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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창-신원주 송전선로 사업, 제천에만 희생 강요”
[에너지신문] 한전이 추진 중인 ‘345kV 신평창-신원주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엄태영 의원(국민의힘)은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천시 경유안 선정 과정에서 △내부 규정 위반 △주민 의견 수렴 배제 △지역 간 형평성 상실 △‘답정너’식 경로 선정 등 심각한 절차적 정당성 훼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입지선정 전 주민설명회’ 위반...“요식행위 전락”
한전의 내부 지침인 ‘전력입지영향평가 시행기준’에 따르면 송전선로 입지 선정 용역에 착수하기 전 반드시 주민설명회를 열어 사업의 필요성과 절차를 공유해야 한다. 이는 갈등이 예견되는 사업에서 주민의 신뢰를 우선 확보하기 위한 핵심 장치다.
하지만 한전은 2024년 5월 30일 용역 계약을 체결한 바로 다음 날인 31일 용역에 착수했다. 실제 주민설명회는 용역 착수 후 4개월이나 지난 9~11월에서야 뒤늦게 이뤄졌으며, 이조차도 대다수가 이장만 참석한 소규모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AI가 생성한 송전선로 이미지.
◆주민 대표성 결여...피해 지역 목소리 외면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에서도 제천 지역은 소외됐다는 게 엄태영 의원의 주장이다. 지난해 3월 위원회 구성 당시 영월과 횡성은 각 5명의 주민대표 위원을 배정받았으나, 제천은 4명에 그쳤다.
특히 최적경과대역에 직접 포함된 제천시 모산동의 경우, 결정 당시 해당 지역 거주 주민대표가 아예 배제된 것으로 드러나 ‘깜깜이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제천에 집중된 ‘희생 강요’, 형평성 논란 제기
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사업 대상 5개 시군 중 제천시의 ‘후보경과대역 면적 비율’은 21.2%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최저치인 횡성(1.5%)의 약 14배, 원주(4.6%)의 약 4.6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미 제천은 1km² 당 송전철탑 1.19개, 송전선로 길이 0.83C-km로 5개 시군 중 가장 과밀한 전력 시설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엄 의원은 “과거 충주댐 건설로 인한 대규모 수몰 피해와 5만여명의 실향민 발생이라는 역사적 아픔을 겪은 제천에 또다시 과도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국가 폭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중치 달라도 결과는 똑같다?...‘답정너’ 의혹
입지선정 위원들의 가중치 산정 및 최종 경로 도출 과정도 의구심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29명의 위원이 자연환경, 생활환경 등 10개 항목에 부여한 가중치는 위원별로 최대 22배까지 큰 차이를 보였다.
가치 판단 기준이 이처럼 다르다면 도출되는 경로나 대역도 다양해야 하나, 한전이 도출한 결과는 하나같이 ‘평창→영월→원주→제천→원주’로 이어지는 동일한 경로로 귀결됐다는 게 엄 의원의 설명이다. 결국 사전에 특정 경로를 정해두고 절차를 끼워 맞춘 것이 아니냐는 ‘답정너식 선정’ 의혹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엄태영 의원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전과 정부에 ‘절차적 흠결’을 공식 제기하고, 제천 경유안의 즉각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미 수백개의 철탑으로 지역 발전이 저해된 제천 시민들의 정서를 고려할 때, 한전이 이번 ‘절차적 부실’ 논란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