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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자 앞둔 호남, 순간전압강하·정전 전국 평균 웃돌아
[에너지신문] 정부가 호남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반도체 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해당 지역의 전력망 보강과 전력품질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도체 생산공정은 짧은 순간의 전압 변동에도 생산 차질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 확대와 함께 전력 인프라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수영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호남권에서는 최근 5년 간(2021~2025) 총 124회의 순간전압강하가 발생했다. 연평균 약 25회로 수도권(76회, 연평균 약 15회)의 1.6배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호남권에서 31회의 순간전압강하가 발생해 충청권(36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2021년(30회)과 2023년(31회)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순간전압강하가 발생한 지역으로 집계됐다.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박수영 의원.
순간전압강하는 낙뢰나 송전선로 고장, 대용량 부하 투입 등의 영향으로 전압이 짧은 시간 동안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이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으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데이터센터 등 고정밀 산업에서는 생산설비 오작동과 제품 불량, 데이터 손실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전력품질 문제로 꼽힌다.
정전 지표 역시 호남권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의 지역별 호당 정전횟수 자료를 보면 광주·전남의 지난해 호당 정전횟수는 0.13회로 전국 평균(0.109회)을 웃돌았다. 부산·울산(0.061회), 남서울(0.07회), 서울·인천·대전·충남(0.078회), 경기(0.085회) 등 주요 권역과 비교하면 1.5~2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광주·전남은 최근 5년 동안 매년 전국 평균보다 높은 정전횟수를 기록했다. 특히 2023년에는 호당 정전횟수가 0.216회로 전국 평균(0.131회)에 비해 크게 높았다. 호당 정전시간도 지난해 9.03분으로 서울(5.51분), 남서울(6.13분), 부산·울산(6.57분), 경기(7.61분)보다 길었다.
호남권이 향후 국가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발전설비 확충뿐 아니라 송배전망 보강과 전력품질 관리 체계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반도체 공장은 수초가 아닌 수밀리초(ms) 단위의 전압 변동에도 생산라인이 멈추거나 재가동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주요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도 전력망 이중화와 무정전 전원장치(UPS), 전력품질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함께 구축하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을 추진하는 만큼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에 앞서 안정적인 전력공급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수영 의원은 "호남권은 최근 5년간 순간전압강하와 정전 관련 지표가 전국 평균을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며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차질 없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전력망 안정성과 전력품질을 높이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