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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LNG해운 매각 마지막 관문…'외투위 안보심사' 의미는?
[에너지신문] 현대LNG해운 매각이 사실상 마지막 관문인 정부의 외국인투자위원회 안보심사만 남겨두면서 국내 LNG 해운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다가오고 있다.
단순한 기업 매각을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와 글로벌 LNG 공급망, 외국자본의 국내 기간산업 투자라는 세 가지 이슈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외투위 심사가 마무리되면 올해 3분기 안에 거래가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이번 거래가 향후 국내 LNG 해운산업의 경쟁구도와 투자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IMM PE의 현대LNG해운.
15일 정부와 IB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부 외국인투자위원회는 현대LNG해운 매각과 관련해 관계 부처 의견을 수렴하며 국가안보 영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주요 규제 절차는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심사를 완료했고, 산업통상부 산하 산업기술보호위원회도 최근 심의를 마쳤다. 산업기술보호위원회에서는 선박 운항 및 관리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절차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른 외투위 안보심사 뿐이라는 전언이다.
외투위는 단순히 외국 자본의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기구가 아니라 에너지·방산·항만·첨단기술 등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심사 결과에 따라 보안관리 강화, 일부 사업 분리, 기술보호 조치 등의 조건부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8월 중 심사가 마무리되고 3분기 내 거래가 종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LNG선 호황이 만든 '기업가치'
현대LNG해운은 2014년 현대상선(HMM)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LNG사업부가 분리되며 출범했다. 당시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는 약 5000억원을 투자해 회사를 인수했고 기업가치는 약 1조 300억원 수준이었다. 10여 년이 지난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업가치는 약 3조 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4362억원, 영업이익 115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6%를 웃도는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LNG 운반선은 대부분 15~20년 장기운송계약(Time Charter)을 기반으로 운항하기 때문에 일반 벌크선이나 컨테이너선보다 경기 변동에 따른 수익성이 안정적이다. 여기에 최근 LNG 물동량 증가와 장기 운송계약 확대가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 LNG 해운이 주목받는 이유
최근 LNG 해운시장은 단순한 운송산업을 넘어 '에너지안보 산업'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LNG 수입이 급증했고, 아시아 역시 천연가스를 발전연료와 산업용 연료로 적극 활용하면서 LNG선 확보 경쟁이 세계적으로 치열해졌다.
올해에는 중동 정세 불안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LNG 공급망 안정성이 다시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따라서 국제 LNG거래에서는 LNG물량 확보만큼이나 운송선 확보가 중요한 경쟁력이 됐다. 실제 글로벌 메이저 에너지기업들은 장기 용선계약을 늘리고 있으며, 카타르의 대규모 LNG 증산 프로젝트와 미국 LNG 수출 확대도 LNG 운반선 수요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관련 업계에서는 앞으로 수년간 LNG선 시장의 구조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인니 시나르마스의 한국시장 투자
이번 인수에 나선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도 이러한 시장 흐름을 반영한 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나르마스는 펄프·제지와 금융, 에너지, 부동산 등을 아우르는 동남아시아 대표 복합기업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거래는 약 4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단순한 선박 확보가 아니라 현대LNG해운이 보유한 운항 노하우와 장기계약, 선박관리 역량까지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LNG선 사업은 선박만 보유한다고 운영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선원 운영, 안전관리, 화주와의 장기 계약, 국제 규제 대응 등 축적된 운영 경험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국내 LNG 해운업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우선 해외 자본의 국내 에너지 물류산업 투자 확대라는 상징성이 크다. 국내 LNG 운송시장은 그동안 한국가스공사 장기계약을 중심으로 국내 선사들이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왔지만 앞으로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LNG 운송사업이 단순한 해운사업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인프라라는 점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정부가 외투위 안보심사를 별도로 진행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사만으로도 절차상 매각은 가능했지만 국가 에너지안보와 공급망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외투위 심사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정부가 공급망과 전략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는 기조와도 맥을 같이한다.
◆ 향후 변수는
관련 업계에서는 외투위가 거래 자체를 불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기술보호 △정보관리 △보안 유지 △운영체계 관리 등에 일정한 조건을 부과하는 방식의 승인 가능성은 있다는 분석이다. 외투위 심사가 마무리되면 현대LNG해운 매각은 사실상 종결 국면에 들어간다.
이번 거래는 국내 사모펀드의 성공적인 투자 회수 사례인 동시에 글로벌 LNG 운송시장의 성장성과 한국 LNG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국가 에너지안보와 글로벌 자본 유치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외투위의 최종 판단은 현대LNG해운의 새 주인을 결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전략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심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사례로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