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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륨, 러시아 이어 中 수출통제… 커머셜 시장 공급부족 심화

▲ 우리나라 1~5월 국가별 헬륨 수입량 추이(단위:톤, 출처:한국무역협회)
5월 러시아産 헬륨 수입량 ‘0’, 반도체용 美 헬륨 수입 급증 양극화
중동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헬륨(He)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카타르에서의 헬륨 공급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글로벌 주요 헬륨 생산국인 러시아의 수출통제에 이어 러시아산 헬륨을 우회 수출하던 중국도 수출통제에 나서면서 국내 헬륨 수급난이 심화될 전망이다. 미국산 헬륨의 수입은 늘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에 우선 공급되고 있어 커머셜 시장에서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 7월10일 공고를 통해 헬륨에 대한 임시 수출금지(수출통제) 조치를 즉각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대외무역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른 조치로 후속 세부 규정은 추후에 발표할 예정이어서 종료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수출통제는 카타르와 러시아산 헬륨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자국 반도체 등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세계 2위 헬륨 소비국인 중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헬륨 수입 의존도가 85% 달하고 있으며, 미국산 헬륨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카타르와 러시아산 헬륨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카타르산이 전체 46%, 러시아산이 3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중동전쟁으로 인해 카타르산 헬륨 수입이 중단된데 이어 러시아 정부가 지난 4월14일부터 자국 내 헬륨 수급안정을 위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이외 국가로의 헬륨 수출통제를 ’27년 12월31일까지 시행한다고 발표하면서 중국의 헬륨 공급부족은 심화되고 있다.
중국은 그간 러-우 전쟁으로 인해 수출이 어려운 러시아산 헬륨을 수입하고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시장으로 재수출하는 우회 통로 역할을 해왔다. 러시아산 헬륨은 국내 주요 헬륨 수요산업인 반도체 산업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고 의료용 MRI(자기공명영상) 장비 냉각, 우주항공, 용접, 풍선 등 커머셜 산업에서 주로 사용돼 왔기 때문에 국내 커머셜 시장의 헬륨 수급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는 지난해까지 이어진 헬륨 공급과잉으로 축적된 재고를 바탕으로 어렵사리 수급이 가능했지만 러시아와 중국산 수입이 막힌 앞으로가 문제다. 우리나라는 연간 2천톤 내외의 헬륨을 수입하고 있는데 이중 64%가 카타르산이며, 미국산(27%), 러시아산(러시아+중국, 8%)이 뒤를 잇고 있다.
고온 공정의 열 관리, 초청정 불활성 환경 유지, 레이저 절삭·에칭 등 공정 등에서 헬륨 사용량이 많은 국내 반도체 산업에는 에어프로덕츠, 린데, 에어리퀴드, KC인더스트리얼 등 산업가스 전문기업이 엑슨모빌, 카타르에너지 등 대형 헬륨 생산기업에서 헬륨을 받아 초고순도로 정제·액화시켜 공급하고 있는데 카타르산 헬륨 비중이 70~80%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산업가스 전문기업들은 중동전쟁 이후 카타르에서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대체 가능한 미국산을 확보해 장기 공급계약에 따라 반도체 산업에 최우선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카타르산 헬륨 수입량은 4.5톤으로 중동전쟁 전인 1월(113.7톤) 대비 96% 감소한 반면 미국산 헬륨 수입량은 5월 176.9톤으로 217%나 급증했다. 카타르산 수입 차질 분을 미국산으로 대체한 것이다.
반면 커머셜 시장에서 주로 유통되는 러시아산 헬륨은 수출통제의 여파로 5월 ‘제로(0)’를 기록했다. 이번에 중국도 수출통제에 나서면서 러시아산 헬륨을 수입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국내 커머셜 시장에 헬륨을 공급하는 산업가스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가격경쟁력이 있었던 러시아산 헬륨 수입가격도 이미 전쟁 전 대비 2배 이상 올랐지만 이제 물량 확보도 어려워지면서 헬륨 특수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중동전쟁 긴장 완화로 카타르에서의 헬륨 생산이 하루빨리 재개되는 것이 헬륨 수급 불안의 유일한 돌파구이나 이마저도 어려워지고 있다. 헬륨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는 지난 3월 폭격 이후 손상된 라스파판 산업단지의 ‘헬륨-2’ 생산시설 복구에 나서서 현재 정상 생산량의 약 25% 수준을 회복했으나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정상화돼야 완전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6월17일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정이 체결됐으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을 문제 삼아 미국이 다시 이란을 공습하자 이란이 지난 7월12일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한다고 밝히면서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