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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문가에게 듣는다 - 김영성 한국환경공단 불소계온실가스 관리부 과장

투데이에너지
2026-07-13
[기획] 전문가에게 듣는다 - 김영성 한국환경공단 불소계온실가스 관리부  과장

한국환경공단 불소계온실가스 관리부 김영성 과장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본격 착수하면서 국내 냉매 관리 정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냉매는 에어컨·냉동기 등에 쓰이는 물질로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이산화탄소의 최대 1만2,400배에 달하는 강력한 온실가스다. 본지는 한국환경공단 불소계온실가스관리부 김영성 과장의 답변을 토대로 제도 운영 현황과 냉매관리법 제정 방향을 확인하고, 현장 전문가와 HFC 전문 연구원의 시각을 교차해 제도의 성과와 남은 과제를 점검했다. / 편집자 주

2013년 국내 냉매관리제도가 처음 시행됐을 때 한 해 회수된 냉매량은 2만6,595톤CO₂eq이었다. 12년이 지난 2025년 그 수치는 103만8,023톤CO₂eq으로 39배 가까이 늘었다. 냉매를 회수하고 처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공단의 평가다.

그러나 현장 전문가들이 던지는 질문은 냉혹하다. "그게 전체의 얼마입니까." 현행 냉매 회수 의무 대상인 20RT 이상 기기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안팎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95%는 법적 관리 사각지대다. 39배라는 숫자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올가을 입법 정국을 앞두고 냉매관리법이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를 짚었다.

39배 성장…그래도 95%는 새고 있다

냉매관리제도는 2013년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으로 처음 시행됐다. 한국환경공단 불소계온실가스관리부 김영성 과장은 "2018년 냉매사용기기 관리대상을 확대하고 냉매회수업 등록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냉매 회수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냉매를 회수하고 처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김 과장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103만 톤이라는 수치를 곧바로 성공 지표로 읽기 어렵다. 이 숫자가 국내 연간 HFC 냉매 수입량의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지 공개된 비교 데이터가 없다. 가정용 에어컨, 소형 냉동기 등 제도 적용 밖의 기기에서 누출되는 냉매는 이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이평우 한국냉매관리기술협회 부회장은 "수입량 대비 회수량이 얼마인지 기준점이 없는 상태에서 회수율을 논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실제로 새고 있는 냉매의 총량은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수기·팩스로 쌓은 통계, 믿을 수 있나

냉매 관리 데이터는 냉매정보관리시스템(RIMS)을 통해 집계된다. 김 과장은 "기기 소유자와 회수업자가 각각 제출한 냉매 회수 결과를 시스템에서 서로 비교·검증하며 물질별 회수량·재사용량·처리량이 국가 통계로 구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이 데이터의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수기 입력과 팩스 전송에 의존하는 현장이 여전히 있고, 기기 소유자가 직접 냉매를 충전하고 RIMS에 보고하는 예외 조항이 데이터 신뢰성을 흐린다는 지적이다. 김 과장은 "냉매의 제조·수입 - 사용 - 회수 - 처리의 전 과정 관리가 가능하도록 RIMS를 확대 개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IMS 개편이 현장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데이터 품질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가정용 에어컨은 여전히 사각지대

제도의 두 번째 구조적 한계는 관리 범위다. 김 과장도 이 사각지대를 직접 인정했다. "법적 관리대상 규모 미만인 가정용 에어컨 등에서 누출되는 냉매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정용 에어컨을 수리하거나 교체할 때 냉매가 회수되지 않고 대기로 누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 과장은 "개개인까지 모두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이 제시한 방향은 에어컨 제조·판매·설치 업계가 유지·보수와 수거·재활용 과정에서 냉매 회수 체계를 구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유럽의 생산자 책임 재활용(EPR) 제도와 유사한 방향이지만 강제 수단이나 인센티브 없이 업계가 자발적으로 냉매 회수 체계를 구축할 동기가 충분한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10RT로 넓히고 용기도 잡는다

공단은 냉매관리법 제정을 위한 사전 작업을 2년에 걸쳐 진행했다. 김 과장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제조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저GWP 물질 전환 일정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가정용 냉장고(2027년), 에어컨·건조기(2028년), 쇼케이스·자판기(2030년), 산업용 냉동기(2032년) 등 제품군별 전환 일정이 지난해 12월 공고됐다.

