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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정유업계, LPG 수급 경고등
SK가스의 LPG 탱크로리가 운행하고 있다./SK가스 제공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원유와 LNG 수급에 차질이 발생한 상황에서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는 LPG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이 정제 공정에서 생산하는 석유제품 가운데 LPG 평균 수율은 지난 2024년 2.3%로 나타났다. 2025년에는 2.4%로 소폭 상승했으나 지난해 기준 휘발유 14.6%, 경유 27.6%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수급 차질 사태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된 나프타 생산 평균 수율이 23.2%인 점을 감안해도 낮은 수치다. 이는 SK가스와 E1 등 LPG 수입 양사가 국내 시장을 사실상 양분한 구조적 측면이 결정적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양사는 LPG 물량 대부분을 북미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그로 인해 중동 전쟁이 발발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음에도 수급에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반면 국내 정유사는 LPG 생산 수율이 낮은 상황에서 원유 도입마저 차질이 발생해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최근 정유사들이 SK가스에 LPG 물량에 대한 추가 판매를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그간 SK가스와 거래가 미미한 HD현대오일뱅크가 LPG 판매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다만 SK가스는 사전에 계획된 적정 물량을 수입해 운영하며 재고를 관리하는 실정이라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내 정유사 LPG 생산 평균 수율 2.4%
E1, 타사 충전소와 '교환 거래' 일시 중단
E1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E1은 LPG 부탄에 대한 '교환 거래'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특히 4월 24일부터 5월 5일까지 인천기지에서 일부 출하 중단을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E1과 계약한 충전소에는 기존처럼 정상적으로 부탄을 공급 중이나 정유사 폴을 달고 영업 중인 충전소와는 '교환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이는 자본 시장 구조상 당연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E1 LPG 인천 기지/E1 제공
특히 정유사와 계약한 충전소들이 최근 평소보다 많은 물량을 E1 기지 등에서 공급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E1은 부탄 수급 상황이 타이트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여수와 울산, 인천 등 지역에서 영업 중인 충전소들이 운송비 등 물류비를 절감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라도 인근 LPG 기지에서 부탄을 공급받는 구조였다.
E1은 이러한 '교환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이나 여유 물량이 확보되고 수급 상황이 개선된다는 가정 하에 5월 5일 이후에는 '교환 거래'를 다시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유사와 계약한 충전소들이 E1 인천기지에서 재차 평소보다 많은 물량을 공급받으려고 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현실이 될 경우 E1은 자사와 계약한 충전소에 적정한 물량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에 '교환 거래' 일시 중지 카드를 또 꺼낼 수 있다. 이에 현재 국내 정유4사는 LPG 부탄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 용어 설명
나프타(Naphtha) = 원유를 증류할 때 휘발유와 등유 사이에서 추출되는 혼합물로 에틸렌·프로필렌 등 화학제품을 만드는 석유화학 산업의 가장 기초적인 원료
에틸렌 =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핵심 기초 원료. NCC에서 생산된 에틸렌을 중합해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에틸렌을 만든다.
프로필렌 = 플라스틱·합성섬유·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핵심 기초 원료. NCC에서 생산된 프로필렌을 중합해 자동차 부품, 배터리 분리막 등 제품인 폴리프로필렌을 만든다.
NCC(Naphtha Cracking Center) = 나프타 분해 시설로 나프타를 고온에서 분해해 석유화학의 기초 유분인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을 생산하는 설비다. '석유화학의 쌀'을 만들어내는 핵심 공정
폴(pole) = 정유사 브랜드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주유소 네트워크나 계열 구분을 의미한다. 원래는 간판을 의미하는 Sign Pole에서 유래했다. 주유소 입구에 세워진 브랜드 기둥인 폴 사인에서 나온 말로 현장에서 확장돼 통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