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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국내 석유산업 '규제' 위주에서 '에너지 안보' 재정립 시급
이달 4월 초 쿠웨이트 국적 원유 운반선 '알살미(Al-Salmi)'호가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아 선체가 파괴된 상태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출처 VOA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란은 전면전 재개 가능성을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휴전이 3주 연장됐으나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이란의 지원으로 건설된 헤즈볼라의 역대급 지하 터널을 찾아내 폭파했다. 이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정상화는 요원해진 상황이다.
이번 중동 전쟁을 통해 국내 석유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은 여실히 드러났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동산 원유를 70%가량 수입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 원유 수입 제제로 고착화됐다. 최근 정부는 대통령 특사단이 UAE 등 산유국에서 2억 7300만 배럴의 원유를 도입하기로 확정했으며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 등을 활용하면 원유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이에 국내 석유산업을 '규제' 위주에서 '산업 진흥'과 '에너지 안보'로 인식하고 이를 재정립하는 정책 전환이 시급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대한석유협회가 28일 여의도 TP타워 3층 컨퍼런스룸에서 '2026 기자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날 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환영사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원유 수급 차질에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높은 시기"라며 "국내 석유산업은 대표적인 수출 산업이며 정유사들은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수출액 7,097억 달러 가운데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석유제품을 6.4%인 455억 달러 가량 수출했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국내 전체 수출액 6,836억 달러 중 석유제품이 629억 달러를 수출하며 수출 품목 2위를 기록했다. 박주선 회장은 "이러한 현실임에도 국내 정유업계에 대한 왜곡된 사실이 만연하고 국민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확한 실상 파악과 정보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등 수출 '호평'... 석유제품 수출 '간과' 인식 고착화
휘발유 · 경유 세전가격, OECD 23개국 평균 대비 리터당 307원 저렴
이에 공감되는 부분은 국내 정유업계가 이를 통해 고용 창출 약 43만명 등 국가 발전과 국민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국민 시각에서 민감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OECD 23개국 평균보다 낮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휘발유는 국내 세전 가격이 OECD 평균 대비 리터당 307원 가량 낮으며 경유는 리터당 306원 낮다. 그 결과 국내 소비자들은 이렇듯 저렴한 휘발유와 경유 세전 가격으로 연간 약 11조 8,000억원 가량 유류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동 전쟁 이후 국내 정유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이어 국세청과 검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 특히 손실 감수액 전액 보전이 불투명한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 가격제' 시행과 '사후 정산제' 및 '전속 거래제' 개선 등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강경 조치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이 '글로벌 석유시장의 수급 탄력성과 국내 석유산업의 이해'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신영균 기자
한편 이날 '2026 기자 아카데미'에서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글로벌 석유시장의 수급 탄력성과 국내 석유산업의 이해'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 "국내 경제 성장 필수인 연료 공급업에 대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또한 "정부가 석유 비축유 확보 자체와 물량 확대 정책보다 원유 수급 차질 발생 시 이를 국내 정유사에 신속하고 원활하게 공급하는 구조로 전반적인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