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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뒤늦은 냉매 전환, 현장은 준비됐는가 

투데이에너지
2026-05-11
[기자수첩] 뒤늦은 냉매 전환, 현장은 준비됐는가 

임자성 기자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정부가 수소불화탄소(HFCs)를 오존층보호법상 특정물질로 공식 편입하고 쿼터제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2016년 몬트리올 의정서 키갈리 개정 이후 10년 만의 국내 이행 조치다. 늦었지만, 방향은 맞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이산화탄소의 수백에서 수만 배에 달하는 HFCs를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이번 규제 강화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었다.

그런데 규제의 문이 닫히는 속도와 업계의 전환 준비 속도가 과연 맞아 떨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쿼터제가 시행되면 신규 HFCs 의 제조·수입은 정부가 배정한 물량 안에서만 가능해진다. 자연스럽게 업계는 재생 냉매나 저(低)GWP 대체 냉매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업계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문제는 ‘속도’와 ‘비용’이다.

재생 냉매 인프라를 갖추려면 회수 장비 도입, 재처리 시설 확충,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저GWP 냉매로의 기술 전환은 기존 설비 교체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이야 버틸 체력이 있지만, 냉매 충전·회수를 생업으로 삼는 중소업체들에게 이 비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더욱이 쿼터 물량이 줄어들수록 냉매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 압력도 함께 커진다. 현장 기술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수치로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정부가 ‘전환하라’는 신호는 명확히 보냈다. 하지만 전환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청사진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보조금 지원 규모도, 기술 교육 인프라도, 재생 냉매 유통망 확대 계획도 구체적인 윤곽이 보이지 않는다. 유럽이나 일본처럼 냉매 전환 선진국들이 규제와 지원을 동시에 설계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규제는 방향을 정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이 따라올 수 있어야 비로소 정책이 된다. 업계의 연착륙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규제 시행과 같은 속도로 움직여야 할 이유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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