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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핵연료주기 생애 걸쳐 방폐물 관리 책임져야
송고일 : 2026-05-25
백민훈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학회장
[투데이에너지] 현대 사회는 전기에너지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전기가 없으면 현대 사회를 지탱하기 어렵게 되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배출 저감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반도 체산업, 제철 등 급격하게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소형모듈원자로 (SMR)를 중심으로 한 선진원자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의 산업 체제는 생산과 공급 중심에서 소비와 수요 중심으로 변화되었고, 국가 정책도 국민적 수용 성이 전제되어야만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복잡하고 다변화된 사회 구조에서 원자력 산업도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원자력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 하기 위해 필수적이고 중요한 일은 바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사용후핵연료 및 방사성폐기물(이하 방폐물) 관리라 하겠다.
1978년 고리1호기 가동을 시작으로 원자력발 전이 우리나라의 경제·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 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원자력발전을 통해 만들어진 사용후핵연료 및 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소홀히 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2005년이 되어서야 경주에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가 선정되어 2014년부터 운영되었고, 2025년이 되어서야 ‘고 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시행되었다. 정부나 사업자가 그동안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론적으로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 추진 일정이 상당히 늦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은 지난 10년 동안 1단계 동굴처분시설을 성공적으로 운영했고, 지난 5월 12일에는 2 단계 표층처분시설이 준공되었기에 이제 남은 중요한 문제는 원전 해체와 사용후핵연료 및 고준위 방폐물 관리이다.
원자력발전을 통해 발생하는 방폐물과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드는 비용은 발생자 부담 원칙에 따라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및 사후충담금 등으로 적립해 사용하고 있고, 관련 사업은 5년 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지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규 대형원전 2기와 SMR 1기를 건설하는 것으로 확정되었고, 2025년 11월에 고리 2호기 계속운전도 승인되어 올해 4월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이러한 국내 여건을 고려하면 사용후핵연료와 방사성폐기물 발생량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MR 등 다양한 선진원자 로에서 새로운 종류의 사용후핵연료와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관리 방안과 기술도 준비해야 한다.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에 수용하기 어려운 방폐물(특히 해체폐기 물)에 대한 관리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중간저장시설 및 최종처분시설과 같은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에 대한 부지선정, 시스템 설계와 인허가 획득 등을 위한 기술 개발과 사업 실행 체계도 신뢰성 있게 준비해야 한다.
고준위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해졌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고준위위원회는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의 부지선정, 건설, 운영 및 인허가 획득, 지하연구시설 운영 및 관리 기술 개발 등중요한 과업들을 국민 수용성을 기반으로 수행 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현대 사회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며 발전하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매우 큰 사회이다. 아울러, 산업적 수요와 국민적 요구도 다변화되고 있다.
장기간에 걸쳐 실행해야 하는 고준위 방폐물 관리 사업에서는 사회적·정책적 변동성과 불확실 성에 대비한 유연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재 준비 중인 ‘제3차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 에는 이러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이 잘 반영되기를 바란다.
방폐물은 원자력발전의 시작부터 최종 처분 하는 마지막까지 핵연료주기 생애에 걸쳐(그야 말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지고 관리되어야 한다. 방폐물 관리의 국민적 수용성은 투명한 정보 공개, 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 철저한 준비를 통해 확보될 수 있음을 그동안 뼈아프게 배웠기에 또다시 이를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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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