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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도 폭염에 갇혔다"… 인도의 낡은 규제가 가로막은 '에어컨 혁명'
"47도 폭염에 갇혔다"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섭씨 47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폭염이 인도 대륙을 덮치면서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폭염을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차세대 냉매 기술은 인도의 시대착오적인 규제 장벽에 가로막혀 있어, 전력망 붕괴와 가계 경제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Bloomberg)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 인도의 전력 생산량은 256.1기가와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10년대 초반보다 두 배나 높은 수치로, 소득 증대와 기온 상승이 맞물려 에어컨 보급이 급증한 결과다. 현재 인도의 에어컨 설치 가구는 10% 수준이나, 2030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2,800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어 전력망에 가해지는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가스 교체가 전력 위기 해결사"… 프로판(R290)의 위력
에너지 전문가들은 현재 인도의 에어컨에서 흔히 쓰이는 냉매(R32) 대신 프로판(R290)을 사용하면 전력 위기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2024년 인도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프로판 에어컨은 기존 제품보다 전력을 약 25% 적게 소모한다. 만약 인도가 프로판으로 전격 전환한다면, 2035년 피크 시간대의 수요를 수십 기가와트 줄일 수 있으며 이는 필리핀이나 스위스 전체의 발전량과 맞먹는 규모다.
탄소 배출은 이산화탄소의 225분의 1… 환경과 실리 모두 잡는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프로판은 압도적이다. 기존 냉매인 R32 1톤은 이산화탄소 675톤에 달하는 온실 효과를 유발하지만, 프로판은 단 3톤에 불과하다. 또한 구입 비용이 매우 저렴해 인도 서민들의 냉방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이미 유럽연합(EU)과 중국은 국제 표준 개정에 발맞춰 발 빠르게 프로판 에어컨으로 전환하고 있다.
요리용 가스는 권장, 에어컨은 금지?… 모순된 안전 잣대
문제는 인도의 해묵은 규격 기준이다. 인도 정부는 프로판의 가연성을 이유로 에어컨 내 사용량을 극히 소량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주도하는 요리 현대화 캠페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인도 가정에서 흔히 쓰이는 LPG 가스통은 에어컨 허용량의 15배에 달하는 가스를 담고 있으며 실제 폭발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반면, 전 세계에 보급된 1,000만 대 이상의 프로판 에어컨 중 화재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업계에서는 인도가 상상 속의 폭염 폭발 위험보다 눈앞의 살인적인 열기를 더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4억 인구의 생존이 걸린 폭염 대책을 위해 인도 정부가 낡은 규제를 풀고 '저비용·고효율' 냉방 솔루션을 전폭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