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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연료 보조금으로 에너지 위기 자초
송고일 : 2026-04-17
유럽, 연료 보조금으로 에너지 위기 자초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유럽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확산되자, 유럽 정책 입안자들이 앞다투어 연료세 인하와 보조금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봉책이 에너지 소비 절감을 방해하고 공급망 병목 현상을 악화시켜, 결국 더 큰 경제적 파국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전문지 더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보도에 따르면, 아일랜드 정부는 정유소와 항만을 봉쇄한 저속 주행 시위대에 굴복해 5억 유로 규모의 연료세 인하를 결정했다. 스페인과 폴란드가 이미 유사한 조치를 도입했으며 독일도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 집행위원회 역시 국가 보조금 규정 완화를 검토 중이나, 이는 시장의 수요 조정 기능을 마비시키는 악수(惡手)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정치적 압박에 눈 감은 경제 원칙
유럽 정책 입안자들의 보조금 행렬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고육책이지만, 경제적 근거는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실질 가치로 따진 오늘날의 휘발유 가격은 2015년 이전 10년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며, 전체 소비 바스켓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은 표심을 의식해 시장 가격을 인위적으로 억누르며 에너지 전환의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
수입 의존도 높은 디젤·항공유 직격탄
진짜 문제는 유럽이 순수입에 의존하는 디젤과 제트 연료(등유)다. 유럽은 하루 소비하는 디젤 660만 배럴 중 120만 배럴을 수입하며, 그 절반이 현재 봉쇄된 중동에서 온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는 걸프 지역의 LNG를 유럽으로 돌려 위기를 모면했으나,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 자체가 막혀 항로를 변경할 유조선조차 없는 실정이다.
보조금이 부채질하는 수급 불균형
공급 절벽으로 인해 원유 대비 정제 제품의 가격 프리미엄인 '크랙 스프레드'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 ICIS에 따르면 디젤은 배럴당 60달러, 제트 연료는 무려 100달러까지 부풀어 올랐다. 공급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을 정상화하려면 수요를 강제로 줄여야 하지만, 각국 정부의 가격 상한제와 보조금은 오히려 수요를 떠받치며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의 경제 성장이 전망치를 밑돌고 있다고 우려했으며, IMF 또한 성장률 전망을 1% 초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정부들이 과거의 위기에서 배운 것이 없다"며, 인위적인 가격 통제가 결국 재고 소진과 더 큰 가격 폭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