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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유가 없다"… 여름 휴가 앞두고 전 세계 항공편 취소 대란
여름 휴가 앞두고 전 세계 항공편 취소 대란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이란 전쟁으로 인한 중동발 항공유 공급 절벽이 현실화되면서 올여름 글로벌 휴가철 전력에 비상이 걸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항공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항공사들은 수천 편의 운항을 취소하고 항공 요금을 대폭 인상하는 등 고육책을 쏟아내고 있으며, 일부 항공사는 파산에 직면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Bloomberg)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전쟁의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수송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 항공유 및 등유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중동발 공급망이 마비되었다. 이에 따라 유럽의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아시아 정유 시설 가동 위축… 6월 재고 ‘위험 수위’
특히 아시아와 유럽의 타격이 심각하다. 아시아 정유사들의 4월 항공유 생산량은 전쟁 전보다 하루 50만 배럴 이상 감소했으며, 항공유의 40%를 수입에 의존하는 유럽은 6월 중 재고가 바닥날 위기에 처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공급 대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부 공항에서 물리적 연료 부족이 발생해 항공편 취소와 수요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항공사 ‘헤지 실패’로 비용 폭격… 스피릿 항공은 결국 파산
항공유는 항공사 운영비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핵심 항목이다. 연료 가격을 미리 고정하는 '헤지(Hedging)'를 중단했던 미국 항공사들은 이번 가격 폭등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아메리칸 항공은 올해에만 40억 달러(약 5조 4천억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되었으며, 저비용 항공사(LCC)인 스피릿 항공은 연료비 상승과 정부 구제 금융 실패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이달 초 문을 닫았다.
"해외 가려면 150만 원"… 유류 할증료·수수료 줄인상
비용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여행 비교 사이트 카약(Kayak)에 따르면 미국의 국제선 왕복 항공권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16% 오른 1,101달러(약 150만 원)를 기록했다. 홍콩 캐세이퍼시픽은 장거리 왕복 유류 할증료를 350달러까지 인상했다. 유나이티드 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연말까지 가격 인상을 통해 연료비 증가분을 100% 회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고운임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루프트한자 2만 편 취소… "보상 규정 확인해야"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사들은 이미 여름철 운항 일정에서 930만 석(약 4%)을 삭제했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수익성이 낮은 단거리 노선 2만 편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전쟁 등 예외적 상황에 의한 취소는 항공사의 보상 의무가 면제될 수 있으나, 유럽(EU) 소속 항공사의 경우 14일 이내 취소 시 규정에 따라 최대 600유로의 보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 승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