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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바꾸는 전력망 운영...‘데이터 기반 계통 혁신’ 본격화

    송고일 : 2026-05-27

    [에너지신문] 한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전력망 운영 혁신에 본격 나서면서 전력계통 운영 패러다임이 ‘경험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예측형 운영’으로 전환되고 있다. 단순한 업무 효율화 차원을 넘어, 발전량 조정 비용과 송전 제약 문제를 동시에 줄이는 방식으로 전력망 운영 체계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한전은 27일 AI 기반 전력망 운영 혁신을 통해 연간 약 1100억원 규모의 전력구입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핵심은 전력망 수요 분석 모델 고도화와 첨단 전력설비(STATCOM)의 운영 최적화다.

    최근 국내 전력계통은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기차 보급 증가, 재생에너지 확산 등으로 전력 소비 패턴이 빠르게 달라지면서 기존의 계통 운영 방식만으로는 효율적 대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지역별 발전 편차와 송전망 혼잡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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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태백변전소 전경.

    대표적인 사례가 동해안 지역이다. 발전설비는 충분하지만 송전망 용량이 부족해 일부 발전기의 출력을 강제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발전원의 활용을 제한해 결과적으로 전력구입비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였다.

    이에 따라 한전은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전력망 수요 예측 모델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 모델은 서울·경기·부산 지역 데이터를 중심으로 159개 데이터만 활용했지만, 새 모델은 전국에서 추출한 9만5천개의 실제 전력망 운영 데이터를 분석에 반영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등 최근 급증하는 신규 전력수요 특성까지 포함하면서 예측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예측 모델 개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한다. 전력계통 운영은 실시간 수급 균형과 송전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고난도 분야인데, AI 분석 기술이 본격 도입되면서 계통 운영의 정밀성과 자동화 수준이 크게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기반 운영 체계는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더욱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 변동성이 큰 만큼, 계통 운영기관의 예측 능력이 전체 전력시장 안정성과 직결된다. 실제로 해외 주요 전력회사들도 AI를 활용한 계통 운영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전은 AI 수요예측 모델을 통해 동해안과 호남지역 저비용 발전기의 출력 조정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600억원 규모의 전력구입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핵심은 STATCOM 운영 최적화다. STATCOM은 전압 변동이 발생할 때 전압을 실시간으로 조정해 전력망 안정성을 유지하는 첨단 설비다. 한전은 올해 준공된 신태백·신양양 변전소의 STATCOM 운영 방식을 개선해 전압 안정화 속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동해안 지역에서 생산된 저렴한 전력을 수도권 등 주요 수요지로 더 많이 보낼 수 있게 됐으며, 추가로 연간 약 500억원 규모의 전력구입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국내 전력산업의 디지털 전환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분석한다. 과거 전력망 운영이 대규모 설비 투자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AI·빅데이터 기반의 운영 효율화가 비용 절감과 계통 안정성 확보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AI 기반 계통 운영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해결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데이터 품질 확보와 실시간 정보 연계 체계가 중요하다. AI 모델은 입력 데이터의 정확도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만큼 전국 단위 계통 데이터 표준화와 운영 체계 정비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또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가 빨라질수록 송전망 확충 문제 역시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AI 기술이 계통 운영 효율을 높일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지역 간 전력 이동을 위한 송전 인프라 확대 없이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한전의 이번 시도가 전력망 운영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전력망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계통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AI 기반 스마트그리드’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전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전력망 운영 혁신은 국민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앞으로도 전력망 운영 효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국민 부담 완화와 안정적 전력공급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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