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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핀란드 온칼로 사용후 핵연료 영구 처분장 가동 임박
송고일 : 2026-04-13
핀란드의 온칼로(Onkalo) 사용후 핵연료 영구 처분장. /출처 나무위키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핀란드의 온칼로(Onkalo) 사용후 핵연료 영구 처분장 가동이 임박했다는 소식이다. 국내외 여러 매체에 따르면 핀란드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사용후핵연료의 영구 처분을 현실화하려는 시험대에 섰다.
포시바(Posiva Oy)가 서부 해안 올킬루오토 섬에 완성한 ‘온칼로(Onkalo)’는 지하 약 400m의 기반암에 사용후핵연료를 매립해 수만 년에 걸친 격리를 목표로 하는 시설이다. 당국은 수개월 안에 운영 허가를 내줄 것으로 예상하며, 시설은 2120년대까지 운영될 계획이다.
온칼로 프로젝트는 2004년 착공 이후 수십 년간의 연구와 건설 끝에 약 10억 유로가 투입된 대규모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설계 핵심은 다중 방벽 전략이다.
사용후핵연료는 먼저 구리로 된 밀봉 용기에 담긴 뒤, 물을 흡수·팽창하는 벤토나이트 점토로 둘러싸여 격리된다. 최종적으로 이러한 완충층과 안정한 기반암이 결합해 방사성 물질의 외부 유출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운영사의 설명이다. 전체 시설의 수용능력은 약 6500톤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부분 국가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임시 저장해오며 영구 처분은 실현되지 못했다.
원자로에서 회수된 핵연료는 수년간 수조에서 냉각한 뒤 건식 저장 용기에 보관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일부 국가는 재처리를 통해 우라늄·플루토늄을 회수하지만, 비용과 핵확산 위험이 상존한다. 반면 온칼로는 ‘깊은 지질학적 처분’ 방식을 택해 지상에서 벌어지는 위협(테러·사고·인적 오류)을 분산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과학적 설계에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수만 년의 시간 범위에서 지질학적 안정성이 유지될지, 구리 용기의 장기 부식 메커니즘은 어떻게 전개될지, 지하수의 이동과 화학적 상호작용은 얼마나 예측 가능한지 등 기술적 질문들이 있다. 특히 방사성 독성이 수만 년에 걸쳐 유지되는 만큼, 향후 인간 사회가 처분지를 어떻게 인지하고 접근을 차단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윤리적 질문도 동시에 제기된다. 핵 기호학 분야에서 '1만 년 표지'를 만드는 시도는 바로 이러한 문제를 반영한다.
사회적 수용의 문제도 결코 단순하지 않다. 온칼로 인근의 에우라요키 지역 주민 상당수는 원자력 관련 산업에 종사하며 입지를 수용한 배경에는 지역 고용과 경제적 이익이 작용했다.
핀란드는 1994년부터 자국 내에서 발생한 핵폐기물을 자국에서 책임지도록 법제화했고, 포시바는 원전 운영사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별도 법인으로 운영·관리 책임을 지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 안전성 불확실성과 윤리적 문제를 들어 신중한 접근을 요구한다.
국제적 관점에서 온칼로의 성패는 중요하다. 성공적으로 안정성을 입증하면 심층 지질처분은 다른 국가의 핵폐기물 정책에도 실무적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 반면 예상치 못한 기술적 문제나 사회적 반발이 발생하면 후속 국가들의 처분 결정은 더욱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핀란드가 향후 제한적으로 외국 폐기물을 수용할 수 있다는 언급을 한 점은 국제적 논쟁을 불러올 여지도 있다.
온칼로는 단순한 기술적 시설을 넘어 '수만 년 책임' 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실험이다.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원자력의 역할이 재조명되는 가운데, 핵폐기물 처분 문제는 에너지 전환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향후 온칼로의 운영 성과와 투명한 데이터 공개, 독립적 규제와 국제적 검증이 향후 핵폐기물 관리의 표준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다.
■ 용어 설명
ㆍ사용후핵연료= 원자로에서 에너지 생산을 마친 핵연료로, 방사능이 높아 장기간 격리가 필요한 물질.
ㆍ영구 처분(심층 지질처분)= 방사성 폐기물을 깊은 지하의 안정된 암반층에 영구히 매설해 장기간 격리하는 방식.
ㆍ벤토나이트= 흡수성·팽윤성을 가진 점토로, 지하 처분에서 완충재(방사성 물질과 외부 환경 사이의 장벽)로 사용됨.
ㆍ다중 방벽(Multi-barrier)= 용기, 완충재, 기반암 등 여러 층을 결합해 방사성 물질의 이동을 차단하는 안전 설계 개념.
ㆍ구리 용기= 사용후핵연료를 밀봉하는 금속 용기 중 하나로, 장기 부식성 평가가 핵심 연구 대상임.
ㆍ건식 저장= 수분을 제거한 용기에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지상 저장 방식.
ㆍ재처리=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플루토늄 등을 분리·회수해 재사용하거나 폐기물량을 줄이는 공정.
ㆍ핵 기호학(nuclear semiotics)= 미래 인간에게 위험을 경고하기 위한 상징·언어 체계를 연구하는 학문.
ㆍ기반암(Host rock)= 처분시설의 안전성을 좌우하는 지하의 암반층.
ㆍ회수성(Retrievability)= 처분 후 일정 기간 동안 폐기물을 꺼낼 수 있는 설계여부.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