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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KS 표준' 장벽에 가로막힌 혁신기술

투데이에너지
2025-10-13
[포커스] 'KS 표준' 장벽에 가로막힌 혁신기술

(주)파란공상이 개발한 기밀 밸브/신영균 기자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기술은 있으나 기준이 없다고 한다” 국내 중소 가스기기 업계에서 들려오는 공통된 하소연이다. 이러한 하소연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기계설비와 가스공사업, 가스설비를 비롯해 자재 제조 및 유통업을 운영하는 (주)파란공상도 이에 해당한다.

(주)파란공상은 KS 기준번호 KS B 2308인 '기밀 밸브'를 개발했다. 이는 연소기 연결 밸브에 기밀 검사용 출구 1개를 추가한 제품으로 현재 밸브와 니플 및 TEE 연결 구조를 단일 밸브로 일원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작업 효율성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접합 개소 감소에 따라 가스 누설 위험이 줄고 안전성이 강화됐다.

그 결과 현장 작업자를 비롯해 도시가스사와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 등 검사자들은 제품에 대한 우수성 및 안전성을 호평하고 있다. 특히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의 '기밀 검사 성적서'를 보유 중이라 "향후 수출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KS 인증기관에서는 '기존 KS 기준 형태와 달라 인증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며 한국가스안전공사 역시 (주)파란공상에 '별도의 내부 기준이 없어 KS 인증이 필수'라는 답변을 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도시가스설비공사 표준시방서의 2-7 밸브 항에 명시된 '50A 이상 플랜지식 볼 밸브 규격 및 재질은 KS B 2308 제품이거나 한국가스안전공사의 검사를 필한 제품으로 한다'와 '40A 이하 나사식 볼 밸브 규격 및 재질은 KS B 2308 제품이거나 한국가스안전공사의 검사를 필한 제품으로 한다'는 조항이 근거다.

기존 시중 유통 밸브(왼쪽)와 (주)파란공상이 개발한 기밀밸브(오른쪽) 대조 모습/(주)파란공상 제공

KS 표준과 기준 등은 준수돼야 한다. 다만 한국가스안전공사가 KS 기준은 없으나 안전성이 확보되고 품질이 우수한 제품에 대해서는 별도 기준을 마련해 자체 검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는 안전을 위한 제도가 필수이나 표준과 기준이 혁신기술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경우 산업은 경쟁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국내 기술 수출 1호 밸브 '가스방울이' KS 표준 부재로 난관 직면

'임시 인증제도' 도입 시급... EU · 일본 등 이미 시행

대표적인 사례로 2000년대 초 코스모가스텍이 개발한 '가스방울이'를 예로 들 수 있다. 당시 코스모가스텍은 배관 내 가스 누출을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신기술형 밸브 ‘가스방울이’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가스 누출 시 기포를 통해 시각적으로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장치이자 국내 최초로 ‘기체 누출 감지 기능’을 내장한 가정·상업용 밸브다. 해외에서도 호평받아 수출 계약까지 체결하며 '국내 기술 수출 1호 밸브'로 주목받았다.

다만 그러한 결실을 맺기까지 '가스방울이'는 KS 시험 항목 등 표준 부재로 난관에 직면했다. 결국 일반 인증 절차가 아닌 산업부가 검사 특례를 한시적으로 부여해 제품 출시는 가능했으나 그 과정은 길고 복잡했다. 당시 가스업계에서는 “제품은 이미 수출까지 가능했으나 국내에서는 표준이 없어 인증이 지연됐다”며 “결국 표준 부재가 국내 시장 진입을 늦췄다”고 말했다.

KS 표준은 안전과 품질 확보를 위한 장치이나 경직된 기준은 혁신을 가로막는다. 특히 KS 인증은 ‘형식·성능·압력·누설’ 등 세부 항목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어 구조가 조금만 달라져도 새로운 표준 제정을 요구받는다. 다만 표준 심의가 수년 가량 소요되고 한국가스안전공사와 국가기술표준원 등 관련 기관의 검증 절차가 복잡해 (주)파란공상과 같은 중소기업이 새로운 KS 표준 제정을 요청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중소기업은 혁신기술을 개발해도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에 '임시 인증제도'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이는 혁신 기술 제품에 대해 일정 기간 ‘예비 인증’을 부여하고 실제 사용 데이터를 수집해 정식으로 KS 기준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유럽연합 EU나 일본 등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이러한 '임시 인증 절차'를 통해 신기술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촉진하고 있다. 혁신기술이 표준이나 기준 등 제도보다 빠른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제도가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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