 광물의 공급 제약으로, 생산·정제 역량과 지정학적 집중도가 부족할 때 발생하는 리스크를 말한다.
ㆍ공급망 다각화(Supply-chain diversification)=특정 국가·지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조달원·정제·재활용 경로를 분산시키는 전략으로, 에너지 안보 강화 수단으로 제시된다 .
ㆍ전력망 통합 비용(system integration cost)=재생에너지를 기존 전력 시스템에 연결하면서 발생하는 송배전망 증설, 저장, 백업, 인허가·규제 개선 등 총체적 비용을 의미한다.
ㆍ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는 것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재생에너지의 전략적 가치가 재평가된다.
ㆍForce Majeure(불가항력)=천재지변이나 군사 충돌 등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 불가능한 사유로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할 수 없을 때 적용되는 법적 근거.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