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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파우치형 배터리 안전성 도마 위에

투데이에너지
2025-10-10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파우치형 배터리 안전성 도마 위에

국가정보자재관리원 입구 / KBS뉴스 캡춰

[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최근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를 계기로 파우치형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정자원 화재뿐 아니라 2022년 카카오 먹통 사태를 초래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도 파우치형 배터리가 발견되면서, 배터리 업계의 각형 전환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국정자원 화재는 2014년 납품된 파우치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무정전전원장치(UPS)에서 시작됐다. 전원이 차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체 작업 중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며, 해당 배터리 모델은 이전까지 화재 이력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얇은 필름 소재로 패키징돼 손상 위험이 크고, 내부 가스 발생 시 배터리가 팽창하는 스웰링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반면 각형 배터리는 금속 케이스 설계로 배터리 셀 자체에 화재 방지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온도와 압력 상승 시 가스를 방출하는 벤트(vent)나 위험 신호 감지 시 회로를 차단하는 퓨즈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탑재 배터리 중 각형 비중은 2021년 59%에서 지난해 77%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파우치형 비중은 25%에서 13%로 축소됐다. 특히 배터리 용량이 큰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는 각형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도 안전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배터리 화재는 주로 열폭주와 열전이 현상으로 발생한다. 열폭주는 배터리 내부 셀이 과열돼 리튬 전해질이 연소하며 가스가 누출되고 강렬한 열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 열이 다른 배터리 셀로 옮겨가는 것이 열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전압, 전류, 온도를 실시간 감시해 과충전이나 과방전, 과열을 사전에 방지하는 BMS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9월 BMS 서비스 전문 브랜드 'B.around(비.어라운드)'를 출범시켰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 셀별 실시간 모니터링과 상태 진단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모듈 단위에서 열전이를 방지하는 설계를 적용해 화재 확산을 최소화하는 기술도 도입했다.

SK온은 배터리셀 내부 설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2023년 개발한 열 차단막과 냉각 플레이트 적용 설계로 배터리셀 내부 열 확산을 방지한다. 올해 3월에는 SK엔무브와 공동 개발한 액침 냉각 기술을 인터배터리 2025 전시회에서 첫 공개했다. 절연성 냉각 액체를 배터리 팩 내부에 순환시켜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방식으로, 기존 공랭식이나 수랭식보다 배터리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데 효율적이다. SK온은 곧 개발을 완료할 독자 무선 BMS와 액침냉각 기술을 결합해 배터리 안전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열 확산을 차단하는 No-TP(Thermal Propagation)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셀과 셀 사이에 적용된 안전 소재와 하부 냉각판 등을 통해 다른 셀로 열이 전이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차단한다. 주력 ESS 제품 '삼성배터리박스(SBB)'에는 함침식 소화기술(EDI)을 적용했다. ESS 내부 배터리 셀에서 열이 발생하면 배터리 모듈 내부와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소화 약제를 직접 분사하는 방식이다.

삼성SDI는 2011년 울산 공장에서 각형 배터리를 처음 양산하며 국내 업체 중 가장 앞선 각형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에너지산업 전시회 'RE+ 2025'에서 ESS용 LFP(리튬인산철) 각형 배터리를 처음 선보였다. SK온도 지난 3월 "세계적으로 각형 배터리가 흐름을 타고 있다"며 "개발은 완료했고 양산을 위해 최대한 스피드 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 구조상 화재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며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전환한 제품으로, 가연성 액체 전해질을 불연성 고체 전해질로 대체해 발화 가능성이 적다.

한편 이성권 국회의원(국민의힘)은 "전기차 배터리 화재 대응 장비가 수도권 대비 지방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지방의 전기차 화재 건수는 49건으로 서울·경기(24건)보다 2배 이상 많았지만, 화재 진압 장비 보유는 서울(406대), 경기(597대)에 비해 부산(160대), 대전(77대) 등 지방 주요 도시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화재 사고는 2018년 3건에서 2024년 73건으로 급증했다. 이 의원은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 대비가 시급하다"며 "안전 시설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대한 예산 등 종합 지원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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