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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탄산 없나요”···산업가스업계 발만 동동
송고일 : 2026-05-29
수도권의 한 드라이아이스제조업체의 생산 현장. 탄산 공급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날씨가 더워지면서 드라이아이스 수요는 늘고 있다.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그곳엔 탄산이 좀 있나요. 탱크로리 차량을 보낼 테니 액화탄산 한 차만 채워줘요. 용기에라도 충전해주면 고맙겠습니다.”
“요즘 탄산을 구하지 못해 산업가스 수요처가 모두 떨어져 나갈 판입니다. 탄산 부족으로 인해 가스 수요처를 빼앗기는 것도 안타깝지만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등의 자존심이 상해 견딜 수가 없습니다.”
수도권의 몇몇 고압가스 충전사업자가 울산, 여수 등 석유화학단지 내 탄산제조업체 영업 담당자들과 통화하는 내용이다. 산업가스업체들의 구매 담당자들이 탄산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요즘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드라이아이스의 수요까지 눈에 띄게 늘어나 액화탄산의 공급 부족이 최악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 액화탄산시장은 지난해처럼 오히려 공급이 넘쳐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2월 말 미국-이란 사태가 벌어지면서 국내에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정유 및 석유화학플랜트의 경우 정비에 들어가거나 가동률을 낮추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원료액화탄산 발생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드라이아이스 수요도 급증
이번 탄산 수급 대란은 4월부터 가시화됐으며, 충남 서산 현대오일뱅크의 유지보수로 인해 5월 중순까지 수도권을 비롯해 중부지역의 탄산 수급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에 따라 선도화학와 신비오케미칼이 이 기간 중 탄산이 부족해 애를 먹었다.
다행히 서산 현대오일뱅크의 일부 플랜트가 가동하기 시작해 숨통을 틔우는 듯했으나 이제는 울산의 S-Oil이 정비에 들어가 동광화학의 탄산 출하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SK에너지에서 원유정제를 줄임으로써 어프로티움의 수소플랜트 가동률도 줄어 남부지방의 액화탄산 발생량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여기에 5월 하순부터 여수의 금호석유화학의 CCU(이산화탄소 포집·활용)설비 가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계획이 있었으나 7월 말까지 CCU설비 가동을 중단하면서 탄산 공급 부족은 극에 달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탄산을 부산물로 내놓는 플랜트의 유지보수 및 가동률이 급격하게 줄면서 공급 부족의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켜 탄산의 수급 대란은 올해도 1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탄산가격 연초 비해 20% 올라
이와 달리 CCU설비를 통해 액화탄산을 얻고 있는 SGC에너지의 경우 별 탈 없이 가동함으로써 국내 유수의 산업가스충전업체들의 탄산탱크로리가 줄지어 대기해 장관을 이루는 양상이다.
중부지역 고압가스충전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몇몇 정유 및 석유화학사들이 미국-이란의 사태로 인해 원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아예 플랜트 유지보수에 나서고 있다”면서 “탄산을 구하기 위해 전화통이 불이 날 정도로 사정하고, 또 가격을 올려주겠다거나 앞으로 지속적인 거래를 하겠다고 약속까지 하고 있으나 헛수고에 그치기 일쑤”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사업자는 “탄산을 공급하지 못하면 산소, 질소, 수소 등의 산업가스 거래도 끊기게 돼 근심이 이만저만 아니어서 밤잠을 설칠 때가 많다”면서 “탄산은 정유(Off Gas), 석유화학(에틸렌글리콜 및 에틸렌옥사이드제조공정), 수소제조공정, CCU 등을 통해 얻을 수 있으나 결국 부산물이기에 탄산메이커들의 의지에 따라 생산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도 수급에 있어서 균형을 이루기 매우 힘든 특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탄산시장의 경우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는 공급 부족, 2024년과 2025년에는 공급 과잉 등 수급 불균형이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탄산의 가격도 널뛰기하는 양상을 보여 현재 탄산가격은 연초에 비해 20% 안팎으로 오른 상황이다.
이처럼 국내 액화탄산시장은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해마다 곤욕을 치르고 있으나 업계 관계자들도 해결할 만한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하루속히 미국-이란 전쟁이 끝나기를 바랄 수밖에 없음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출처 : 가스신문(https://www.ga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