제도 강화의 핵심은 두 가지다. 현재 20RT 이상에만 적용되는 냉매 회수 의무를 10RT 이상으로 확대하고, 사용 완료 냉매 용기의 잔여 냉매를 회수·처리하도록 의무화한다. 그간 별도 규정 없이 방치되어 온 잔여 냉매 누출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처방이 효과를 내려면 집행 인프라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 이평우 부회장은 "10RT 이하 기기에는 안전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다"며 "규제 범위는 넓어지는데 집행할 인력 인프라가 없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품질 기준 없이 의무화 예고한 재생냉매

냉매관리법의 또 다른 핵심은 재생냉매 활성화다. 회수된 냉매를 단순 처리하는 것에서 나아가 재생해서 다시 쓰는 순환 경제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재생냉매의 품질이 신품냉매와 동일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품질기준을 설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품질 시험 결과와 생산·판매량을 RIMS에 입력해 전 과정을 관리하겠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그러나 품질 기준 확정 시점과 과도기 운영 방안에 대한 구체적 일정은 이번 답변에서 나오지 않았다. 기후솔루션 김이현 HFCs 연구원은 "미국은 AHRI 700이라는 재생냉매 품질 표준을 선제적으로 수립했고 일본은 품질 관리 체계를 먼저 구축한 뒤 의무화를 얹었다"며 "품질 기준이 불명확하면 제대로 된 재생냉매 시장이 성장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현장에서 가동 중인 재생업체들의 처리 역량과 품질을 먼저 검증하는 것이 상식적인 순서"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더해 재생냉매 시장 확대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미래 변수가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R410A의 혼합 성분인 R125는 유럽에서 규제 대상으로 떠오른 과불화화합물(PFAS) 계열에 해당한다. 유럽화학물질청(ECHA) 산하 위해성평가위원회(RAC)는 올해 3월 냉매 분해 물질인 TFA가 환경에 축적되고 있다는 점에 공식 우려를 표명했다. 지금 만드는 재생냉매 품질 기준이 이 변수를 담지 않으면 유럽 규제가 현실화되는 순간 기준 전체를 다시 뜯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회수업자가 움직이려면 돈이 돼야 한다

제도 강화와 법 제정이라는 처방이 작동하려면 현장 엔지니어가 실제로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 구조에서는 회수업자가 냉매를 성실하게 회수하고 기록을 남길 경제적 유인이 없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지적이다.

냉매 회수 현장에서는 "냉매 1kg을 회수하면 약 2.1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데 그 가치를 회수업자에게 돌려주지 않는 구조에서는 자발적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과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냉매의 회수·재생·파괴에 드는 적정 비용을 산정하고 검증 방법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비용 구조 분석이 인센티브 설계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방향이다. 그러나 인센티브 도입 여부와 규모, 탄소배출권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이 이번 답변에서 나오지 않았다.

9개월 안에 네 가지를 증명해야 한다

김 과장이 제시한 방향은 분명하다. 관리 범위를 넓히고 전주기 데이터를 구축하고 재생냉매 시장을 키운다. 12년간 39배의 성장이라는 숫자가 그 방향의 가능성을 실증한다.

김 과장은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가 구축된다면 RIMS를 통해 다양한 냉매 통계가 구축되고 이를 바탕으로 HFCs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국가 배출량 통계 및 감축 정책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냉매 데이터가 단순한 회수 실적 집계를 넘어 국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근거 자료로 활용되는 단계로 가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 구상이 현실이 되려면 네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RIMS 데이터가 실제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둘째, 관리 대상 확대에 맞는 인력과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셋째, 재생냉매 품질 기준이 의무화 전에 확정 시점과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넷째, 현장 엔지니어가 움직일 경제적 유인이 제도 안에 설계되어야 한다.

이번 시범사업 기간은 2026년 4월 22일부터 2027년 1월 17일까지 약 9개월이다. 이 기간 안에 이 네 가지에 대한 데이터와 답이 나와야 냉매관리법에 현장의 언어가 담길 수 있다. 39배 성장이 진짜 의미 있는 숫자가 되는 것도 그때부터다.

[용어 설명]

RT(냉동톤)=냉동 설비의 냉각 능력 단위로 1RT는 약 3.5kW의 냉각 능력에 해당.

RIMS(냉매정보관리시스템)=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냉매 관리 데이터 시스템.

PFAS(과불화화합물)=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아 환경과 인체에 장기 축적되는 불소계 화학물질.

AHRI 700=미국냉동공조산업협회가 제정한 재생냉매 품질 표준.

EPR(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제품의 제조·판매업자가 해당 제품의 수거와 재활용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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