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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판 히트펌프 시대 열린다

    송고일 : 2026-06-01

    LG전자 공기 열원 히트펌프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 / LG전자 제공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캠핑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프로판 가스가 히트펌프용 냉매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럽 히트펌프 시장에서 프로판(R-290)을 냉매로 쓰는 제품의 비중이 불과 3년 만에 10배 이상 급증하면서, 가연성 냉매의 안전성과 표준화가 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산하 열펌프 기술 협력 프로그램(HPT TCP)이 발행하는 학술·산업 전문지 'Heat Pumping Technologies Magazine' 2026년 1호는 '히트펌프 내 가연성 냉매: 안전성, 표준, 모범 사례'를 특집 주제로 다뤘다.

    이번 호 권두언을 쓴 스웨덴 KTH 왕립 공과대학교 에너지기술부 비에른 팜(Björn Palm) 선임 교수는 "Keymark 히트펌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EU 시장에서 프로판 기반 제품의 점유율은 2021년 3%에서 2024년 38%로 급증했다"며 "독일의 보조금 신청 건수를 기반으로 추정하면 2022년에 이미 약 2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팜 교수는 다만 이러한 현상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그는 "탄화수소 히트펌프는 오랫동안 시장에 존재해 왔으며, 이미 2008년에도 50개 이상의 모델이 상용화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연성, 프로판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 가연성 냉매 문제는 프로판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환경 규제 강화로 기존 냉매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저GWP 합성 냉매들도 대부분 어느 정도 가연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친환경 냉매로 전환될수록 가연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팜 교수는 "대부분의 저GWP 합성 유체 역시 위험성은 낮을지라도 가연성을 띠고 있다"며 "가연성 냉매를 사용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안전하게 설계할 수 있는지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히트펌프 분야에서는 2024년 개정된 국제 제품 표준 IEC 60335-2-40이 안전 설계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유럽(EU) 내에서도 새로운 EN 378 버전의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전의 핵심은 "냉매를 최대한 적게 넣는 것"

    그렇다면 가연성 냉매를 안전하게 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꼽는 핵심 전략은 의외로 단순하다. 시스템 안에 넣는 냉매의 양 자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과거 에어컨이나 냉장고에 주로 쓰이던 HFC·HCFC 냉매는 누출되더라도 불이 붙거나 폭발할 위험이 없었다. 그래서 제조사들은 굳이 냉매 양을 줄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판처럼 가연성 냉매를 쓸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누출 시 실내로 확산되는 냉매의 양이 적을수록 위험도 역시 낮아지기 때문이다.

    팜 교수는 "여러 연구를 통해 12kW급 히트펌프를 단 120g의 프로판만으로 설계·운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소개했다. 120g은 일반적인 라이터용 가스통 한 개 분량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재 시판 중인 6~7kW급 제품의 충전량은 152g 수준이며, 이 수치는 앞으로 더 낮아질 전망이다.

    "구멍 크기별로 얼마나 새나?" 누출 연구도 활발

    충전량을 줄이는 것과 함께, 만약 냉매가 새어나올 경우 어떻게 위험한 농도가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본격화되고 있다.

    팜 교수는 "배관에 구멍이 났을 때 냉매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새어나오는지, 그리고 무거운 냉매 가스가 바닥에 가라앉아 층을 이루는 것을 막으려면 실내 공기를 어떻게 순환시켜야 하는지 등의 문제에 대한 해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IEA HPT 프로젝트 64 '가연성 냉매 안전성'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1년 이내에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히트펌프 속 프로판, 가정용 가스보다 위험하지 않아"

    전문가들은 프로판 냉매에 대한 지나친 공포감도 경계한다. 팜 교수는 "프로판을 냉매로 사용할 때의 위험성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우리는 이 가스를 100년 동안 가정에서 연료로 사용해 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밀폐된 히트펌프 시스템 안에 있다고 해서 더 위험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가정에서 쓰는 LPG 가스통에는 수 킬로그램의 프로판이 들어있는 반면, 히트펌프에는 100~150g 수준의 극소량만 밀폐된 시스템 안에 봉입돼 있다.

    한편 이번 호에는 중앙대학교 김민성 교수가 한국 히트펌프 정책 변화를 분석한 칼럼도 함께 수록됐다.

    Heat Pumping Technologies Magazine은 IEA HPT TCP의 중심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스웨덴 RISE 연구소가 운영하는 Heat Pump Centre에서 발행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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