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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넓어진 규제, 텅 빈 현장

투데이에너지
2026-07-13
[기자수첩] 넓어진 규제, 텅 빈 현장

임자성 기자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냉매관리법 제정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냉매의 제조·수입부터 사용, 회수, 재생, 폐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현재 20RT 이상인 관리 대상을 10RT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냉매 누출을 줄이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반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필요한 방향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업계 현장을 돌아보면서 반복적으로 들은 말이 있다. “규제 범위는 넓어지는데 집행할 인력 인프라가 없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법은 만들어질 수 있지만, 현장을 움직일 사람은 준비돼 있는가. 이 질문이 냉매관리법 논의에서 가장 먼저 답해야 할 과제다.

현재 관리 대상인 대형 냉동공조기기와 달리 10RT 이하 설비는 안전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관리 대상이 편의점, 음식점, 소규모 상가까지 확대되면 냉매를 적정하게 회수·처리할 전문인력과 인프라가 충분한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냉매 회수는 단순한 유지보수가 아니라 전문성이 요구되는 작업이며, 관리 대상만 늘어난다고 회수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회수 의무 확대와 함께 회수업체의 역량 강화, 전문인력 양성, 장비 보급, 영세 사업장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규제와 집행 역량의 균형이 무너 지면 냉매관리법은 또 하나의 부담으로 남을 수있다. 냉매관리법은 규제를 늘리는 법이 아니라 우리나라 냉매 관리체계를 전주기로 전환하는 첫걸음인 만큼 현장의 실행력을 높이는 준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2027년 1월까지 진행되는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 시범사업은 관리 대상 확대가 실제 회수율 향상으로 이어지는지, 전문인력과 회수 인프라가 충분한지를 검증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그결과가 냉매관리법의 설계에 고스란히 반영돼야 법이 현장과 맞닿을 수 있다.

좋은 제도는 법 조항의 숫자가 아니라 현장의 실행력으로 완성된다. 냉매관리법의 성공은 관리 대상을 얼마나 넓혔느냐보다 그 제도를 실제로 움직일 사람과 인프라를 얼마나 함께 준비했는지에 달려 있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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