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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기획-下] '사후 정산제' 폐지 시 주유소 '가격 리스크 관리' 난항 불가피
송고일 : 2026-04-16
운전자가 승용차에 셀프 주유하고 있다./신영균 기자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최근 당정이 '사후 정산제'를 폐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주유소의 '가격 리스크 관리' 수단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정유사가 원유를 도입해 제품 공급 시까지 통상 4주에서 8주 가량이 소요되고 이 기간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크게 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사후 정산제' 폐지 시 주유소들은 '가격 리스크 관리'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가격 변동성 확대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수도 있다.
이러한 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현재 대부분 주유소들은 석유제품 구매 시점에 공급 가격을 확정하는 '판매 시점 확정가' 방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음에도 '사후 정산제'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간과한 채 당정이 '사후 정산제'가 유통 구조를 왜곡하고 주유소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공정 거래'라는 정치적 논리를 부각해 폐지 수순으로 몰아가는 형국이다.
'사후 정산제' 폐지 시 가격 변동성 · 소비자 부담 증가
'혼합 판매 방식' 전환 시 가짜 석유 증가 · 품질 저하 우려
앞서 당정은 '사후 정산제' 폐지 시 주유소 간 경쟁이 형성돼 소비자 가격이 자연스럽게 인하되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당정이 주장한대로 '사후 정산제' 폐지 시 가격 투명성은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단기적으로 가격 인하 압력이 발생해 소비자들은 기름값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다만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이 즉시 반영되고 가격 완충 장치가 사라져 소비자는 가격 인상을 더 빠르고 더 크게 체감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수도권 주유소에서 승용차에 주유를 하고 있다./신영균 기자
'전속 거래제' 또한 '혼합 판매 계약 방식'으로 전환 시 주유소는 가격이 더 싼 정유사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그 결과 정유사 간 가격·조건 경쟁이 발생해 소비자 가격에 대한 하방 압력이 작동할 수 있다. 소비자는 선택권이 확대돼 다양한 브랜드의 휘발유와 경유를 주유할 수도 있다. 다만 정유사 간 출혈 경쟁이 심화돼 특정 시점 이후에는 가격이 재상승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하나 장기적으로는 시장 불안 구조가 연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주유소 입장에서도 시장 변동성과 구조적 불균형에 대응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품질 관리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모호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여러 정유사의 휘발유나 경유가 혼합될 경우 가짜 석유와 품질 저하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려워지게 된다. 이외에도 정유사가 수조 원을 들여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와 마케팅 효과가 희석돼 정유사는 시설 투자에 대한 의지가 꺾일 수 있다. 이는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할인 행사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망에 따라 '사후 정산제'는 '완전 폐지'가 아닌 제도 축소와 시장 대응 사이에서 절충안이 마련되며 '선택적 유지'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K에너지·GS칼텍스·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와 주유소는 이번 협력안에 예외 조항을 포함했다. 이는 주유소가 요청 시 '사후 정산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항이다.
업계에서는 상당수 주유소가 기존 방식대로 '사후 정산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로 인해 당정이 그간 졸속 행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했음을 자인하는 셈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속 거래제'도 기존 방식을 60% 수준까지 비중을 낮추는 혼합 계약으로 전환이 추진되는 상황이나 이 또한 현실적인 부분을 심사숙고해 소비자와 업계의 '상생'을 위한 방향으로 결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용어 설명
사후 정산제 = 정유사가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우선 공급하고 일정 기간 후 국제 기준 가격 등에 따라 정산하는 방식
전속 거래제 = 주유소가 특정 정유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정유사 석유제품을 공급·판매하는 계약 방식으로 시설 등을 지원받는 대신 일정 기간 동안 다른 정유사 제품은 취급할 수 없는 구조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