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더울수록 답은 액체냉각
더울수록 답은 액체냉각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에어컨도 버거운 45도 폭염 속에서 AI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식힐 것인가. 중동과 남아시아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이 이 질문에 현실적인 답을 내놓고 있다. 공짜 외기를 이용하는 프리 쿨링은 애초에 불가능하고, 물을 증발시키는 냉각탑은 수자원 부담이 너무 크다. 결국 선택지는 하나다. 액체냉각이다.
아시아·중동 데이터센터 전문 미디어 W.Media는 지난 17일 고온 기후 지역 데이터센터의 냉각 전략을 집중 조명한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가 한국 냉난방 기자재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를 가진 한국 역시 이러한 과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중동 — 물 없이 열을 식긴다
걸프 데이터 허브(Gulf Data Hub, GDH)의 히마스 모하마드(Himmath Mohammad) 최고정보책임자(CIO)는 W.Media에 "중동에서는 외기 온도와 습도, 수자원 가용성이 데이터센터 설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고 밝혔다. 그는 "고온 환경에 최적화하면서도 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기후 대응형 설계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에서 냉각탑 증발식 냉각은 사실상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연간 강수량이 극히 적고 지하수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 데이터센터가 대량의 물을 소비하면 지역사회와의 갈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가 제시한 설계 원칙은 세 가지다. IT 부하 밀도를 사전에 예측하고, 공랭식·하이브리드·액체냉각 아키텍처를 비교·평가하며, 모듈러 설계로 향후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남아시아 — AI 대응 시설은 처음부터 다르게 짓는다
인도 통신사 에어텔(Airtel)의 데이터센터 부문인 넥스트라(Nxtra)는 이미 고밀도 AI 인프라 설계로 전환했다.
W.Media 취재에서 넥스트라 관계자는 "직접칩냉각은 뛰어난 방열 성능을 제공하지만 설치 비용과 유지보수의 복잡성이 높다"며 "이 같은 특성이 데이터센터 건축 설계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넥스트라의 신규 AI 대응 시설은 고밀도 랙과 함께 액침냉각, 직접칩냉각 등 첨단 냉각 기술을 지원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뭄바이·첸나이·하이데라바드·푸네·델리 NCR 등 남아시아 주요 시장은 대부분 열대 기후에 속한다. W.Media는 이들 지역 데이터센터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도 AI 학습과 추론 워크로드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냉각 인프라를 설계 단계부터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냉각 선택의 3가지 변수
W.Media 특집은 고온 지역 데이터센터 냉각 설계의 공통 원칙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IT 부하 밀도다. AI 서버 도입으로 랙당 전력 밀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기존 공랭식 냉각은 물리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둘째는 기후 조건이다. 고온다습한 지역에서는 프리 쿨링(외기 직접 냉각)의 활용 가능 시간이 연중 매우 짧아 기계식 냉각이나 액체냉각이 사실상 필수적이다.
셋째는 장기 확장성이다. AI 워크로드의 고밀도화가 지속되는 만큼 현재 공랭식으로 구축한 시설도 장기적으로는 액체냉각 전환이 불가피하다.
세 가지 변수는 모두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고온 지역에서 AI 허브를 구축하려면 액체냉각은 선택이 아닌 기본 인프라로 설계 초기부터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데이터센터 업계에 주는 교훈
고온 환경에서 먼저 해법을 찾고 있는 중동과 남아시아의 경험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역시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프리 쿨링의 활용 시간이 제한적이다. 국내 AI 데이터센터 신·증설이 이어지고 고밀도 AI 랙 도입이 확대될수록 초기 냉각 방식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운영 비용과 에너지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용어 설명]
프리 쿨링 (Free Cooling) : 외부 기온이 충분히 낮을 때 기계식 냉각 장치 없이 자연 대기와의 열교환만으로 냉각수를 식히는 방식
직접칩냉각 (Direct-to-Chip Cooling, DTC) : GPU·CPU 등 발열 칩 위에 장착된 콜드플레이트를 통해 냉각수를 순환시켜 열을 제거하는 방식
액침냉각 (Immersion Cooling) : 서버 전체 또는 일부를 비전도성 유전체 유체에 담가 냉각하는 방식
PUE (Power Usage Effectiveness, 전력 사용 효율) : 데이터센터 전체 소비 전력을 IT 장비 소비 전력으로 나눈 값
CDU (Coolant Distribution Unit, 냉각분배장치) : 데이터센터 내 냉각수의 압력과 온도, 유량을 제어해 각 서버 랙으로 공급하는 핵심 설비
건구 온도 (Dry-Bulb Temperature) : 일반적으로 말하는 기온으로, 습도를 고려하지 않은 공기 온도